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크레티우스의 시가 1000년간 잠든 이유 |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루크레티우스는 신과 죽음의 공포를 부정한 라틴 시인이었다
루크레티우스는 신을 두려워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가장 큰 병이라고 라틴어 시로 노래했어요.
기원전 1세기 로마에서, 신화와 점복이 밥 먹듯 일상이던 그 시절에요.
명절 차례상 앞에서 막내 손자가 "조상은 없고 음식은 그냥 음식이에요"라고 말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그게 바로 루크레티우스가 로마 사회에 던진 폭탄의 무게예요.
그는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De Rerum Natura)』라는 7400행짜리 라틴어 서사시를 썼어요.
"신은 인간사에 개입하지 않는다", "죽음 뒤에는 아무것도 없다"를 대놓고 노래한 책이에요.
그런데 더 놀라운 건 형식이에요.
그는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를 쓴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를 흉내 낸 우아한 6보격 시 형식으로 이걸 썼어요.
그 형식은 신과 영웅을 찬미할 때 쓰던 것인데, 루크레티우스는 거기에 "신은 쓸모없다"는 내용을 담아버린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