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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영원한 것"이라고 하면 뭐가 떠오르세요? 많은 사람은 하나만 떠올려요. 신을 믿는 사람은 신을, 안 믿는 사람은 "영원한 게 있긴 할까" 하고 고개를 갸웃하죠. 그런데 천 년도 더 전에, 한 의사가 이렇게 말했어요. "영원한 건 하나가 아니라 다섯 개예요." 그 사람이 알 라지예요. 오늘 이야기할 '다섯 영원한 원리'가 바로 그 다섯 개랍니다.

알 라지는 지금의 이란 땅, 테헤란 근처 라이라는 도시에서 살았어요. 서기 800년대 후반에 태어나 900년대 초에 세상을 떠났으니, 지금으로부터 천백 년쯤 전 사람이에요. 본업은 의사였어요. 그것도 큰 병원을 책임지던 이름난 의사였죠. 천연두와 홍역이 어떻게 다른지 처음으로 또렷하게 구별해 적은 사람도 바로 그예요. 평생 백 권이 넘는 책을 썼다고 전해지고, 그가 남긴 의학책은 수백 년 뒤 유럽의 대학에서도 교과서로 쓰였어요.
의사이다 보니 그는 직접 보고 따지는 걸 가장 믿었어요. 환자를 오래 관찰하고, 어떤 약이 정말로 듣는지 확인하고요. "내 눈으로 본 것, 내 머리로 따진 것"을 무엇보다 앞에 뒀어요. 이 태도가 나중에 그의 철학에도 그대로 묻어난답니다.

레고로 집을 짓는다고 생각해 봐요. 집 하나를 지으려면 적어도 네 가지가 필요해요. 짓는 나, 블록이라는 재료, 블록을 펼칠 바닥, 그리고 짓는 동안 흐르는 시간이요. 이 중 하나만 빠져도 집은 안 생겨요.
알 라지가 본 세상도 비슷했어요. 그는 다섯 가지가 누가 만든 게 아니라 처음부터 그냥 있었다고 봤어요. 첫째는 신, 곧 세상을 빚는 분이에요. 둘째는 영혼, 살아 움직이게 하는 기운이고요. 셋째는 물질, 곧 모든 것을 이루는 재료예요. 넷째는 공간, 무언가를 놓을 빈자리고요. 다섯째는 시간, 멈추지 않는 흐름 그 자체예요. 이 다섯이 그가 말한 '다섯 영원한 원리'랍니다.

알 라지가 살던 때, 많은 학자는 "영원한 건 신 하나뿐이고, 신이 텅 빈 무에서 모든 걸 만들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알 라지는 고개를 저었어요. 생각해 보세요. 재료도 없고, 놓을 자리도 없고, 시간조차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무언가를 만들겠어요? 빈손으로는 레고 집도 못 짓잖아요.
그래서 그는 재료인 물질과, 놓을 자리인 공간과, 흐름인 시간은 신만큼이나 처음부터 있어야 한다고 봤어요. 여기에 영혼까지 더해 다섯이 된 거예요. 이런 생각은 그가 옛 그리스 철학자들의 책을 깊이 읽은 데서도 영향을 받았어요.
알 라지는 세상이 어떻게 시작됐는지도 이야기 하나로 풀었어요. 영혼이 물질에 푹 빠져 뒤엉키면서 세상이 생겼고, 신이 그런 영혼을 가엾게 여겨 지혜를 나눠 줬다는 거예요. 그 지혜 덕분에 영혼은 엉킴에서 조금씩 빠져나올 수 있고요. 우리가 머리를 써서 무언가를 배우고 깨닫는 일이 바로 그 빠져나오는 길이라는 거죠. 어렵게 들리지만, "생각하는 힘이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간다"는 믿음이 깔려 있어요.

알 라지는 한 걸음 더 나갔어요. 그는 "생각하는 힘은 신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나눠 줬다"고 봤어요. 그러니 특별한 몇 사람만 진리를 전한다는 말을 선뜻 받아들이지 않았죠. 종교의 이름으로 사람들이 서로 싸우는 것도 안타까워했고요.
당시로선 무척 대담한 생각이라 비판도 많이 받았어요. 이 주제를 다룬 그의 책은 지금 남아 있지 않고, 그를 반박한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야 내용이 전해질 정도예요. 그래도 그는 끝까지 "권위가 그렇다니까"보다 "내가 따져 보니까"를 앞에 뒀어요.

알 라지는 천백 년 전 페르시아의 이름난 의사이자 철학자였어요. 그는 세상에 처음부터 있던 영원한 것이 신, 영혼, 물질, 공간, 시간 이렇게 다섯이라고 봤고, 이것이 '다섯 영원한 원리'예요. 무언가를 만들려면 재료와 자리와 시간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의사다운 생각에서 나온 답이죠. 또 그는 권위보다 자기 이성을 앞세워,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 생각하는 힘을 믿었어요. 답이 맞든 틀리든, 당연하게 여기던 걸 한 번 더 되묻는 그 태도가 오래 기억되는 이유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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