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혹시 스노볼, 그러니까 흔들면 눈이 날리는 유리 구슬 장식 알죠? 옛날 사람들은 우주가 딱 그런 거라고 생각했어요. 별들은 유리 천장에 박힌 보석처럼 제자리에 고정되어 있고, 우주라는 '방'은 처음부터 끝까지 크기가 절대 변하지 않는다고 믿었던 거예요.
심지어 천재 중의 천재, 아인슈타인도 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했어요. 자기가 만든 수학 공식에서 "우주가 변할 수도 있다"는 답이 나왔는데, 스스로 "에이, 그럴 리 없지"라고 하면서 일부러 숫자를 하나 끼워 넣어 우주를 '멈춰' 버렸어요. 그 정도로 "우주는 가만히 있다"는 건 당연한 상식이었죠.
그런데 192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윌슨산 천문대에서 한 남자가 세상에서 가장 큰 망원경을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이름은 에드윈 허블. 이 사람이 본 것은 모두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 버릴 장면이었어요.
허블이 발견한 단서를 이해하려면, 먼저 재밌는 경험 하나를 떠올려 봐요. 구급차가 다가올 때 사이렌 소리가 높아지고, 멀어지면 낮아지는 거 느껴본 적 있죠? 빛도 똑같아요. 별이 우리에게서 멀어지면 빛의 파장이 쭉 늘어나면서 빨간색 쪽으로 변해요. 이걸 과학자들은 '적색편이'라고 부르는데, 쉽게 말하면 "빛이 빨개지는 현상"이에요.
허블은 당시 세계 최대 망원경인 지름 2.5미터짜리 후커 망원경으로 먼 은하들의 빛을 하나하나 분석했어요. 그런데 놀라운 패턴이 나타났어요. 거의 모든 은하의 빛이 빨간색 쪽으로 밀려 있었던 거예요! 게다가 더 멀리 있는 은하일수록 빛이 더 많이 빨개져 있었어요.
이건 곧, 은하들이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었어요. 그것도 멀리 있을수록 더 빠르게요! 마치 온라인 게임에서 맵이 실시간으로 넓어지는데, 멀리 있는 유저일수록 더 빨리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과 비슷해요. 허블은 1929년, 이 관계를 정리해서 '허블의 법칙'이라는 공식으로 발표했어요. 우주가 가만히 있다는 수천 년의 상식이, 빨개진 별빛 앞에서 와르르 무너진 순간이었죠.
허블의 발견이 무슨 뜻인지, 풍선 하나로 설명해 볼게요. 풍선 표면에 매직펜으로 점을 여러 개 찍은 다음, 바람을 불어 넣어 봐요. 풍선이 부풀수록 점과 점 사이 거리가 벌어지죠? 어떤 점 하나를 기준으로 보면, 가까운 점은 천천히, 먼 점은 빠르게 멀어져요. 우주가 딱 이런 식으로 팽창하고 있는 거예요.
이 발견은 엄청난 질문을 불러왔어요. "지금 우주가 커지고 있다면, 시간을 되감으면?" 풍선 바람을 빼듯 우주를 점점 줄이면, 언젠가 모든 것이 한 점에 모이겠죠. 바로 그 시작점에 대한 이론이 '빅뱅', 우주 대폭발이에요. 허블의 관측이 없었다면 빅뱅 이론도, 우주의 나이가 약 138억 년이라는 사실도 알 수 없었을 거예요.
아인슈타인은 허블의 관측 결과를 보고 나서 자기가 공식에 억지로 끼워 넣었던 숫자를 "인생 최대의 실수"라고 불렀어요. 1990년에 우주로 쏘아 올린 거대한 우주 망원경에는 바로 이 사람의 이름이 붙었어요. '허블 우주 망원경'이요. 그의 발견이 현대 천문학 전체의 출발점이 된 셈이에요.

오늘 밤 하늘을 올려다보면 보이는 별빛, 그 빛은 수십 년에서 수억 년 전에 출발한 빛이에요. 빛이 우주를 가로질러 오는 동안 우주는 계속 늘어났고, 빛의 파장도 함께 쭉 늘어났어요. 그러니까 여러분 눈에 들어오는 별빛에는 이미 우주 팽창의 흔적이 새겨져 있는 거예요. 마치 택배 상자에 찍힌 운송 스티커처럼, 빛이 어디서 얼마나 먼 길을 왔는지 적혀 있는 셈이죠.
프리즘이나 CD 뒷면에 별빛을 비춰 보면 무지개처럼 색이 갈라지는 걸 볼 수 있어요. 과학자들은 이 무지개 띠를 '스펙트럼'이라고 부르는데, 빨간색 쪽이 유난히 늘어나 있다면 그건 그 별이 우리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예요. 허블이 100년 전에 했던 바로 그 관찰을, 여러분도 원리를 알면 밤하늘에서 느낄 수 있는 거예요.
허블의 이야기가 정말 멋진 건, 그가 "다들 당연하다고 믿는 것"을 의심하고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는 점이에요. 수학 시간에 공식 답이 이상해 보여도 과정을 다시 따져보는 것, 유튜브에서 본 정보가 진짜인지 직접 찾아보는 것, 그게 바로 허블이 했던 일과 같아요. 당연한 걸 의심하는 순간, 우주만큼 큰 발견이 시작될 수 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