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이 달력에서 열흘을 지운 이유 — 그레고리력의 탄생
그레고리우스 13세는 1582년 10월 4일 다음 날을 15일로 만들었다
1582년 10월 5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어요.
13일도, 14일도 마찬가지였어요.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는 그해 'Inter gravissimas'라는 칙서를 발표했어요.
칙서란 교황이 교회 전체에 내리는 공식 명령서예요.
그 내용은 딱 한 줄이었어요: "10월 4일 목요일의 다음 날은 10월 15일 금요일이다."
오늘날로 치면 이런 상황이에요.
어느 날 아침 스마트폰을 켰더니 "OS 업데이트 완료. 오늘은 10월 15일입니다"라는 알림이 떠 있는 거예요.
어젯밤까지 10월 4일이었는데, 열흘이 통째로 사라진 거예요.
그 열흘 사이에 생일이 낀 사람, 계약 기한이 있던 사람, 임금 지급일을 기다리던 노동자들은 기준을 잃었어요.
시간이 '자연'이 아니라 '명령'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그날 처음 실감했을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