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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선생님이 작년에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라고 가르치더니, 올해는 "아니야, 그 말 잊어버려"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어리둥절하겠죠. 그런데 약 1,300년 전 중국에 정말 이런 스님이 있었어요. 이름은 마조 도일, 709년부터 788년까지 당나라 때 산 선종 스님이에요. 그는 처음에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가르쳤어요. 한자로 즉심즉불이라고 해요. 그런데 나중에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즉 비심비불이라고 말을 바꿨어요. 같은 사람이 정반대 말을 한 거예요. 왜 그랬을까요. 이 이야기 안에 꽤 재미있는 비밀이 숨어 있어요.

마조 도일은 당나라 홍주라는 지역에서 가르친 스님이에요. 스승은 남악 회양인데, 두 사람 사이에는 유명한 일화도 있어요. 마조가 깨달으려고 매일 가만히 앉아만 있자, 스승이 옆에서 벽돌을 돌에 갈기 시작했대요. "벽돌을 갈아서 뭐 하시게요?" "거울 만들려고." "벽돌이 어떻게 거울이 돼요?" "그럼 앉아만 있는다고 부처가 되겠느냐?" 이 한마디가 마조를 바꿔 놓았어요. 훗날 마조는 "평상심이 곧 도다"라고 가르쳤어요. 밥 먹고 잠 자고 걷는 평범한 마음, 그게 바로 길이라는 뜻이에요. 깨달음을 저 멀리 있는 특별한 무언가로 여기던 사람들에게는 깜짝 놀랄 말이었죠.

마조가 처음에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어요. 그 시절 많은 사람들이 부처를 자기 바깥에서 찾았거든요. 멀리 있는 절, 두꺼운 경전, 금빛 불상, 깊은 산속. 마치 안경을 머리 위에 올려놓고 온 집을 뒤지는 사람 같았어요. 정작 찾는 건 바로 자기한테 있는데 말이죠. 그래서 마조가 말했어요. "바깥에서 그만 찾아라. 네 마음이 바로 부처다." 이건 정말 힘이 센 약이었어요. 멀리서 헤매던 사람들을 단번에 자기 자신에게로 돌려세웠으니까요.

그런데 좋은 약에도 부작용이 있죠. 사람들이 바깥에서 찾는 건 그만뒀는데, 이번에는 "내 마음이 부처"라는 생각 자체에 딱 달라붙기 시작한 거예요. 사탕을 그만 달라고 울던 아이가, 이제는 사탕 껍질을 손에 꼭 쥐고 안 놓는 것과 비슷해요. "마음이 부처"라는 말이 또 하나의 붙잡을 거리, 새로운 우상이 되어 버린 거죠. 부처를 바깥에 두든 마음속에 두든, 어딘가에 딱 붙들어 매면 거기에 갇히는 건 똑같아요. 마조는 이걸 본 거예요.

그래서 나온 게 그 유명한 대화예요. 한 스님이 물었어요. "스님은 왜 마음이 곧 부처라고 하셨습니까?" 마조가 답했어요. "우는 아이를 달래려고 그랬다." 스님이 다시 물었어요. "그럼 아이가 울음을 그치면 어떻게 됩니까?" 마조가 말했어요.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 여기서 즉심즉불은 우는 아이를 달래는 사탕이었던 거예요. 바깥에서 찾는 울음을 그치게 한 사탕요. 그런데 울음이 그쳤으면 이제 사탕도 필요 없잖아요. 비심비불은 마지막에 남은 그 사탕마저 손에서 빼는 말이에요. 새로운 교리를 세운 게 아니라, 붙잡을 것을 하나도 안 남기려고 한 거죠.

이 이야기가 왜 중요할까요. 마조는 가르침이 모셔 두고 절할 진리가 아니라, 쓰고 내려놓을 도구라는 걸 보여 줬어요. 아무리 멋진 답이라도 거기에 딱 달라붙는 순간, 그 답이 도리어 나를 가두는 새장이 되거든요. 그래서 마조는 자기가 한 말까지 스스로 거둬들였어요. 이게 마조 이후 중국 선종이 확 달라진 지점이에요. 정답을 외우게 하는 대신, 붙잡으려는 마음 자체를 계속 떼어 내는 쪽으로요. 선종 특유의 알쏭달쏭한 문답들도 여기서 나와요.

마조 도일은 처음에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가르쳤어요. 부처를 바깥에서만 찾던 사람들을 자기 자신에게 돌려세우려는 약이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그 말에 또 달라붙자, 마지막 사탕마저 빼내듯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말을 바꿨어요. 두 말은 서로 어긋나는 게 아니라, 우는 아이를 달랜 뒤 사탕을 거두는 한 흐름이었어요. 그가 남긴 진짜 가르침은 어느 한쪽 말이 아니라, 어떤 답에도 갇히지 말라는 태도였던 셈이에요. 마조를 기억할 때 이 한 가지만 들고 가면 충분해요. 좋은 답일수록, 손에 꼭 쥐는 순간 새장이 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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