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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969년, 베트남 정글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병사들이 전투에서 죽는 게 아니라 모기에 물려 죽어가고 있었거든요. 말라리아라는 병이었어요. 열이 40도까지 치솟고, 온몸이 떨리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었죠. 그때까지 쓰던 퀴닌이라는 약은 이제 듣지 않았어요. 말라리아 기생충이 내성을 갖게 된 거예요. 마치 게임에서 보스가 같은 공격에 면역이 생기는 것처럼요. 중국 정부는 비밀 프로젝트 '523'을 시작했고, 39살의 약학자 투유유가 그 팀에 합류했어요.
투유유는 2천 권이 넘는 옛날 의학책을 뒤지기 시작했어요. 200번이 넘는 실험은 전부 실패했죠. 그러던 어느 날, 동진시대(서기 340년경)에 쓰인 《주후비급방》이라는 책에서 한 줄을 발견했어요. "개똥쑥을 물에 담가 즙을 내서 마시면 열병이 낫는다." 개똥쑥! 길가에 지천으로 널린 그 잡초요. 하지만 처음엔 이것도 안 됐어요. 투유유는 고민했죠. '왜 옛날 사람들은 됐는데 우리는 안 되지?' 그때 깨달았어요. "물에 담갔다"는 표현이 중요했던 거예요. 끓이면 안 되고, 60도 이하의 낮은 온도에서 추출해야 했던 거죠. 1971년 10월 4일, 191번째 실험에서 드디어 성공했어요. 쥐의 말라리아가 100% 사라진 거예요!
투유유는 자신의 몸으로 먼저 실험했어요. 동료 두 명과 함께 직접 약을 먹고 부작용을 확인한 거죠. 그리고 말라리아 환자들에게 투여했어요. 결과는 충격적이었어요. 40도가 넘던 열이 24시간 만에 떨어지기 시작했거든요. 3일 뒤면 거의 정상이 됐어요. 기존 약은 일주일도 걸렸는데 말이죠. 이 물질은 '아르테미시닌'이라는 이름을 얻었어요. 세계보건기구(WHO)는 이걸 말라리아 치료의 1순위 약으로 지정했어요. 2015년, 투유유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죠. 중국인 최초의 노벨 과학상이었어요. 심사위원들은 이렇게 말했어요. "이 약이 없었다면 수백만 명이 더 죽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아이가 개똥쑥에서 나온 약을 먹고 있어요. 매년 2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말라리아에 걸리는데, 그중 대부분이 아르테미시닌 덕분에 살아나요. 2000년 이후 말라리아 사망자가 절반으로 줄어든 건 투유유의 발견 덕분이에요. 신기한 건, 개똥쑥이 한국에도 흔하다는 거예요. 길가나 빈터에서 자라는 그 풀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리는 거죠. 투유유의 이야기는 이런 걸 알려줘요. 답은 가끔 아주 가까운 곳에,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을요. 그리고 옛날 사람들의 지혜를 현대 과학과 만나게 하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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