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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수평선 너머로 배가 사라져. 먼저 선체가 보이지 않고, 나중에 돛대가 사라지지. 평평한 땅이었다면 배 전체가 동시에 작아져야 하는데 말이야.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현상을 보고 '어? 지구가 둥근 거 아냐?'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었어. 둥글다는 건 알겠는데, 대체 얼마나 큰 공일까? 걸어서 한 바퀴 돌 수도 없고, 하늘에서 내려다볼 수도 없는데 어떻게 잴 수 있을까?

어느 여름날 정오, 알렉산드리아에서 막대기를 세웠더니 그림자가 생겼어. 그런데 같은 시각, 남쪽 시에네라는 도시에서는 우물 바닥까지 햇빛이 비췄대. 그림자가 없다는 거야! 에라토스테네스는 번뜩였어. '두 도시 사이 거리를 알면, 그림자 각도로 지구 둘레를 계산할 수 있겠는데?' 마치 오렌지 위에 이쑤시개 두 개를 꽂으면 각도가 다른 것처럼 말이야. 낙타 상인들에게 물어 두 도시 거리가 약 925km라는 걸 알아냈어. 그림자 각도는 7.2도. 360도를 7.2도로 나누니 50이 나왔어. 그러니까 925km의 50배가 지구 둘레!

에라토스테네스가 계산한 지구 둘레는 약 46,250km였어. 지금 위성으로 정밀하게 잰 실제 값은 40,075km야. 오차가 고작 15% 정도! 2200년 전에 막대기 그림자만으로 이 정도면 놀랍지 않아? 더 대단한 건, 이 방법이 다른 천문학자들에게 영감을 줬다는 거야. '아, 멀리 있는 것도 간접적으로 잴 수 있구나!' 훗날 사람들은 이 원리로 달까지의 거리, 태양까지의 거리도 계산했어. 한 번의 똑똑한 관찰이 우주를 재는 문을 연 거지.

학교에서 집까지 2.3km라고 알려주는 지도 앱. GPS 위성이 그 거리를 계산할 때 기본으로 깔고 있는 게 바로 '지구 둘레'야. 지구가 얼마나 큰 공인지 알아야 위도·경도를 거리로 바꿀 수 있거든. 에라토스테네스가 그림자로 지구 크기를 처음 잰 덕분에, 우리는 지금 손가락 몇 번으로 정확한 길을 찾아. 게다가 그가 발명한 '에라토스테네스의 체'는 지금도 암호학과 컴퓨터 과학에서 쓰여. 소수를 찾는 가장 오래되고 확실한 방법이거든. 고대 그리스 도서관에서 시작된 호기심이 네 주머니 속 스마트폰까지 이어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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