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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모든 것을 의심해도 '지금 의심하고 생각하는 나'만은 부정할 수 없어요. 생각하는 순간 그 생각을 하는 내가 있어야 하니까요.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무너지지 않는 첫 번째 확실한 진리가 됩니다.
혹시 이런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지금 내가 보는 이 세상이 전부 꿈이면 어쩌지?"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1596년~1650년)가 딱 이 질문을 끝까지 밀어붙인 사람이에요.
좌표기하학을 만든 수학자답게, 그는 흔들리지 않는 '출발점' 하나를 찾고 싶었어요.
데카르트는 세상 모든 것을 한번 의심해 봐요.
눈에 보이는 것도 꿈일 수 있고, 심지어 '1 더하기 1은 2' 같은 계산도 누군가 나를 속이는 거라면 틀릴 수 있죠.
그런데 아무리 의심해도 딱 하나 남는 게 있어요.
바로 '지금 이렇게 의심하고 생각하는 나'예요.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애초에 의심할 수도 없으니까요.
그래서 나온 그 유명한 문장이 Je pense, donc je suis, 곧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예요.
비유를 하나 들어 볼게요.
지진이 나서 집이 다 흔들려요.
벽도 흔들리고 바닥도 흔들려요.
그런데 아무리 흔들어도 딱 하나, 흔들림을 느끼는 '나'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해요.
느낄 사람이 없으면 흔들림이라는 말 자체가 없으니까요.
데카르트의 생각도 똑같아요.
"저 산도 가짜일 수 있어, 내 몸도 가짜일 수 있어" 하고 계속 지워 나가도, 그렇게 '지우는 생각'을 하는 존재는 지울 수가 없어요.
지우려는 순간에도 생각하고 있으니, 그 생각의 주인이 반드시 있어야 하거든요.
여기서 중요한 건 '똑똑한 생각'이 아니라 그냥 마음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에요.
의심하는 것, 착각하는 것, 무서워하는 것 전부 생각의 일종이라서, 그게 벌어지는 한 나는 존재해요.
여기서 많이들 헷갈려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에 '그러므로'가 들어가니까, 마치 수학 증명처럼 앞 문장에서 뒤 문장을 계산해 낸 것처럼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렇게만 보면 오해예요.
재미있게도 데카르트의 표현은 책마다 조금씩 달라요.
아래처럼요.
| 저작 | 나온 해 | 표현 |
|---|---|---|
| 방법서설 | 1637년 | Je pense, donc je suis (프랑스어) |
| 철학의 원리 | 1644년 | Cogito, ergo sum (라틴어) |
| 성찰 | 1641년 | ego sum, ego existo (나는 존재한다, 나는 실존한다) |
특히 《성찰》에서는 '그러므로(ergo)'라는 연결어가 아예 빠지고, "나는 존재한다, 나는 실존한다"가 먼저 툭 나와요.
왜 그럴까요?
데카르트에게 이건 단계를 밟아 계산한 결론이 아니라, 보는 순간 바로 알아채는 '직관'에 가깝기 때문이에요.
눈앞에 불이 뜨거운 걸 계산해서 아는 게 아니라 그냥 느끼듯이, 생각하는 내가 있다는 건 따져 볼 것도 없이 곧바로 확실한 거죠.
그러니 '그러므로'를 반쪽짜리 삼단논법으로 오해하지 않는 게 좋아요.
데카르트는 학교에서 배우던 옛 철학이 모래 위에 지은 집 같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절대 무너지지 않는 바닥돌 하나를 놓고, 그 위에 지식을 차곡차곡 다시 쌓고 싶었죠.
코기토가 바로 그 첫 번째 바닥돌이에요.
생각해 보면 이건 큰 방향 전환이에요.
예전에는 '세상이 이렇다'에서 출발했다면, 데카르트는 '의심하는 내가 여기 있다'에서 출발해요.
확실함의 기준을 바깥세상이 아니라 생각하는 나에게 둔 거죠.
이 태도가 이후 서양 근대 철학의 큰 물줄기를 열었고, 그래서 데카르트를 '근대 철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해요.
오늘 우리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 믿겠어" 하고 말할 때도, 멀리 그 뿌리에 이 코기토가 놓여 있는 셈이에요.
코기토는 어려운 라틴어처럼 보이지만 핵심은 아주 단순해요.
무엇이든 의심할 수 있어도, 그 의심을 하는 '생각하는 나'만은 절대 의심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가 무너지지 않는 첫 진리가 돼요.
그리고 이건 계산으로 끌어낸 결론이 아니라 보는 순간 바로 아는 직관이라는 점, 책마다 표현이 조금씩 달랐다는 점만 기억하면 코기토를 오해 없이 붙잡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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