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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동네에 빵을 기가 막히게 굽는 사람이 있다고 해 볼게요. 보통은 그 사람이 작은 빵집을 열고, 손님이 줄을 서고, 그걸로 끝이에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빵 굽는 솜씨에서 멈추지 않고, 빵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파는지 그 방식 자체를 새로 짜요. 방시혁이라는 사람이 K팝에서 한 일이 딱 이거예요.
방시혁은 원래 노래를 만드는 사람, 그러니까 프로듀서예요. 가수가 부를 곡을 쓰고 다듬는 일을 했어요. 그런데 그는 노래만 잘 만든 게 아니라, 가수를 키우고 음악을 세상에 내보내는 '회사의 방식'까지 새로 만든 사람이에요. 그래서 우리는 그를 프로듀서이면서 동시에 기업인이라고 불러요.

방시혁은 2005년에 빅히트라는 작은 음악 회사를 세웠어요. 처음에는 이름도 낯설고 규모도 크지 않았어요. 큰 기획사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으니까, 신생 회사가 비집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죠.
이 회사에서 2013년에 데뷔한 그룹이 바로 방탄소년단, 영어 약자로는 비티에스예요. 처음부터 단숨에 성공한 건 아니에요. 몇 년에 걸쳐 조금씩 팬이 늘었고, 그러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그룹 중 하나가 됐어요. 한국 가수가 미국에서 음반 판매 1위를 하는 일이 실제로 벌어진 거예요. 이건 그냥 노래가 좋아서만 된 게 아니라, 일하는 방식이 달랐기 때문이에요.

예전에는 가수와 팬이 만나는 길이 정해져 있었어요. 텔레비전 음악 방송에 나오고, 가끔 콘서트를 하고, 그게 거의 전부였죠. 마치 좋아하는 사람을 일주일에 한 번 정해진 시간에만 볼 수 있는 것과 비슷했어요.
방시혁의 회사는 여기서 생각을 바꿨어요. 가수가 직접 짧은 영상을 올리고, 일상을 글로 남기고, 팬이 그걸 보고 댓글을 다는 공간을 회사가 직접 만들었어요. 텔레비전이라는 남의 무대를 빌리는 대신, 자기 무대를 스스로 지은 셈이에요. 이렇게 가수와 팬이 만나는 자리를 보통 플랫폼이라고 불러요. 사람들이 모이는 '장터'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좋아하는 가수가 생기면 사람들은 노래만 듣지 않아요. 응원봉도 사고, 사진집도 보고, 멤버들이 나오는 예능 같은 영상도 챙겨 봐요. 예전에는 이런 걸 사려면 여기저기 흩어진 곳을 돌아다녀야 했어요.
방시혁의 회사는 이 모든 걸 한곳에 모았어요. 노래를 듣는 곳, 물건을 사는 곳, 영상을 보는 곳을 따로 두지 않고 하나로 묶은 거예요. 문구점과 영화관과 음반 가게가 한 건물에 들어와 있는 모습을 떠올리면 돼요. 팬 입장에서는 편하고, 회사 입장에서는 음반 판매 말고도 돈이 들어오는 길이 여러 갈래로 생긴 거죠.

2021년에 회사 이름이 빅히트에서 하이브로 바뀌었어요. 단순히 이름만 새로 단 게 아니에요. 하나의 회사 안에 여러 음악 회사가 들어와 함께 일하는 구조로 바꾼 거예요.
쇼핑몰을 떠올려 보세요. 건물 주인이 직접 옷도 팔고 신발도 팔기보다, 여러 가게를 한 건물에 들이고 그 가게들이 손님과 공간을 함께 나눠 쓰게 하잖아요. 하이브가 만든 모양이 이와 비슷해요. 여러 그룹과 여러 제작팀이 한 지붕 아래 있으면서, 앞서 말한 플랫폼과 판매 통로를 같이 쓰는 거예요. 한 그룹의 인기가 식어도 회사 전체가 휘청이지 않게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이기도 해요.

방시혁은 노래를 만드는 솜씨에서 멈추지 않고, 가수를 키우고 팬과 만나고 물건을 파는 방식 전체를 새로 짠 사람이에요. 방탄소년단이라는 그룹의 성공 뒤에는 좋은 노래뿐 아니라, 팬과 직접 만나는 자기 무대를 짓고 여러 일을 한곳에 모은 회사의 설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그를 프로듀서이면서 기업인이라고 부르는 거예요. 누군가 K팝이 어떻게 세계로 퍼졌느냐고 묻는다면, 노래만큼이나 '회사를 새로 지은 생각'이 큰 몫을 했다고 기억해 두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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