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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브뤼노 라투르는 과학과 사회를 사람만의 일로 보지 않고, 세균이나 문, 과속방지턱 같은 사물까지 똑같은 '행위자'로 끼워 넣어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다시 그린 프랑스 사상가예요.
1947년부터 2022년까지 살았던 프랑스 철학자 라투르는 젊은 시절 좀 엉뚱한 일을 했어요.
1975년 무렵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호르몬 연구소에 들어가, 과학자들을 마치 낯선 부족을 관찰하는 인류학자처럼 지켜본 거예요.
실험실에서 위대한 진리가 그냥 '발견'되는 줄 알았는데, 그가 본 건 사람들이 시험관을 옮기고, 기계를 돌리고, 서로 말다툼하고, 논문을 몇 번씩 고쳐 쓰는 분주한 풍경이었어요.
이 관찰을 1979년에 책으로 묶으면서 그는 평생의 질문을 얻어요.
과학적 사실은 정말 '저 바깥'에 그냥 놓여 있는 걸까, 아니면 사람과 도구가 함께 만들어 가는 걸까.
이 물음이 그의 모든 생각의 출발점이에요.
라투르의 대표 생각은 '행위자-네트워크 이론'이에요.
이름은 거창하지만 비유로 풀면 쉬워요.
학교 축제를 떠올려 보세요.
축제가 열리려면 학생만 있으면 될까요?
천막, 전기, 마이크, 날씨, 안내 문자까지 하나라도 빠지면 축제는 삐걱거려요.
이 모든 것이 서로 줄로 이어져 하나의 사건을 만들어 내요.
라투르는 세상을 이렇게 봐요.
어떤 일도 영웅 한 명이 혼자 해내는 게 아니라, 사람과 사물이 그물처럼 엮인 '네트워크' 속에서 일어난다고요.
그래서 무언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그 그물을 손끝으로 따라가며 누가 누구와, 무엇이 무엇과 연결돼 있는지 차근차근 살펴야 한다고 말해요.
멀리서 '본질'을 선언하는 대신, 연결을 하나씩 따라가는 거죠.
가장 낯선 대목은 사물도 '행위자'라는 주장이에요.
과속방지턱을 예로 들어 볼게요.
학교 앞에 '천천히 달리세요'라고 적힌 표지판만 있으면 차들은 잘 안 멈춰요.
그런데 도로에 턱을 하나 만들면, 운전자는 차가 덜컹할까 봐 저절로 속도를 줄여요.
표지판이 못 한 일을 콘크리트 덩어리가 해낸 거죠.
라투르는 문을 닫아 주는 자동 경첩이나, 잃어버리지 말라고 일부러 무겁게 만든 호텔 열쇠고리도 같은 눈으로 봤어요.
사람한테 '문 닫으세요', '열쇠 두고 가지 마세요'라고 백 번 말하는 대신, 사물 하나가 조용히 그 일을 대신하잖아요.
사물에 마음이 있다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세상을 움직이는 명단에 사람만 올리지 말고, 사물도 함께 적자는 거예요.
흔히 우리는 자연과 사회를 딱 둘로 나눠요.
한쪽엔 과학이 다루는 '사실', 다른 쪽엔 사람들이 다투는 '의견'.
라투르는 이 칸막이 자체를 의심해요.
| 흔한 생각 | 라투르의 생각 |
|---|---|
| 자연과 사회는 별개다 | 둘은 늘 뒤섞여 있다 |
| 사실은 발견되는 것 | 사실은 함께 만들어 가는 것 |
| 행동하는 건 사람뿐 | 사물도 행동에 끼어든다 |
그는 우리가 한 번도 자연과 사회를 깔끔히 나눠 산 적이 없다고 봐요.
백신도, 기후도, 손안의 스마트폰도 전부 자연과 사회가 엉킨 잡종이니까요.
어느 한쪽 칸에만 넣으려 하면 진짜 모습을 놓친다는 거예요.
이 생각은 멀리 있지 않아요.
기후 위기를 떠올려 보세요.
이건 과학 문제일까요, 정치 문제일까요.
라투르라면 둘을 나눌 수 없다고 답할 거예요.
이산화탄소, 빙하, 공장, 투표, 우리의 식탁이 한 그물로 엮여 있으니까요.
마스크 한 장이 전염병 시기에 수많은 사람의 행동을 한꺼번에 바꾼 일도 마찬가지예요.
작은 사물 하나가 사회 전체를 움직이죠.
라투르는 세상을 더 정직하게 보려면, 사람과 사물을 같은 무대에 올려놓고 그 연결을 천천히 따라가 보라고 권해요.
브뤼노 라투르는 과학을 '천재의 번뜩이는 발견'이 아니라 사람과 도구가 함께 짠 그물로 봤어요.
그 그물 안에서는 과속방지턱이나 마스크 같은 사물도 어엿한 행위자예요.
자연과 사회를 굳이 나누지 말고, 무엇이 무엇과 이어져 있는지 따라가 보기.
다음에 어떤 사건의 원인을 물을 때, 사람만이 아니라 곁에 있던 사물까지 명단에 함께 올려 보면, 잠깐이나마 라투르의 눈을 빌려 세상을 보는 셈이에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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