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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육바라밀은 보살이 깨달음으로 나아가려고 닦는 여섯 가지 실천이에요. 샨티데바는 그중 첫 실천인 보시를 '재물을 실제로 나눠주는 행위'가 아니라 몸과 소유물과 공덕까지 모두 놓아버린 마음 상태로 보았고, 그 마음이 완성되는 것을 곧 해탈로 여겼어요.
먼저 이름부터 풀어 볼게요.
산스크리트로 '샤트파라미타(ṣaṭpāramitā)', 한자로 '육바라밀(六波羅蜜)'이라고 해요.
'육(六)'은 여섯, '바라밀'은 '저 언덕으로 건너감', 즉 완성이나 성취를 뜻해요.
그러니까 육바라밀은 '깨달음이라는 저편으로 건너가게 해 주는 여섯 가지 완성된 실천'이라는 말이에요.
강을 건너는 나룻배 여섯 척을 떠올리면 쉬워요.
한 척만으로는 부족하고, 여섯 척이 함께 나를 저쪽 언덕으로 데려다줘요.
그 여섯 척이 바로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예요.
| 바라밀 | 쉬운 뜻 |
|---|---|
| 보시(布施) | 아낌없이 놓고 나누는 마음 |
| 지계 | 해서는 안 될 일을 스스로 삼가는 것 |
| 인욕(忍辱) | 화와 미움을 참고 견디는 것 |
| 정진 | 게으르지 않고 꾸준히 힘쓰는 것 |
| 선정 | 마음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모으는 것 |
| 지혜 | 사물의 참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 |
샨티데바는 8세기 인도 날란다 대사원에서 활동한 승려이자 시인이에요.
그가 남긴 대표작이 『입보살행론(入菩薩行論, Bodhisattvacaryāvatāra)』인데, 첫 발심에서부터 완전한 성불에 이르는 과정을 긴 시로 그린 책이에요.
이 책은 보살이 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실천 안내서예요.
앞부분에서 깨달음을 향한 마음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 육바라밀을 하나씩 풀어 가요.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여섯 실천이 따로 떨어진 규칙이 아니라, 하나의 길 위에 이어진 걸음들처럼 느껴져요.
실제로 제14대 달라이 라마도 이 책의 인욕 부분과 지혜 부분을 각각 따로 주석서로 낼 만큼, 각 바라밀은 깊이 파고들 거리가 많아요.
여섯 중에서 샨티데바가 특히 새롭게 풀어낸 게 보시(布施, dāna)예요.
보통 우리는 보시라고 하면 가난한 사람에게 돈이나 밥을 나눠주는 장면을 떠올려요.
그런데 샨티데바는 보시를 그 행위 자체가 아니라 '모든 소유를 놓아버린 특정한 마음 상태'로 보았어요.
이걸 이렇게 생각해 볼게요.
손에 물건을 꽉 쥐고 있으면, 남에게 하나를 건네줘도 다른 손은 여전히 움켜쥐고 있을 수 있어요.
반대로 손을 완전히 펴 버리면, 굳이 하나하나 건네지 않아도 이미 아무것도 붙들지 않은 상태가 돼요.
샨티데바가 말한 보시는 바로 이 '펴진 손'의 마음이에요.
그래서 그는 보살이 세 가지를 놓아버린다고 했어요.
몸, 소유물, 그리고 자기가 쌓은 업의 공덕까지요.
내가 착한 일로 얻은 좋은 결과마저 남을 위해 놓아버린다는 거예요.
놀랍게도 그는 이 보시의 완성을 곧 해탈, 즉 열반과 같다고 보았어요.
붙드는 마음이 완전히 사라진 자리가 바로 자유라는 뜻이지요.
이렇게 보면 보시는 남을 돕는 동시에 나 자신을 번뇌에서 풀어 주는, 양쪽 모두에게 이로운 실천이 돼요.
보시가 '놓는 마음'이라면, 나머지 다섯도 저마다 마음을 다듬는 훈련이에요.
지계는 남을 해칠 행동을 스스로 삼가는 것이고, 정진은 좋은 일을 게으름 없이 이어 가는 힘이에요.
선정은 이리저리 흩어지는 마음을 한곳에 모으는 연습이고요.
인욕은 화와 미움을 견디는 실천인데, 이건 따로 자세히 다룰 이야기라 여기서는 이름만 짚고 넘어갈게요.
마지막 지혜는 고정된 '나'나 '본질'이 없다는 것을 꿰뚫어 보는 눈이에요.
『입보살행론』에서 이 지혜를 다루는 대목이 바로 아홉 번째 장인데, 그 깊은 내용은 공성이라는 다른 주제와 이어지니, 여기서는 지혜가 육바라밀의 마무리 자리에 놓인다는 것만 기억하면 돼요.
재미있는 점은, 이 여섯이 순서대로 쌓인다는 거예요.
놓을 줄 알아야(보시) 나쁜 짓을 삼가고(지계), 삼갈 줄 알아야 참고(인욕), 참을 줄 알아야 꾸준히 나아가고(정진), 꾸준해야 마음이 모이고(선정), 모여야 비로소 지혜가 열려요.
육바라밀은 스님만의 규칙처럼 들리지만, 뜯어보면 아주 일상적인 마음가짐이에요.
특히 샨티데바가 강조한 '놓는 마음'은 물건이든 감정이든 성과든, 뭔가를 꽉 붙들수록 오히려 내가 힘들어진다는 이야기로 읽을 수 있어요.
시험 성적, 인정받고 싶은 마음, 내가 옳다는 고집까지 — 이런 걸 조금씩 손에서 펴 놓을 때 마음이 가벼워지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거예요.
샨티데바는 그 가벼움의 끝이 곧 자유라고 본 셈이에요.
육바라밀은 깨달음이라는 저편으로 건너가게 해 주는 여섯 가지 실천이에요.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가 그것이고, 샨티데바는 이를 『입보살행론』에서 하나의 길로 이어 그렸어요.
그중 그가 특히 새롭게 푼 것이 보시인데, 재물을 나누는 행위가 아니라 몸·소유물·공덕까지 다 놓아버린 마음 상태로 보았고, 그 완성을 열반과 같다고 했어요.
여섯 실천은 놓는 데서 시작해 지혜로 마무리되며, 서로 딛고 이어지는 걸음이라는 것 — 이것만 기억하면 육바라밀의 뼈대를 잡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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