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븐 아라비가 메카에서 쓴 연애시 | 수피 거장의 4가지 역설
이븐 아라비는 15살에 당대 최고 철학자를 떨게 했다
당대 최고의 합리주의 철학자가 15살짜리 소년 앞에서 얼굴이 창백해진 적이 있어요.
1180년경, 코르도바의 한 궁전 안마당에서 두 사람이 마주 앉았어요.
한 명은 아베로에스, 즉 이븐 루시드예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전부에 주석을 달아 유럽과 이슬람 세계 동시에 '철학자들의 스승'으로 불리던 노학자예요.
반대편에 앉은 건 이제 막 15살이 된 소년 이븐 아라비였어요.
아베로에스가 물었어요.
"진리는 이성으로 찾을 수 있는가, 예 또는 아니오?"
이성으로만 세상을 설명하려 한 학자답게 딱 잘라 답을 원한 거예요.
소년이 답했어요.
"예, 그리고 아니오. 그 사이에서 영혼이 몸을 벗어나고 머리가 어깨에서 떨어집니다."
노학자의 얼굴이 창백해졌어요.
평생 이성으로 진리의 탑을 쌓아올린 사람이, 이성을 아예 건너뛰어 직접 진리를 '봤다'는 소년 앞에서 자기 체계가 무너지는 느낌을 받은 거예요.
그래서 아베로에스는 아무 말도 못했어요.
그날의 침묵이 이븐 아라비 생애 첫 번째 사건으로 기록돼 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