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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너희 집에 조립식 가구 있지? 설명서 없으면 못 만들잖아. 근데 1950년대까지 과학자들은 더 답답한 상황이었어. 우리 몸속에 '생명 설명서'가 있다는 건 알았는데, 그게 뭐라고 쓰여 있는지 읽을 방법이 없었거든. 단백질이랑 DNA라는 물질에 글자들이 줄줄이 쓰여 있는데, 그 순서를 알 수가 없었던 거야. 마치 암호로 잠긴 보물 상자를 들고 있는데 열쇠가 없는 것과 똑같았지. 당시 과학자들은 "이 암호만 풀면 병도 고치고 생명의 비밀도 알 텐데!"라며 발을 동동 굴렀어. 그때 프레데릭 생어라는 영국 과학자가 나타났어.

생어의 아이디어는 천재적이었어. 긴 문장을 잘라서 짧은 조각으로 만든 다음, 그 조각들이 어떻게 겹치는지 보면 원래 순서를 알 수 있다는 거였어. 퍼즐 맞추기랑 비슷해. 그는 1950년대에 먼저 단백질(인슐린)의 글자 순서를 읽어냈고, 이게 너무 대단해서 1958년에 노벨상을 받았어.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니야! 1970년대에 생어는 DNA의 글자 순서를 읽는 더 빠른 방법을 또 발명했어. 형광 물질을 붙여서 글자마다 다른 색으로 빛나게 만든 거지. 빨강, 파랑, 노랑, 초록 불빛으로 A, T, G, C를 구분했어. 덕분에 1980년 두 번째 노벨상을 받았지. 역사상 같은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사람은 생어가 유일해.

생어의 발견은 세상을 완전히 바꿨어. 먼저 당뇨병 환자들이 쓰는 인슐린을 사람 몸에서 뽑지 않고, 박테리아한테 만들게 할 수 있게 됐어. DNA 순서를 알면 복사할 수 있거든. 그리고 2003년에는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됐어. 너희 몸을 만드는 30억 개 글자를 전부 읽은 거야! 이제 과학자들은 네가 어떤 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지, 어떤 약이 잘 듣는지도 DNA를 읽고 예측할 수 있어. 심지어 멸종된 매머드나 네안데르탈인의 DNA도 읽어서, 그들이 어떻게 생겼고 뭘 먹었는지 알아냈지. 생어가 만든 '읽기 도구' 덕분에 생명과학이라는 거대한 도서관이 활짝 열린 거야.

생어의 발견은 뉴스에서 매일 나와. 너희 반에 당뇨병 친구 있으면, 그 친구가 맞는 인슐린 주사가 생어 덕분이야. 드라마에서 범인 잡을 때 머리카락 하나로 DNA 검사하잖아? 그것도 생어가 만든 염기서열 분석법 없으면 불가능해. 코로나19 백신 만들 때도 바이러스 DNA를 빠르게 읽어서 대응했고, 희귀병 어린이들도 DNA 검사로 원인을 찾아 치료받고 있어. 심지어 네가 먹는 김치에 들어간 유산균도 DNA 분석으로 어떤 종인지 알아내거든. 생어는 2013년에 95세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만든 '생명 읽기 도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병원, 경찰서, 연구소에서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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