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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지금으로부터 백오십 년쯤 전, 미국에는 기름을 정제해 파는 작은 공장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어요. 땅에서 막 뽑아낸 원유를 등불용 기름으로 걸러 파는 일이었죠.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뛰어들어서, 한 도시에만 수십 곳이 몰려 있었어요.
떡볶이가 잘 팔린다고 골목 하나에 분식집이 백 곳 들어선 모습을 떠올려 보세요. 처음엔 다들 신나지만, 곧 서로 값을 깎다가 대부분 문을 닫게 돼요. 1860년대 기름 시장이 딱 그랬어요. 바로 이 난장판 한가운데에 스무 살 갓 넘은 청년 존 D. 록펠러가 서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더 많이 팔까'를 고민할 때, 록펠러는 '어디서 돈이 새는가'를 봤어요. 그의 머릿속엔 늘 한 가지 질문이 있었죠. 같은 기름을 어떻게 하면 한 푼이라도 싸게 만들 수 있을까.
유명한 일화가 있어요. 기름통을 막는 땜납을 한 통에 마흔 방울 쓰던 걸, 서른여덟 방울로 줄여 보라고 직원에게 시켰대요. 통이 새면 안 되니 결국 서른아홉 방울로 정했고요. 한 통에 한 방울, 별것 아닌 것 같죠? 그런데 통이 수백만 개라면 이야기가 달라져요. 작은 낭비를 끝까지 파고드는 것, 이게 그의 경영 철학의 뿌리였어요.

보통은 경쟁자가 미우면 값을 더 내려 끝장을 보려 해요. 하지만 록펠러의 전략은 달랐어요. 망할 때까지 싸우는 대신, 경쟁자를 찾아가 이렇게 말했죠. "당신 공장을 제값에 살게요. 우리 회사 주식으로 바꿔 드릴 수도 있어요."
1872년, 록펠러는 단 몇 주 만에 고향 클리블랜드의 정유 공장 스물여섯 곳 가운데 스물두 곳을 사들였어요. 싸움이 아니라 흡수였죠. 비슷한 가게들을 한데 모아 덩치를 키우는 이 방식 덕분에, 그의 회사 스탠더드 오일은 순식간에 거인이 되었어요.

록펠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기름을 담는 나무통이 비싸다 싶으면 직접 숲을 사서 통을 만들었고, 기름을 나르는 송유관과 기차 탱크도 자기 것으로 만들었어요. 철도 회사엔 "우리가 제일 많이 실어 주니 운임을 깎아 달라"고 밀어붙였고요.
원유를 뽑는 데서 시작해, 거르고, 담고, 옮기고, 파는 모든 단계를 한 줄로 손에 쥔 거예요. 식당으로 치면 농사부터 배달까지 전부 직접 하는 셈이죠. 그러니 남들은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값에 팔 수 있었어요. 1880년대에 이르자 스탠더드 오일은 미국에서 거르는 기름의 열에 아홉을 차지했어요. 사실상 혼자 시장을 가진 독점이었죠.

그런데 이 냉정한 사업가에게는 또 다른 얼굴이 있었어요. 록펠러는 어릴 적 첫 월급 때부터 버는 돈의 십분의 일을 꼬박꼬박 남을 위해 내놓는 습관이 있었어요.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그 규모를 키웠죠.
평생 그가 기부한 돈은 5억 달러가 넘어요. 그 돈으로 시카고 대학교가 세워졌고, 록펠러 재단이 만들어져 말라리아 같은 병을 연구하는 데 쓰였어요. 미국 남부에서 수많은 사람을 괴롭히던 기생충 병을 거의 몰아낸 것도 이 돈의 힘이었고요. 기름을 거의 독점한 손과, 학교와 병원을 세운 손이 같은 사람의 것이었어요.

록펠러의 비결은 화려한 한 방이 아니라, 낭비를 끝까지 줄이고 흩어진 것을 하나로 모은 데 있었어요. 그래서 그는 미국 최초의 억만장자가 되었지만, 동시에 시장을 혼자 가진 독점의 상징이 되어 두고두고 논쟁을 남겼어요. 자본주의가 무엇을 이룰 수 있고 또 무엇을 위험하게 하는지, 그의 두 얼굴이 한꺼번에 보여 주는 셈이에요. 효율을 향한 집념과 독점의 그늘, 그리고 막대한 자선. 이 셋을 같이 기억하면 록펠러라는 사람이 한결 또렷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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