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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만약 급식 조리사 선생님이 레시피 없이 "소금 적당히, 설탕 대충" 넣으며 요리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날은 짜고, 어떤 날은 싱겁고, 매일 맛이 달라져서 난리가 나겠죠. 놀랍게도, 1800년대 초반 과학자들이 딱 이 상태였어요.
그때 과학자들은 원자라는 아주 작은 알갱이가 있다는 건 알았어요. 그런데 문제는, 그 알갱이가 몇 개씩 뭉쳐서 물질을 만드는지 세는 방법이 없었다는 거예요. 수소와 산소를 섞어 물을 만들 때, 수소 알갱이 하나에 산소 알갱이 하나가 붙는 건지, 두 개에 하나가 붙는 건지 의견이 전부 달랐어요.
그러니까 과학 논문을 쓸 때마다 "내 말이 맞아!" "아니, 내가 맞아!" 하면서 학회가 교실 싸움터처럼 변했어요. 같은 실험을 해도 나라마다, 과학자마다 기호와 숫자가 제각각이었으니까요. 화학이라는 학문 전체가 '정답 없는 주관식 시험' 같은 혼란 속에 빠져 있었어요. 바로 이 혼란의 한가운데, 이탈리아의 조용한 도시 토리노에서 한 변호사 출신 과학자가 손을 들었어요.

그 사람이 바로 아메데오 아보가드로예요. 원래 법학을 공부한 변호사였는데, 과학이 너무 재미있어서 직업을 완전히 바꿔버린 독특한 사람이었죠. 그가 1811년에 내놓은 아이디어는 한 문장으로 요약돼요. "같은 온도, 같은 압력, 같은 부피의 기체에는 기체 종류가 뭐든 간에 똑같은 수의 알갱이가 들어 있다."
쉽게 말하면 이래요. 똑같은 크기의 풍선 두 개가 있다고 해봐요. 하나에는 산소를, 하나에는 헬륨을 넣었어요. 기체 종류는 다르지만, 풍선 안 알갱이 숫자는 정확히 같다는 거예요! 마치 같은 크기의 사물함이면 축구공을 넣든 농구공을 넣든 들어가는 공의 개수가 같다고 말하는 것과 비슷해요.
그리고 아보가드로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분자'라는 개념을 확실히 했어요. 분자란 원자 여러 개가 팀을 이루어 뭉친 최소 단위예요. 수소 원자 두 개가 짝꿍이 되어야 비로소 수소 분자 하나가 되는 거죠. 이 간단한 규칙 덕분에 물은 수소 원자 2개와 산소 원자 1개로 이루어진다는 답이 깔끔하게 정리되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당시 유명한 과학자들은 이 천재적인 아이디어를 무려 50년 가까이 무시했어요.

아보가드로가 세상을 떠난 뒤인 1860년, 이탈리아 과학자 칸니차로가 국제 학회에서 아보가드로의 이론을 다시 꺼냈어요. 드디어 과학자들은 "아, 이게 맞았잖아!" 하고 깨달았죠. 그날 이후 화학은 완전히 달라졌어요.
후대 과학자들은 아보가드로의 이론을 기반으로 실제 숫자를 측정했어요. 그 결과가 바로 '아보가드로 수'인데요, 약 6.02 × 10²³이에요. 이건 숫자로 쓰면 6 뒤에 0이 23개 붙는 어마어마한 수예요. '해'라는 단위로 읽으면 약 6000해 개! 물 한 컵(18mL)에 담긴 물 분자 개수가 딱 이만큼이에요.
이 숫자가 생기자 과학자들은 드디어 원자와 분자를 '세는 단위'를 갖게 됐어요. 이걸 '몰(mol)'이라고 불러요. 달걀 12개를 1다스라고 부르는 것처럼, 분자 6.02 × 10²³개를 1몰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이제 화학자들은 "수소 2몰과 산소 1몰을 반응시키면 물 2몰이 생긴다"처럼 정확한 레시피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급식 조리사 선생님이 드디어 계량컵을 손에 쥔 셈이에요. 그리고 이 정확한 레시피는 실험실을 넘어 우리 일상 곳곳에 숨어 있어요.

스마트폰 배터리 안에는 리튬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요. 배터리를 만들 때 리튬을 너무 적게 넣으면 금방 방전되고, 너무 많이 넣으면 폭발 위험이 생겨요.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아보가드로 수를 기반으로 리튬 원자 개수를 정확하게 계산해서 배터리를 설계해요. 여러분이 게임 하다가 배터리가 딱 적당히 오래가는 것, 그게 그냥 우연이 아니에요.
약국에서 파는 감기약도 마찬가지예요. 약 성분이 1밀리그램만 달라져도 효과가 확 바뀔 수 있거든요. 제약 회사는 몰 단위로 분자 수를 맞춰서 약을 만들어요. 탄산음료 속 이산화탄소 양, 수영장 소독에 쓰는 염소 양, 심지어 과자 봉지 안에 채우는 질소 가스의 양까지, 전부 아보가드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계산이에요.
200년 전에 아무도 안 믿어줬던 조용한 과학자의 한마디가,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주머니 속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거예요. 다음에 물 한 컵을 마실 때 한번 떠올려 보세요. 이 작은 컵 안에 6000해 개의 분자가 들어 있고, 그걸 셀 수 있게 해준 사람이 아메데오 아보가드로라는 걸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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