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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장난감 가게를 떠올려 볼게요. 멋진 장난감을 디자인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그 장난감이 공장에서 제때 만들어져 전국 가게 선반에 딱 맞게 도착하게 하는 사람도 그만큼 중요해요. 손님이 사고 싶을 때 물건이 없으면, 아무리 멋진 디자인이어도 소용없으니까요.
팀 쿡은 바로 이 두 번째 일을 세계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이에요. 애플 하면 보통 화려한 발표 무대와 새 아이폰을 떠올리지만, 쿡은 그 뒤에서 부품이 어디서 만들어져 어떻게 손님 손까지 오는지를 설계한 사람이에요.

쿡이 1998년 애플에 들어왔을 때, 회사 형편은 좋지 않았어요. 그가 맡은 일은 멋져 보이지 않았어요. 바로 '공급망'을 고치는 일이었죠.
공급망이라는 말이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은 이런 거예요. 부품 만드는 공장, 조립하는 공장, 배로 나르는 길, 물건이 쌓이는 창고까지 이어진 긴 사슬이에요. 쿡은 이 사슬에서 '창고에 물건이 오래 쌓여 있는 것'을 가장 싫어했어요. 안 팔린 채 쌓인 물건은 그냥 돈이 묶여 있는 거니까요.
그래서 그는 창고에 부품이 머무는 시간을 몇 달에서 며칠 수준으로 확 줄였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맞춰 만들고 바로 보내는 식으로요. 이렇게 사슬을 팽팽하게 당겨 놓으니, 애플은 같은 물건을 팔아도 손에 남는 돈이 훨씬 많아졌어요.

2011년, 애플을 세운 스티브 잡스가 건강이 나빠져 회사를 떠나게 됐어요. 그 자리를 이어받은 사람이 팀 쿡이에요.
그때 많은 사람이 걱정했어요. 잡스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사로잡는 천재 발표자였는데, 쿡은 조용하고 숫자에 밝은 살림꾼 같은 사람이었거든요. "화려한 사람 다음에 차분한 사람이 와서 회사가 식어 버리는 거 아니야?" 하는 의심이었죠.
결과만 보면 그 걱정은 빗나갔어요. 쿡이 대표를 맡은 뒤 애플은 오히려 훨씬 큰 회사가 됐어요. 다만 그가 키운 방식은 잡스와 달랐어요. 새 발명품으로 깜짝 놀라게 하기보다, 이미 있는 것을 더 넓고 단단하게 다지는 쪽이었죠.

쿡이 바꾼 것 중 가장 큰 건 '돈 버는 방식'이에요.
예전 애플은 아이폰 같은 기계를 한 번 팔면 그걸로 끝이었어요. 그런데 쿡은 여기에 '매달 조금씩 받는 길'을 더했어요. 음악을 듣는 애플 뮤직, 사진을 저장하는 아이클라우드, 앱을 파는 앱스토어처럼, 한 번 쓰기 시작하면 계속 이어지는 서비스들이에요.
빵을 한 번 파는 빵집과, 매달 빵을 배달해 주는 구독 빵집의 차이를 떠올리면 쉬워요. 기계를 새로 안 사는 달에도 음악과 저장 공간 값은 꼬박꼬박 들어오니까요. 이렇게 '계속 들어오는 돈'을 키운 게 쿡 시대 애플의 핵심이에요. 기계만 팔 때보다 회사가 흔들릴 일이 줄어든 거죠.

팀 쿡 이야기가 흥미로운 건, 우리가 흔히 가진 생각을 뒤집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보통 새로운 걸 '발명한 사람'만 대단하다고 여기지만, 이미 있는 걸 '제대로 굴러가게 만든 사람'도 그만큼 큰일을 해요.
쿡은 번쩍이는 아이디어로 유명해진 게 아니라, 부품이 흐르는 길을 다듬고 돈이 들어오는 방식을 바꿔서 회사를 키웠어요. 눈에 잘 안 띄는 자리에서 사슬을 팽팽히 당기는 일도, 무대 위 발표만큼 회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는 걸 보여 준 셈이에요.

팀 쿡은 애플을 새로 발명한 사람이 아니라, 더 단단하게 굴러가게 만든 사람이에요. 그는 창고에 쌓인 물건을 줄여 공급망을 팽팽하게 당겼고, 기계를 한 번 파는 회사에 매달 들어오는 서비스라는 새 기둥을 세웠어요. 화려한 발명만이 큰일이 아니라, 흐름을 잘 다스리는 것도 회사를 바꾼다는 것, 그게 쿡이 남긴 가장 또렷한 그림이에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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