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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우리가 무언가를 보는 건 눈에서 빛이 뻗어 나가서가 아니라, 물체의 모든 점에서 튕겨 나온 빛이 눈 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에요. 이븐 알하이삼은 이 '빛이 들어온다(intromissio lucis)'는 원리를 처음으로 제대로 논증한 사람이에요.
깜깜한 방에 들어가 눈을 크게 떠 보세요.
아무리 눈을 부릅떠도 아무것도 안 보이죠.
그런데 불을 켜는 순간 방 안 물건이 한꺼번에 눈에 들어와요.
이 간단한 경험이 바로 '내향광선론'의 핵심이에요.
'내향(內向)'은 안으로 향한다는 뜻이고, 라틴어로는 intromissio lucis, 곧 '빛(lux)이 안으로 들어옴(intromissio)'이라는 말이에요.
우리가 사과를 볼 수 있는 건, 사과 표면 하나하나에서 반사된 빛이 우리 눈 속으로 날아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죠.
눈은 빛을 쏘는 손전등이 아니라, 빛을 받아들이는 창문에 가까운 셈이에요.
이 생각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세운 사람이 이븐 알하이삼이에요.
그는 965년경 이라크 바스라에서 태어나 1040년경 세상을 떠난 학자로, 1011년부터 1021년 사이에 쓴 일곱 권짜리 책 《광학의 서》(아랍어 كتاب المناظر, 키타브 알마나지르)에 이 원리를 담았어요.
알하이삼 전까지 '눈이 어떻게 보는가'를 설명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였어요.
하나는 눈에서 무언가가 나간다는 쪽, 다른 하나는 물체 쪽에서 무언가가 들어온다는 쪽이었죠.
앞쪽을 '방출설'이라고 불러요.
고대 그리스의 에우클레이데스(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가 대표하는데, 눈에서 보이지 않는 빛줄기가 손전등처럼 뻗어 나가 물체에 닿아야 보인다는 생각이었어요.
반대로 아리스토텔레스는 물체의 성질이 눈으로 흘러든다고 봤고요.
| 입장 | 대표 인물 | 핵심 생각 |
|---|---|---|
| 방출설 | 에우클레이데스, 프톨레마이오스 | 눈에서 빛줄기가 나가 물체에 닿아야 본다 |
| 흡수설 | 아리스토텔레스 | 물체의 성질이 눈으로 흘러든다 |
| 내향광선론 | 이븐 알하이삼 | 물체의 각 점에서 나온 빛이 눈으로 들어온다 |
알하이삼은 이 둘 중 어느 쪽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았어요.
그는 물체의 각 점에서 나온 '빛' 그 자체가 눈으로 들어오고, 그 신호가 뇌에서 시각으로 완성된다고 봤어요.
눈이 빛을 만드는 게 아니라 받아들인다는 점을 처음으로 정확히 논증한 거죠.
가장 큰 걸림돌은 이거였어요.
물체의 한 점에서 빛이 사방으로 퍼진다면, 눈에는 온갖 방향의 빛이 뒤섞여 들어올 텐데 어떻게 흐릿하지 않고 또렷한 상이 맺힐까요?
알하이삼은 물체의 점 하나하나를 눈의 한 점과 곧게 연결해서 생각했어요.
물체의 점마다 눈으로 반듯하게 들어오는 빛이 하나씩 정해지고, 그 빛들이 질서 있게 모이면 물체의 모습이 흐트러지지 않고 되살아난다는 거예요.
수많은 점을 찍어 그림을 완성하는 점묘화처럼요.
그는 빛이 지나가는 길에도 규칙이 있다고 봤어요.
빛이 물이나 유리처럼 다른 물질로 꺾여 들어갈 때는 '더 쉽고 빠른(easier and quicker)' 길을 따라간다고 했는데, 이 생각은 600년 넘게 지난 1662년 페르마가 정리한 원리의 초기 형태로 평가돼요.
이렇게 알하이삼은 '빛이 들어온다'는 원리를 감이 아니라 기하학과 관찰로 떠받쳤어요.
지금은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천 년 전에는 눈이 빛을 쏜다는 믿음이 오래 이어졌어요.
오늘날 카메라가 렌즈로 빛을 받아들여 사진을 남기고, 우리 눈이 망막으로 빛을 받아 상을 맺는 원리는 모두 이 '빛이 들어온다'는 생각 위에 서 있어요.
중국어 위키백과가 그를 '현대 광학의 아버지(现代光学之父)'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죠.
다만 그를 두고 '세계 최초의 진짜 과학자'라고까지 높이는 표현에는 학계 안에서도 이견이 있어요.
큰 성취인 건 분명하지만, 지나친 수식은 걸러 들어도 괜찮아요.
내향광선론은 한마디로 '우리는 눈에서 빛을 쏘아서 보는 게 아니라, 물체에서 나온 빛을 받아서 본다'는 이론이에요.
알하이삼은 방출설과 흡수설을 넘어, 물체의 각 점에서 나온 빛이 눈으로 들어와 뇌에서 시각이 된다는 것을 《광학의 서》에서 처음 제대로 논증했어요.
다음에 사진 한 장을 찍을 때, 렌즈로 빛이 들어오는 그 순간이 바로 천 년 전 알하이삼이 붙든 생각이라는 걸 떠올려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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