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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양자”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아주 빠른 컴퓨터나 어려운 물리학 공식이 떠오르기 쉬워요. 그런데 질 브라사르의 이름이 다시 크게 불린 이유를 보려면, 속도보다 먼저 “정보를 어떻게 안전하게 다룰 수 있나”라는 질문을 봐야 해요.
2026년 3월 18일 발표된 2025년 ACM 튜링상은 찰스 베넷과 질 브라사르에게 돌아갔어요. ACM은 두 사람이 양자정보과학의 토대를 세우고, 보안 통신과 계산의 이해를 바꾼 공로를 인정했어요. 여기서 중요한 점은 브라사르 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베넷과 브라사르가 함께 만든 질문의 힘이에요.
ACM 튜링상은 컴퓨터과학 분야에서 매우 대표적인 상이에요. 그래서 이 수상 소식은 단순히 “유명한 과학자가 상을 받았다”는 뉴스로 끝나지 않아요. 컴퓨터과학이 무엇을 중요한 문제로 보는지 알려주는 신호처럼 읽을 수 있어요.
질 브라사르는 몬트리올대와 연결된 캐나다 컴퓨터과학자로, 양자암호 분야의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이 글에서 브라사르를 따라가는 길은 긴 전기나 업적 목록이 아니에요. 한 사람의 이름을 입구로 삼아, BB84라는 한 가지 아이디어가 왜 오래 살아남았는지 보는 길이에요.
양자정보과학은 양자 현상을 물질의 성질로만 보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자원으로 보는 분야예요. 쉽게 말하면, 양자를 “작고 이상한 세계”로만 보는 대신 “정보를 다루는 새로운 재료”로 보는 거예요. 종이를 편지지로 쓸 수도 있고, 봉투로 접어 비밀을 지킬 수도 있듯이요.
그 전환을 상징하는 이름이 BB84예요. 베넷과 브라사르는 1984년에 BB84로 알려진 초기 양자암호 프로토콜을 제안했어요. ACM은 이를 최초의 실용적 양자암호 프로토콜로 설명하지만, 이것이 1984년에 곧바로 현실 통신망에 실전 배치됐다는 뜻은 아니에요.
그래서 이 수상 소식이 다시 꺼낸 질문은 “양자기술이 얼마나 신기한가”가 아니에요. 더 정확히는 “BB84는 정보 보안의 규칙을 무엇으로 바꾸었나”예요. 다음으로 봐야 할 지점도 바로 거기에 있어요: 이 기술은 비밀 메시지를 직접 보내는 마법이 아니라, 비밀을 나눠 갖기 위한 규칙에서 출발해요.

암호에서 정말 까다로운 문제는 “메시지를 어떻게 숨길까”만이 아니에요. 그 메시지를 풀 수 있는 열쇠를 상대와 어떻게 똑같이 나눠 가질지도 큰 문제예요. 문을 튼튼하게 잠가도, 열쇠를 건네는 길이 허술하면 소용이 없는 것과 비슷해요.
여기서 말하는 비밀 키는 나중에 메시지를 암호화하거나 해독할 때 쓰는 둘만의 비밀값이에요. 예를 들어 두 사람이 같은 번호표를 몰래 갖고 있으면, 나중에 그 번호표를 기준으로 편지를 잠그고 풀 수 있어요. BB84가 바라본 핵심 문제도 바로 이 “같은 번호표를 안전하게 맞추는 일”에 가까워요.
그래서 BB84를 “양자 채널로 비밀 문장을 직접 보내는 기술”로 이해하면 조금 빗나가요. BB84의 핵심은 메시지를 양자 채널로 직접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암호에 쓸 비밀 키를 나누는 데 있어요. 즉 편지 자체를 양자로 날리는 장면보다, 편지를 열 열쇠를 두 사람이 맞춰 가는 장면을 떠올리는 편이 더 정확해요.
BB84의 원 논문은 1984년 회의 논문 “Quantum cryptography: Public key distribution and coin tossing”로 알려져 있어요. 베넷과 브라사르는 1984년에 BB84로 알려진 초기 양자암호 프로토콜을 제안했어요. ACM은 이를 최초의 실용적 양자암호 프로토콜로 설명하지만, 이것이 1984년에 곧바로 현실 통신망에 실전 배치됐다는 뜻은 아니에요.
여기서 양자 채널은 비밀 키의 재료를 나누는 데 쓰이는 양자 상태의 통로라고 보면 돼요. 마치 두 사람이 같은 퍼즐 조각 후보들을 주고받으며, 나중에 맞는 조각만 골라 열쇠를 만드는 과정 같아요. 중요한 점은 최종 목표가 “멋진 양자 메시지 전송”이 아니라 “둘만 공유할 키 만들기”라는 데 있어요.
그렇다고 BB84가 양자 채널만으로 모든 일을 끝내는 것은 아니에요. BB84도 공개 통신, 그러니까 고전적인 공개 대화를 함께 써요. 그리고 그 공개 통신이 정말 상대와 이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인증 같은 조건도 중요해요.
이 차이를 잡으면 BB84가 훨씬 덜 신비롭고, 오히려 더 흥미롭게 보여요. BB84는 비밀 메시지를 직접 옮기는 묘기가 아니라, 비밀 키를 나누는 규칙이에요.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바뀌어요. “무엇을 보냈나”가 아니라 “그 열쇠를 맞추는 동안 누가 끼어들면 어떻게 알아차릴까”가 되는 거예요.

암호를 떠올리면 보통 더 센 금고를 생각해요. 비밀번호를 더 길게 만들고, 계산을 더 어렵게 만들고, 문을 더 두껍게 잠그는 방식이죠. 그런데 BB84의 발상은 조금 달라요. 금고를 더 세게 만드는 대신, 누가 봉인을 건드리면 표시가 남게 만드는 쪽에 가까워요.
핵심은 이거예요. BB84는 도청을 마법처럼 없애는 기술이라기보다, 도청 시도가 양자 상태에 흔적을 남기게 하는 발상이에요. 누군가 편지를 몰래 읽고 다시 넣어 두면 겉으로는 그대로일 수 있지만, 아주 예민한 봉인이라면 만진 자국이 남을 수 있잖아요. BB84는 바로 그런 직관을 통신 규칙으로 바꿔요.
여기서 말하는 도청 감지는 “아무도 절대 못 본다”는 뜻이 아니에요. 둘이 나눈 값 가운데 일부를 나중에 비교해 보고, 이상한 흔들림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향에 가까워요.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비밀을 완벽히 숨겼나”가 아니라 “누가 끼어들었을 때 알아차릴 단서가 생기나”로 바뀌어요.
이 점이 기존의 계산 문제 기반 보안과 대비돼요. 많은 보안 방식은 어떤 계산을 풀기 매우 어렵다는 데 기대요. 아주 복잡한 자물쇠를 걸어 두고, 현실적인 시간 안에는 열기 어렵게 만드는 셈이에요. BB84가 특별했던 이유는 보안을 어려운 계산 문제만이 아니라 물리 법칙 위에 놓으려 했다는 점이에요.
물론 BB84가 양자 채널 하나로 모든 일을 끝내는 것은 아니에요. BB84도 고전적인 공개 통신을 함께 쓰고, 그 공개 통신이 정말 상대와 이어져 있는지 확인하는 인증 같은 조건이 중요해요. 그러니 “양자라서 무조건 안전하다”라고 외우면 오히려 핵심을 놓쳐요. 더 정확한 말은 “양자의 성질을 보안 규칙으로 번역했다”예요.
이 관점은 양자정보과학이라는 분야와도 이어져요. 양자정보과학은 양자 현상을 물질의 신기한 성질로만 보지 않고, 정보를 처리하고 전송하는 자원으로 보는 분야예요. 전자는 작고 이상하게 움직인다는 설명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그 이상함으로 어떤 통신 규칙을 만들 수 있는지 묻는 거죠. BB84는 그 질문을 아주 선명하게 보여 준 사례예요.
그래서 BB84를 “절대 안전한 제품”처럼 기억하면 너무 좁아요. BB84의 변형은 여러 양자통신 네트워크에서 구현되어 왔지만, 그렇다고 기존 인터넷 보안 전체를 대체했다는 뜻은 아니에요. 더 오래 남는 의미는 따로 있어요. 정보 보안이 수학의 어려움뿐 아니라 물리 법칙과도 만날 수 있다는 출발점을 보여 줬다는 점이에요.
2026년 3월 18일 발표된 2025년 ACM 튜링상은 질 브라사르와 찰스 베넷의 BB84를 다시 보게 만든 계기였어요. BB84의 핵심은 비밀 메시지를 양자 채널로 직접 보내는 데 있지 않고, 나중에 암호에 쓸 비밀 키를 나누는 규칙에 있어요.
그래서 BB84를 “절대 뚫리지 않는 기술”로 기억하면 핵심을 놓치기 쉬워요. 더 중요한 의미는 도청 시도가 양자 상태에 흔적을 남기게 한다는 성질을 보안의 규칙으로 바꾸고, 정보 보안을 어려운 계산 문제뿐 아니라 물리 법칙 위에서도 생각하게 만들었다는 데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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