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yright © Origin Corp. All Rights Reserved.
v1.0.10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숫자 1부터 차례로 적다 보면, 어떤 숫자는 둘로 똑같이 나눌 수도, 셋으로 나눌 수도 없어서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누어떨어져요. 2, 3, 5, 7, 11, 13 같은 숫자들이죠. 이런 숫자를 소수라고 불러요. 말하자면 더 작은 조각으로 쪼갤 수 없는, 숫자 세계의 벽돌 같은 존재예요.
재미있는 건, 숫자가 커질수록 이 벽돌이 점점 드물어진다는 거예요. 한 자리 수에는 2, 3, 5, 7로 네 개나 있지만, 백을 넘고 천을 넘어 큰 동네로 갈수록 소수는 외딴집처럼 띄엄띄엄 나타나요. 마치 도시를 벗어나 시골로 갈수록 집과 집 사이가 멀어지는 것처럼요.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어요. 전체적으로는 멀어지는데도, 가끔 11과 13, 17과 19처럼 딱 2만큼 떨어진 단짝 소수가 튀어나와요. 이런 짝을 쌍둥이 소수라고 불러요. 큰 숫자 동네로 아무리 멀리 가도 이렇게 바짝 붙은 짝이 계속 나올까요, 아니면 어느 순간부터는 영영 안 나올까요?
사람들은 200년 넘게 "끝없이 나올 것 같다"고 짐작만 했어요. 짐작은 쉬워요. 하지만 수학에서는 "분명히 그렇다"고 증명하기 전까지는 그냥 느낌일 뿐이에요. 그리고 이 짐작은 증명이 너무 어려워서, 오랫동안 누구도 손을 못 댄 숙제로 남아 있었어요.

2013년에 갑자기 일이 벌어졌어요. 먼저 한 수학자가 "짝까지는 아니어도, 7천만보다 가깝게 붙은 소수 짝은 끝없이 나온다"는 걸 증명했어요. 7천만이라니 너무 크다 싶지만, "무한히 멀어지기만 하는 게 아니다"를 처음으로 못 박은 거라 엄청난 사건이었어요.
바로 그 무렵, 영국의 젊은 수학자 제임스 메이너드가 따로 등장해요. 1987년에 태어났으니 당시 스물여섯 살쯤이었어요. 그는 앞 사람과는 다른, 훨씬 단순하고 다루기 쉬운 방법을 새로 만들어서 그 7천만이라는 숫자를 600까지 확 끌어내렸어요. 게다가 그의 방법은 응용이 넓어서, "가까운 동네 안에 소수가 한두 개가 아니라 여러 개 몰려 있는 경우도 끝없이 나온다"는 것까지 보여 줬어요.
쉽게 말하면, 앞 사람이 두꺼운 벽에 처음으로 작은 구멍을 뚫었다면, 메이너드는 그 구멍을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문으로 넓혀 준 셈이에요.

메이너드가 멋진 건, 소수가 가까이 붙는 쪽만 본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반대로 "소수와 소수 사이가 유난히 텅 비는 큰 구멍"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도 파고들었어요. 가까운 짝과 먼 빈틈, 양쪽을 다 들여다본 거예요.
그는 장난 같으면서도 진지한 질문도 던졌어요. 예를 들어 "숫자 안에 7이라는 글자가 한 번도 안 들어가는 소수"가 끝없이 있을까 같은 거요. 17이나 7은 7이 들어가니 탈락, 이런 식으로 7을 피한 소수만 모으는 거죠. 보기엔 사소한 놀이 같지만, 이런 문제를 풀어내는 과정에서 숫자의 깊은 성질이 드러나요.

이런 성과들이 쌓여서, 메이너드는 2022년에 필즈상을 받았어요. 필즈상은 수학에서 가장 높이 치는 상인데, 노벨상과 달리 마흔 살이 되기 전인 젊은 수학자에게만 줘요. 4년에 한 번, 그것도 몇 명에게만 돌아가니, 평생 한 번 받을까 말까 한 영예예요.
그가 한 일은 당장 우리 생활을 바꾸진 않아요. 하지만 소수는 인터넷에서 비밀번호와 결제 정보를 지키는 암호의 바탕이기도 해요. 숫자의 벽돌이 어떻게 흩어져 있는지를 더 깊이 이해할수록, 그 위에 세운 것들도 더 단단해지는 거예요.

소수는 커질수록 띄엄띄엄해지는 숫자의 벽돌이에요. 그런데도 바짝 붙은 짝이 끝없이 나올까 하는 200년 묵은 궁금증 앞에서, 제임스 메이너드는 단순하고 넓게 쓸 수 있는 새 방법으로 그 빈틈을 크게 좁혔고, 반대로 텅 빈 큰 구멍까지 양쪽을 들여다봤어요. 그 공로로 서른다섯에 필즈상을 받았죠. 어렵게 들리는 소수 이야기지만, 결국은 "흩어진 점들 사이에 숨은 규칙 찾기"라는, 누구나 한 번쯤 궁금해할 만한 질문이었던 거예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2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