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라드 추제: 부모님 거실에서 세계 최초 컴퓨터를 만든 남자
귀찮음이 발명의 어머니였다
세계 최초의 컴퓨터는 국방부 지하 벙커가 아니라, 어느 부모님 아파트 거실에서 태어났다.
1936년, 베를린의 청년 콘라드 추제는 토목공학도였다.
그의 일과는 단순했다. 구조계산, 또 구조계산, 또 구조계산.
다리 하나를 설계하려면 같은 공식을 수백 번 손으로 풀어야 했다.
오늘날로 치면 엑셀에 같은 공식을 500번 복붙하다가 "이걸 자동화할 수 없나" 하고 검색해 보는 상황이다.
추제는 검색 대신 직접 만들기로 했다.
엑셀이 없던 시대에, 엑셀 자체를 발명하기로 한 셈이다.
그는 부모님 베를린 아파트 거실을 점거했다.
식탁을 벽으로 밀어붙이고, 설계도면을 펼치고, 바닥에 얇은 금속 판 수천 장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국가도, 대학도, 기업도 없었다. 청년 한 명과 부모님의 인내심만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