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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여러분, 만약 수학 시험에서 1번 문제의 답이 '10'인데, 2번 문제의 답도 맞으려면 '10이 아니어야' 한다면 어떨 것 같아요? 머리가 터질 것 같죠? 1920년대 물리학자들이 딱 그 상황이었어요.
그때 과학에는 두 가지 거대한 규칙이 있었어요. 하나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빛보다 빠른 건 없고 에너지와 질량은 서로 바뀔 수 있다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양자역학으로, 원자보다 작은 세계에선 입자가 동시에 여기저기 있을 수 있다는 규칙이에요. 문제는 이 두 규칙을 동시에 적용하면 답이 엉망이 됐다는 거예요. 마치 한 게임에 서버 두 개가 붙어서 캐릭터가 동시에 죽고 살아 있는 버그가 터진 것처럼요.
전 세계 천재들이 이 버그를 고치려고 달려들었지만, 번번이 실패했어요. 계산을 하면 확률이 마이너스가 나오거나, 에너지가 무한대로 폭발하거나 했거든요. 그때 영국 브리스톨에서 조용히 연필을 깎고 있던 스물다섯 살 청년이 있었어요. 이름은 폴 디랙. 이 사람이 아무도 못 푼 그 버그를 고치려고 종이 위에 숫자를 쓰기 시작했어요.

디랙은 정말 독특한 사람이었어요. 말이 너무 없어서 친구들이 "한 시간에 한 단어 말하는 단위"를 '1디랙'이라고 부를 정도였대요. 대신 수학으로 말했어요. 그는 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 이 두 규칙을 하나의 수학 공식으로 합치는 데 성공했어요. 1928년, 역사에 '디랙 방정식'이라고 남은 바로 그 식이에요.
그런데 이 공식을 풀었더니 이상한 일이 벌어졌어요. 답이 두 개 나온 거예요. 하나는 우리가 아는 전자 — 마이너스 전기를 가진 아주 작은 입자 — 를 설명했어요. 그런데 다른 하나는 전자와 질량은 똑같은데 전기가 플러스인, 세상에 존재한 적 없는 입자를 가리켰어요. 마치 거울에 비친 쌍둥이처럼 모든 게 같은데 딱 하나가 반대인 존재였죠.
사람들은 "그런 게 어딨어, 계산 실수 아니야?"라고 했어요. 하지만 디랙은 공식을 믿었어요. 수학이 틀리지 않았으니, 이 '거울 쌍둥이' 입자가 우주 어딘가에 진짜 있어야 한다고 선언했어요. 이걸 나중에 '반물질'이라고 부르게 됐어요. 종이 위 숫자가 아직 아무도 본 적 없는 물질의 존재를 예언한 순간이었어요.

예언은 했지만, 진짜 증거가 없으니 많은 과학자가 고개를 저었어요. "수학으로 유니콘을 만들 수도 있지, 그렇다고 유니콘이 있냐?"는 분위기였죠. 그런데 1932년, 미국의 젊은 물리학자 칼 앤더슨이 구름상자라는 장치로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를 촬영했어요. 구름상자는 입자가 지나가면 비행기 구름처럼 자국이 남는 장치예요.
앤더슨의 사진에는 자석 때문에 휘어진 입자 자국이 있었는데, 전자와 똑같은 곡선을 그리면서 방향만 정확히 반대였어요. 전기가 플러스인 전자 — 디랙이 수학으로 예언한 바로 그 '거울 쌍둥이'가 사진에 찍힌 거예요! 이 입자는 '양전자(포지트론)'라는 이름을 받았어요.
세상이 뒤집어졌어요. 수학 공식이 실험보다 먼저 새로운 물질을 맞힌 건 역사상 처음이었거든요. 디랙은 31살에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어요. 역대 최연소 수상자 중 하나였죠. 그리고 이 발견 덕분에 과학자들은 모든 입자에 반입자 쌍둥이가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진 거예요. 그런데 반물질이 그냥 먼 우주 이야기라고요? 사실은 여러분 동네 병원에도 있어요.

혹시 병원에서 PET 스캔이라는 검사를 들어 본 적 있나요? 암세포가 몸 어디에 숨어 있는지 3D 지도처럼 보여주는 장치예요. 놀랍게도 이 기계가 바로 반물질을 이용해요!
원리는 이래요. 특수한 약을 몸에 넣으면 약에서 양전자, 즉 디랙이 예측한 그 반물질 입자가 아주 조금씩 나와요. 양전자가 몸속 전자를 만나면 둘 다 사라지면서 빛(감마선)이 팡! 하고 나오는데, 기계가 이 빛을 잡아서 "여기에 암세포가 많구나" 하고 알려주는 거예요. 게임에서 적이 숨은 곳을 빛으로 스캔하는 것과 비슷하죠.
한 세기 전 조용한 청년이 종이 위에 쓴 수학 공식 하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하고 있는 거예요. 디랙의 이야기가 알려주는 건 이거예요. 세상에 '쓸데없는 수학'은 없다는 것. 지금 수학 시간에 풀고 있는 그 공식이, 언젠가 아무도 상상 못 한 발견의 시작이 될 수도 있어요. 디랙처럼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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