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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여러분이 시험 볼 때 답을 모르면 어떻게 해요? 일단 찍잖아요. 놀랍게도 약 2천 년 전 고대 로마 시대의 의사들도 사람 몸속에 대해 거의 비슷한 수준이었어요. 그때는 '사람 몸을 직접 열어보는 건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강했거든요.
그래서 의사들은 환자가 아프다고 하면 바깥에서 만져보고, 혀 색깔을 보고, 소변 냄새를 맡는 정도가 전부였어요. 뼈가 몇 개인지, 심장이 정확히 어디에 붙어 있는지, 피가 몸속에서 어떻게 흐르는지 아무도 제대로 몰랐어요. 마치 게임 공략 없이 보스전에 뛰어드는 것과 같았죠.
더 심각한 건, 잘못된 정보가 '상식'처럼 퍼져 있었다는 거예요. 어떤 유명한 학자는 "피는 간에서 만들어져서 몸 곳곳에 흘러가다가 그냥 사라진다"고 말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지만, 그 시절엔 확인할 방법 자체가 없었으니까요. 누군가 직접 들여다보지 않는 한, 이 '찍기의 시대'는 끝날 수 없었어요.

바로 그 '찍기의 시대'를 끝내려 한 사람이 갈레노스예요. 서기 129년, 지금의 터키 지역에서 태어난 갈레노스는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엄청났어요. 아버지가 건축가여서인지 "이건 왜 이렇게 생겼지?"라는 질문을 달고 살았다고 해요.
갈레노스는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신념으로 동물 해부에 미친 듯이 빠져들었어요. 당시 로마에서는 사람 해부가 금지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원숭이, 돼지, 염소 같은 동물을 하나하나 열어보며 뼈, 근육, 장기를 꼼꼼히 기록했어요. 요즘으로 치면 유튜브 없이 혼자서 게임 전 스테이지 공략집을 만든 셈이에요.
그는 검투사들의 주치의로 일하면서 사람 몸의 상처를 통해 내부 구조를 관찰할 기회도 얻었어요. 칼에 베인 상처 사이로 근육이 어떻게 붙어 있는지, 뼈가 어떤 모양인지 눈으로 확인한 거죠. 이 모든 관찰을 모아 갈레노스는 수백 편의 글을 남겼어요. 뇌가 몸을 조종한다는 사실, 동맥에는 공기가 아니라 피가 흐른다는 사실 등 당시로서는 충격적인 발견이 가득했어요. 하지만 동물과 사람의 몸은 다르잖아요? 바로 이 차이가 거대한 함정이 될 줄은 아무도 몰랐어요.

아무도 몰랐던 그 함정은 무려 1400년 동안 숨어 있었어요. 갈레노스의 책은 로마제국이 무너진 뒤에도 아랍어로 번역되어 이슬람 세계에 전해졌고,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중세 대학 의학 교육의 교과서가 되었어요. 의사가 되려면 반드시 갈레노스를 외워야 했죠.
문제는 '감히 의심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거예요. 갈레노스의 권위가 너무 컸거든요. 누군가 "이거 좀 이상한데?"라고 말하면 "갈레노스 선생님이 틀릴 리가 없잖아!"라는 반응이 돌아왔어요. 마치 학교에서 선생님 말씀에 손도 못 드는 분위기랑 비슷해요.
그러다 1543년, 벨기에 출신 의사 베살리우스가 직접 사람 시신을 해부하고는 깜짝 놀라요. 갈레노스가 그린 '몸속 지도'에 오류가 수백 개나 있었거든요! 예를 들어 갈레노스는 사람의 턱뼈가 두 조각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한 조각이었어요. 원숭이 턱뼈가 두 조각이라 그걸 그대로 옮겨 적은 거였죠.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야 사람들은 비로소 '직접 확인하자'는 과학적 태도에 눈을 떴어요.

직접 확인하자는 태도 덕분에 현대 의학이 시작되었지만, 갈레노스가 남긴 유산은 지금도 여러분 곁에 살아 있어요.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이 "이 근육은요…", "이 신경이요…" 하면서 쓰는 해부학 용어 상당수가 갈레노스가 처음 이름 붙인 것이에요.
여러분이 생물 시간에 배우는 '동맥'과 '정맥'의 구별, '뇌가 몸 전체를 지휘한다'는 개념도 갈레노스가 처음 체계적으로 정리한 거예요. 틀린 부분이 나중에 고쳐졌을 뿐, 출발점은 그가 만든 지도였죠.
그리고 갈레노스의 이야기에서 정말 중요한 교훈이 있어요.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 쓴 답이라도 "정말?"이라고 한 번 더 물어보는 게 진짜 과학이라는 거예요. 급식 시간에 친구가 "이 반찬에 벌레 들어 있대!"라고 해도 직접 눈으로 확인하잖아요? 그 습관이 바로 1400년의 오류를 깨뜨린 힘과 같은 거예요. 갈레노스가 '처음 보자'고 시작했고, 베살리우스가 '다시 보자'고 이었듯이, 여러분도 언제든 '정말 그런지 내가 확인해 볼게!'라고 말할 수 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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