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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만약 우주에 한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올 수 없는 장소가 있다면 믿을 수 있나요? 빛조차, 소리조차, 아무것도 탈출할 수 없는 곳이요. 그게 바로 블랙홀이에요.
놀라운 건, 블랙홀이라는 아이디어를 처음 만들어 낸 사람이 아인슈타인 본인의 수학 공식에서 나왔다는 거예요. 아인슈타인이 1915년에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이라는 이론이 있는데, 쉽게 말하면 "무거운 물건은 주변 공간을 쭉 늘어뜨린다"는 내용이에요. 트램폴린 위에 볼링공을 올려놓으면 천이 푹 꺼지잖아요? 우주 공간도 그렇게 휘어진다는 거죠.
그런데 이 공식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별이 엄청나게 무거우면서 동시에 크기가 점점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요? 계산 결과가 무한대, 그러니까 "더 이상 답이 없음"으로 튀어버려요. 수학 시험에서 0으로 나누기를 하면 답이 안 나오는 것처럼요. 과학자들은 이걸 '특이점'이라고 불렀어요. 모든 물질이 한 점으로 쪼그라들어 밀도가 무한대가 되는 곳이에요.
아인슈타인은 이 결과를 보고 이렇게 생각했어요. "에이, 이건 수학이 만들어낸 장난이지, 진짜 우주에 이런 게 있을 리 없어." 실제로 1960년대까지 많은 과학자들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특이점은 그냥 수식의 버그 같은 거라고, 현실에서는 뭔가 다른 힘이 작용해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었죠. 그런데 진짜로 그랬을까요? 이 질문에 정면으로 도전한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이 바로 영국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로저 펜로즈예요. 1931년에 태어난 펜로즈는 어릴 때부터 도형과 패턴에 푹 빠져 살았어요. 남들이 공식을 외울 때, 그는 머릿속에서 공간을 접고 늘리고 뒤집는 상상을 했죠.
1965년, 펜로즈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으로 블랙홀 문제에 덤볐어요. 이전 과학자들은 별이 완벽한 공 모양으로 찌그러져야만 특이점이 생긴다고 가정했어요. 현실의 별은 울퉁불퉁하고 회전도 하니까, "완벽한 공이 아니면 특이점은 안 생길 거야"라고 편하게 생각한 거죠.
펜로즈는 이 가정을 버렸어요. 대신 '갇힌 표면'이라는 개념을 만들었어요. 종이접기를 떠올려 보세요. 종이를 깔때기 모양으로 접으면, 안쪽에 놓인 구슬은 아무리 굴러도 바깥으로 나올 수 없잖아요? 펜로즈는 우주 공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는 걸 수학으로 보여줬어요. 빛줄기가 사방으로 나가려 해도 공간 자체가 안쪽으로 접혀 있어서, 모든 방향이 결국 한 점으로 모인다는 거예요.
핵심은 이거예요. 별의 모양이 공이든, 감자든, 아무 상관없이, 충분히 무거운 별이 무너지면 반드시 특이점이 생긴다는 걸 수학적으로 '증명'한 거예요. 게임에서 어떤 루트를 타도 결국 같은 보스방에 도착하는 것과 비슷하달까요? 이게 바로 유명한 '펜로즈 특이점 정리'예요. 수학의 힘으로 우주의 막다른 골목이 진짜 존재한다는 걸 딱 찍어 보여준 순간이었어요.

펜로즈의 증명은 과학계를 완전히 뒤흔들었어요. "블랙홀은 그냥 수학 장난이야"라고 말하던 과학자들이 더 이상 그 말을 할 수 없게 된 거예요. 수학으로 딱 증명을 해버렸으니까요. 이건 마치 유령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논쟁하던 교실에서, 누군가 유령을 사진으로 찍어 온 것과 비슷해요.
그 뒤로 과학자들은 블랙홀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했어요. 스티븐 호킹도 펜로즈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서 '우주의 시작도 특이점이었을 수 있다'는 연구를 했죠. 빅뱅 이론이 더 탄탄해진 거예요.
그리고 2019년, 전 세계 과학자들이 힘을 합쳐 진짜 블랙홀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는 데 성공했어요. M87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이었죠. 뉴스에서 도넛처럼 생긴 주황빛 고리 사진 본 적 있나요? 그게 바로 그거예요. 54년 전 펜로즈가 수학으로 "이건 진짜야"라고 말한 것이 눈으로 확인된 순간이었어요.
2020년, 89세의 로저 펜로즈는 마침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블랙홀의 형성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확실한 예측임을 증명한 공로"라는 이유였죠. 상상을 현실로 바꾸는 데 55년이 걸린 셈이에요. 그런데 펜로즈의 천재성은 우주에서만 빛난 게 아니었어요.

우주 말고 펜로즈가 또 푹 빠진 게 있었어요. 바로 타일이에요. 네, 진짜로 바닥에 까는 그 타일이요.
보통 욕실이나 교실 바닥을 보면, 네모나 육각형 타일이 규칙적으로 반복되면서 빈틈없이 깔려 있잖아요? 펜로즈는 이런 질문을 던졌어요. "같은 패턴이 절대 반복되지 않으면서도 바닥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을까?" 게임으로 치면 맵이 무한히 펼쳐지는데, 똑같은 구역이 단 한 번도 나오지 않는 거예요.
펜로즈는 연과 화살 모양의 딱 두 가지 도형만으로 이걸 해냈어요. 이 도형들을 특정 규칙에 따라 이어 붙이면 바닥이 빈틈없이 채워지면서도, 아무리 넓게 깔아도 같은 패턴이 두 번 나타나지 않아요. 이걸 '펜로즈 타일링'이라고 불러요.
"그래서 그게 뭐 어쨌는데?" 싶을 수 있는데, 나중에 과학자들이 진짜 자연에서 이런 구조를 발견했어요. '준결정'이라는 특수한 물질의 원자 배열이 펜로즈 타일링과 똑같은 패턴을 따르고 있었던 거예요. 이 발견은 또 다른 노벨상(2011년 화학상)으로 이어졌죠.
다음에 욕실 바닥이나 보도블록을 밟을 때 한번 내려다보세요. 이 타일은 왜 이 모양일까? 반복되지 않는 패턴으로 깔 수는 없을까? 이런 엉뚱한 질문이 바로 펜로즈처럼 세상을 바꾸는 첫걸음이에요. 블랙홀의 비밀도, 바닥 타일의 수수께끼도, 시작은 언제나 "어, 이거 왜 이렇지?"라는 호기심 한 줄이었으니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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