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인이 타자기에서 물음표를 뗀 이유
콰인은 토끼 한 마리로 번역의 불가능을 증명했다
콰인은 어떤 외국어 사전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믿었어요.
그 증거로 토끼 한 마리를 들었어요.
이야기는 이래요.
한 언어학자가 처음 보는 부족 마을에 들어갔어요.
그때 토끼 한 마리가 풀밭을 가로질러 뛰어갔고, 원주민이 손을 뻗으며 외쳤어요. "가바가이!(Gavagai)"
언어학자는 수첩에 적었어요. "가바가이 = 토끼."
그런데 콰인은 물었어요. "그게 정말 토끼인지 어떻게 알아?"
'가바가이'는 토끼가 아니라 '토끼가 지나가는 사건'일 수도 있어요.
아니면 '토끼 귀가 저기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토끼라는 시간의 한 단계'를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어요.
원주민에게 "이게 토끼야?"라고 물어볼 수도 없어요. 그 질문 자체를 하려면 이미 그 언어를 알아야 하거든요.
이게 번역의 불확정성이에요.
어떤 언어에도 정답 번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번역이란 결국 번역하는 사람이 선택한 해석일 뿐이에요.
친구가 "괜찮아"라고 말했을 때, 정말 괜찮은 건지 억지로 참는 건지 끝까지 알 수 없잖아요.
콰인이 말한 건, 그 답답함이 언어 전체에 적용된다는 거예요.
평생을 논리와 언어에 바친 철학자가 내린 결론이 "완벽한 번역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였으니, 이건 그냥 비관이 아니에요. 증명이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