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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내비게이션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목적지만 찍으면 가장 빠른 길을 1초 만에 알려줘요. 막히는 길도 피하고, 도착 시간까지 척척 맞히죠. 정말 똑똑해요. 그런데 내비게이션은 딱 한 가지를 절대 묻지 않아요. "그런데 거기에 가는 게 정말 좋은 일일까?" 빠르게 가는 방법은 알아도, 그곳에 가야 하는지 아닌지는 한 번도 생각하지 않는 거예요.
20세기 독일의 한 철학자는 사람의 생각도 점점 이 내비게이션을 닮아간다고 걱정했어요. 그 사람이 바로 막스 호르크하이머예요. 1895년에 태어나 1973년에 세상을 떠난, 독일의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였죠.

호르크하이머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사회연구소'라는 곳의 소장이었어요. 1930년, 그러니까 서른다섯 살 무렵에 이 연구소를 이끌게 됐죠. 여기 모인 학자들을 사람들은 나중에 '프랑크푸르트학파'라고 불렀어요. 무슨 학교 이름이 아니라, 비슷한 고민을 나누던 친구들의 모임에 가까웠어요.
이들이 활동하던 때는 독일에서 나치가 힘을 키우던 시기였어요. 유대인이었던 호르크하이머는 위험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갔고, 연구소도 한동안 뉴욕으로 옮겨 활동했어요. 전쟁이 끝난 뒤에야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왔죠. 그가 평생 붙들고 있던 질문은 하나였어요. "사람은 이렇게까지 똑똑해졌는데, 세상은 왜 더 나아지기는커녕 이토록 끔찍한 일이 벌어질까?"

호르크하이머는 생각에도 두 종류가 있다고 봤어요. 하나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있는 그대로 설명하는 생각이에요. 시계 뚜껑을 열고 톱니바퀴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들여다보는 것처럼요. 그는 이걸 '전통적 이론'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 그는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고 했어요. 또 하나의 생각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바로 "이 세상이 지금 이대로 괜찮은 걸까? 누가 부당하게 손해 보고 있지는 않을까?" 하고 따져 묻는 생각이죠. 단순히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잘못된 부분이 보이면 바꾸려는 생각이에요. 이것이 그가 말한 '비판이론'이에요. 여기서 '비판'은 누구를 흉보거나 욕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한 번 더 의심해 본다는 뜻이에요.

호르크하이머가 가장 걱정한 건, 사람들이 두 생각 중 한쪽만 키운다는 점이었어요. 바로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효율적일까'만 따지는 생각이죠. 그는 이걸 '도구적 이성'이라고 불렀어요.
도구는 망치나 가위 같은 거예요. 망치는 못을 아주 잘 박지만, 무엇을 만들지는 스스로 정하지 못해요. 도구적 이성도 똑같아요. 목표를 가장 잘 이루는 방법은 기가 막히게 찾아내지만, 그 목표가 좋은 것인지는 묻지 않아요. 예를 들어 "어떻게 하면 가장 싸게, 가장 많이 만들까"는 밤새 계산하면서, "이게 사람한테 정말 좋은 일일까"는 슬그머니 빼먹는 거예요.
호르크하이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무서운 일이 생긴다고 봤어요. 사람이 아주 효율적으로 끔찍한 일을 저지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는 친구인 아도르노와 함께 쓴 책에서, 사람을 자유롭게 해 줄 거라 믿었던 똑똑한 이성이 오히려 새로운 억압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짚었어요. 똑똑함이 방향을 잃으면, 빠른 차가 낭떠러지를 향해 달리는 것과 같다는 거예요.

이 이야기는 옛날 철학자의 어려운 말로만 들리지 않아요. 오늘 우리는 더 빠른 앱, 더 효율적인 방법, 더 똑똑한 기계에 둘러싸여 있어요. 무엇이든 '어떻게 하면 더 잘할까'는 끊임없이 묻죠. 그만큼 "그런데 이게 정말 좋은 방향일까?"라는 질문은 자꾸 뒤로 밀려나요. 호르크하이머가 80년 가까이 전에 던진 걱정이, 오늘 오히려 더 크게 들리는 이유예요.

막스 호르크하이머는 프랑크푸르트학파를 이끈 철학자로, 생각을 두 가지로 나눠 봤어요. 세상을 설명하기만 하는 생각과, 이대로 괜찮은지 따져 묻는 '비판이론'이죠. 그가 가장 경계한 건 '어떻게'만 묻고 '왜'는 잊어버린 '도구적 이성'이었어요. 망치가 못은 잘 박아도 무엇을 만들지는 모르듯, 똑똑한 계산도 방향이 없으면 위험하다는 거예요. 빠르게 가는 법을 아는 것만큼, 어디로 갈지 묻는 일도 중요하다는 말로 그를 기억하면 좋겠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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