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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혹시 동네에 주유소가 딱 하나뿐이라고 생각해 볼까요. 차를 굴리려면 거기서만 기름을 넣어야 하니, 주인이 값을 부르는 대로 따를 수밖에 없겠죠. 백 년도 더 전에 미국 전체를 그런 주유소 하나로 만든 사람이 있었어요. 바로 존 데이비슨 록펠러, 1839년부터 1937년까지 아흔여덟 해를 살았던 사람이에요.
그가 젊을 때만 해도 석유는 등불을 켜는 기름이었어요. 전구가 흔해지기 전이라, 밤을 밝히려면 이 기름이 꼭 필요했죠. 스물여섯 살에 그는 석유를 정제하는 공장 사업에 뛰어들었고, 1870년에 '스탠더드 오일'이라는 회사를 세웠어요.

록펠러는 한 가지를 집요하게 파고들었어요. 바로 '싸게, 그리고 전부'예요. 경쟁 회사를 하나씩 사들이고, 기차로 기름을 나를 때 운임을 깎아 받는 비밀 거래까지 동원했어요. 그렇게 해서 한때 미국에서 정제되는 석유의 열에 아홉, 그러니까 90퍼센트 가까이를 그의 회사가 다뤘어요.
동네 주유소가 하나뿐인 상황이 나라 전체에서 벌어진 거예요. 값을 내릴지 올릴지를 한 회사가 정할 수 있게 된 거죠. 이렇게 한 회사가 시장을 통째로 쥐는 걸 '독점'이라고 불러요. 록펠러는 이 독점으로 미국 최초의 억만장자가 됐어요. 우리 돈으로 환산하기도 어려울 만큼 큰돈이었죠.

한 회사가 너무 커지면 사람들은 불안해해요. 값을 마음대로 매기고, 새로 도전하는 사람이 끼어들 틈이 없으니까요. 결국 미국 정부가 나섰어요. 1911년, 대법원은 스탠더드 오일이 경쟁을 망쳤다고 보고 회사를 서른네 개로 쪼개라고 판결했어요.
재미있는 건, 이렇게 흩어진 조각들이 훗날 우리가 아는 큰 석유 회사들로 자랐다는 점이에요. 엑손이나 모빌, 셰브런 같은 이름이 다 그 조각에서 나왔어요. 한 그루 나무를 잘랐더니 가지마다 또 큰 나무가 된 셈이죠.

록펠러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어요. 그는 번 돈을 어마어마하게 기부했어요. 시카고대학교를 세우는 데 돈을 댔고, 1913년에는 록펠러 재단을 만들어 병을 연구하고 가난한 지역을 돕는 일에 썼어요. 평생 기부한 돈이 5억 달러를 넘었다고 해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를 두 얼굴로 기억해요. 독점으로 경쟁자를 짓누른 냉정한 사업가이면서, 동시에 학교와 병원을 세운 큰손 기부자였으니까요. 어느 쪽이 진짜냐고 묻는다면, 둘 다 진짜라는 게 정직한 답일 거예요.

보통 큰 부자도 삼대를 못 간다는 말이 있어요. 자식, 손자로 내려가면서 돈이 흩어지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록펠러 가문은 좀 달랐어요. 비결은 돈을 한 사람에게 통째로 물려주지 않고, '신탁'이라는 그릇에 담아 가족이 함께 관리하게 한 거예요.
신탁은 돈을 큰 항아리에 넣고 관리인을 두어, 후손들이 정해진 몫만 꺼내 쓰도록 하는 방식이에요. 그러니 한 사람이 흥청망청 써서 바닥내는 일이 줄어들죠. 아들 존 주니어를 거쳐 손자 다섯 형제로 내려갔는데, 그중 넬슨 록펠러는 미국 부통령까지 지냈고, 데이비드 록펠러는 큰 은행을 이끈 사람이었어요.

오늘날 록펠러 가문은 이미 여섯 번째, 일곱 번째 세대까지 이어졌어요. 후손이 수백 명에 이르러서, 한 명 한 명이 옛날만큼 어마어마한 부자는 아니에요. 대신 가문 전체의 돈을 함께 관리하는 사무실을 두고, 재단을 통해 기부와 투자를 이어 가고 있어요.
흥미로운 변화도 있어요. 석유로 일군 가문인데, 후손들이 만든 한 재단은 2014년에 석유 같은 화석연료 사업에서 돈을 빼겠다고 발표했어요. 할아버지가 기름으로 번 돈을, 이제는 기름에서 멀어지는 데 쓰겠다고 한 셈이죠.

록펠러 가문이 백 년이 지나도 부자로 남은 비결은 운이 아니라 '구조'였어요.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대신 신탁과 재단이라는 그릇에 담아, 돈이 흩어지지 않고 대를 이어 흐르게 한 거죠. 그 시작에는 미국 기름의 90퍼센트를 쥐었던 독점이 있었고, 동시에 학교와 병원을 세운 기부가 있었어요. 빼앗는 손과 나눠 주는 손, 그 두 얼굴을 함께 기억하면 이 가문을 가장 정확하게 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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