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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만약 친구가 "토성에 귀가 달려 있대"라고 말하면, 여러분은 뭐라고 할 것 같아요? 아마 "무슨 소리야, 장난치지 마" 하고 웃겠죠. 그런데 놀랍게도, 1600년대 사람들은 진짜로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 시작은 망원경을 처음 하늘에 들이댄 갈릴레오 갈릴레이였어요. 갈릴레오가 쓴 망원경은 지금 기준으로 보면 장난감 수준이었거든요. 화면이 너무 흐릿해서 토성 옆에 뭔가 동그란 게 두 개 붙어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갈릴레오는 "토성 양옆에 작은 별이 하나씩 붙어 있다"고 기록했고, 사람들 사이에서는 "토성에 귀가 달렸다!"는 소문이 퍼졌죠.
시간이 좀 지나서 네덜란드의 과학자 하위헌스가 더 좋은 망원경으로 관찰해 보니, 귀가 아니라 넓적한 고리였어요. 하지만 그 고리가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 하나로 쭉 이어져 있는 건지 아닌 건지는 아무도 몰랐어요. 마치 유튜브 썸네일은 봤는데 영상 내용은 전혀 모르는 상태랄까요. 바로 이 미스터리를 풀어버린 사람이 있었어요.

그 사람이 바로 이탈리아 출신 천문학자 조반니 카시니예요. 카시니는 1625년에 태어나서 어릴 때부터 밤하늘에 미친 듯이 빠져 있었어요. 별을 관찰하는 실력이 얼마나 대단했냐면, 프랑스 왕 루이 14세가 직접 "우리나라로 와서 일해 달라"고 스카우트했을 정도였어요. 요즘으로 치면 해외 e스포츠 팀에서 한국 프로게이머를 데려간 느낌이죠.
파리 천문대에 자리 잡은 카시니는 당시 최고 성능의 망원경을 손에 넣었어요. 그리고 1675년, 토성 고리를 밤마다 집요하게 들여다보다 놀라운 걸 발견해요. 고리가 한 덩어리가 아니라, 가운데에 까만 틈이 있었던 거예요! 마치 CD가 두 장 겹쳐진 것처럼, 고리와 고리 사이에 텅 빈 검은 선이 있었죠.
사람들은 처음에 "그게 정말이야?" 하고 의심했어요. 하지만 카시니의 관측 기록은 너무나 정확했어요. 이 검은 틈은 훗날 '카시니 간극'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폭이 무려 4,800킬로미터나 돼요. 서울에서 부산까지 거리의 열 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빈 공간이 고리 한가운데 숨어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카시니의 업적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고리의 비밀을 밝힌 카시니는 더 거대한 도전에 뛰어들었어요. 바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얼마나 멀까?'라는 질문이었죠. 줄자를 갖다 댈 수도 없고, 자동차를 타고 가 볼 수도 없는 거리를 어떻게 잰 걸까요?
카시니는 기발한 방법을 썼어요. 먼저 화성까지의 거리를 재기로 한 거예요. 프랑스 파리에 있는 자신과, 남아메리카에 보낸 동료가 동시에 화성을 관측했어요. 같은 물체를 서로 다른 장소에서 보면 위치가 살짝 달라 보이잖아요?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왼눈, 오른눈으로 번갈아 보면 손가락이 좌우로 왔다 갔다 하는 것과 똑같은 원리예요. 이걸 '시차'라고 불러요.
두 관측 지점 사이의 거리와 화성이 하늘에서 움직인 각도를 계산해서, 카시니는 화성까지의 거리를 알아냈어요. 그리고 이미 알고 있던 행성들의 공전 비율을 이용해 지구-태양 거리를 계산했죠. 그 결과는 약 1억 4천만 킬로미터. 놀랍게도 오늘날 측정값과 거의 비슷해요! 1600년대에 인공위성도 컴퓨터도 없이 이걸 해낸 거예요. 이 측정 덕분에 인류는 처음으로 태양계가 얼마나 거대한지 실감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카시니라는 이름은 수백 년이 지난 뒤에도 사라지지 않았어요.

1997년, 나사(NASA)는 토성을 탐사할 우주선을 쏘아 올렸어요. 이름이 뭐였을까요? 바로 '카시니호'예요. 조반니 카시니가 토성 고리의 틈을 발견한 지 300년도 더 지났는데, 과학자들은 그의 이름을 우주선에 붙여 다시 토성으로 보낸 거예요.
카시니호는 7년 동안 우주를 날아 2004년에 토성에 도착했어요. 그리고 13년 동안 토성 주위를 돌면서 고리의 사진을 수만 장 찍었죠. 카시니가 흐릿한 망원경으로 겨우 발견한 그 검은 틈을, 이제는 바로 옆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된 거예요. 카시니호 덕분에 토성의 고리가 얼음 알갱이와 먼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고리 사이로 작은 위성들이 숨어 있다는 것까지 밝혀졌어요.
여러분이 과학 시간에 "지구에서 태양까지 약 1억 5천만 킬로미터"라고 배울 때, 그 숫자의 출발점을 만든 사람이 카시니예요. 밤하늘 사진에서 토성의 고리를 볼 때, 그 고리에 틈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아챈 사람도 카시니고요. 대단한 발견은 거창한 장비가 아니라, 남들이 넘겨버리는 것을 끈질기게 들여다보는 눈에서 시작된다는 걸, 카시니가 보여주고 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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