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능이 글자도 모른 채 선종 6조가 된 이유
남쪽에서 온 나무꾼이 절 문 앞에 섰다
선종 6대 조사가 된 사람은 평생 자기 이름 석 자도 쓸 줄 몰랐어요.
7세기 중국 당나라, 광동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혜능은 장작을 팔아 홀어머니를 먹여 살렸어요.
학교는커녕 글자 한 자 배울 기회도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장작을 배달하러 들어간 집에서 누군가 경을 읽는 소리가 들렸어요.
금강경(金剛經), 불교에서 '집착을 깨뜨리는 칼'이라 불리는 핵심 경전이에요.
그 구절 하나를 듣는 순간, 뭔가가 탁 열리는 느낌이 왔어요.
그길로 그는 1300리를 걸었어요.
오늘날로 치면 서울에서 부산을 두 번 왕복하는 거리예요.
목적지는 황매산, 선불교 5대 조사 홍인(弘忍) 이 수백 명의 제자를 가르치던 곳이었어요.
그런데 홍인은 남쪽 말투를 쓰는 이 청년을 보자마자 이렇게 말했어요.
"남쪽 오랑캐(獦獠)가 무슨 불법을 배우겠다고 왔느냐?"
혜능은 물러서지 않았어요.
"남쪽이든 북쪽이든 부처의 본성에 어찌 차이가 있겠습니까?"
홍인은 아무 말 없이 그를 방앗간으로 보냈어요.
정식 승려도 아닌 잡일꾼으로, 8개월 동안 쌀을 빻는 일을 시킨 거예요.
오늘날로 치면, 명문대 연구실에 학력도 없이 찾아온 사람을 청소부로 들여보낸 것과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