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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792년, 15살의 한 독일 소년이 노트에 적어둔 추측 하나가 그 후 100년 동안 세계 모든 수학자들을 무릎 꿇렸다.
소년의 이름은 카를 프리드리히 가우스였다.
나중에 역사는 그를 "수학의 왕자"라고 부르지만, 이때 그는 숫자에 빠진 10대 소년이었다.
가우스가 집착한 것은 소수였다.
소수란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눠지는 수, 즉 2, 3, 5, 7, 11처럼 어떤 수로도 딱 나눠지지 않는 수다.
수가 커질수록 소수는 점점 드물게 나온다.
1부터 10까지 소수는 4개다.
1부터 100까지는 25개, 1부터 1,000까지는 168개.
가우스는 이 패턴을 직접 표로 정리하며 깨달았다. 소수가 드물어지는 속도에 일정한 규칙이 있다고.
이것이 바로 소수정리다.
수가 커질수록 소수가 얼마나 드물어지는지를 수식으로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그 증명이 100년 동안 불가능했다.
1859년, 독일 수학자 베른하르트 리만이 결정적 힌트를 남겼다.
그는 소수의 문제를 풀기 위해 복소함수라는 도구를 끌어들였다.
복소함수란 실수가 아닌 허수, 즉 제곱하면 음수가 되는 수를 포함한 더 넓은 세계에서 작동하는 함수다.
2D 지도로 못 찾는 길을 3D 지형으로 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리만은 그 힌트만 남기고 37세에 세상을 떠났다.
증명 없이.

훗날 100년 난제를 푼 이 수학자는, 일곱 살 때 학급 산수 시험에서 거의 점수를 받지 못했다.
자크 아다마르는 나중에 쓴 책 『수학적 발명의 심리학』에서 직접 고백했다.
"나는 7학년이 될 때까지 산수에서 꼴찌이거나 거의 꼴찌였거든."
산수를 못했다는 말은, 빠른 암산과 계산 실수 없이 숫자를 처리하는 일이 서툴렀다는 뜻이다.
오늘날로 치면 구구단 시험에서 버벅이는 아이가 나중에 암호 알고리즘을 개발한 꼴이다.
계산 속도와 수학적 사고는 완전히 다른 능력이다.
중학교 무렵 수학에 눈을 뜬 뒤 성장 속도는 달라졌다.
그는 파리 고등사범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고등사범학교는 프랑스 전체에서 가장 총명한 학생들이 모이는 곳으로, 오늘날로 치면 전국 최상위 0.01%가 모이는 엘리트 연구대학이다.
22세에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수 꼴찌가 수학 최고 엘리트 코스를 걸은 셈이다.
그는 평생 자기 자신을 "수학머리는 타고난다"는 통념의 가장 강력한 반증으로 내세울 수 있었다.

1896년,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모르던 두 수학자가 같은 해에 같은 정리를 따로 증명해냈다.
31세의 아다마르는 파리에서 리만이 남긴 힌트를 붙들었다.
핵심 전략은 리만 제타 함수의 영점 분석이었다.
제타 함수란 소수의 분포를 복소수 세계에서 들여다보는 수학 도구다.
아다마르는 이 함수의 특정 영역에 영점이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것만으로 소수정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같은 해, 벨기에 루뱅대학교의 교수 샤를 드 라 발레-푸생이 독립적으로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서로를 전혀 모른 채, 다른 방법으로, 같은 해에.
이런 현상을 학계에서는 다중 발견이라고 부른다.
어떤 아이디어가 시대적으로 "익을 때가 됐다"고 느껴질 때 서로 모르는 연구자들이 동시에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 경우다.
뉴턴과 라이프니츠가 미적분을 동시에 발견한 것도 같은 패턴이었다.
100년 동안 반 전체가 손도 못 댄 수학 문제를, 두 학생이 혼자 풀어서 같은 날 제출한 셈이다.
우연이라고 치부하기엔 너무 깔끔한 결말이다.

100년 난제를 푼 대가는 너무 컸다.
그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세 아들을 모두 전쟁터에 묻었다.
1916년, 베르됭 전투.
1차 세계대전 중 프랑스와 독일이 열 달간 맞붙은 이 전투에서만 70만 명 이상이 전사했다.
아다마르의 큰아들 피에르와 둘째 아들 에티엔이 그곳에서 죽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중, 셋째 아들 마티외마저 잃었다.
아다마르는 유대인이었다.
1940년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하자 그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망명했다.
전쟁이 끝난 후 귀국했을 때, 세 아들 중 단 한 명도 곁에 없었다.
1865년에 태어나 1963년에 97세로 세상을 떠났다.
한 사람이 보불전쟁부터 냉전, 우주시대까지 모두 눈으로 봤다.
그 긴 시간 동안 자식 셋을 한 명씩 전쟁에 빼앗겼다.
영원불변한 수학적 진리를 증명하는 데 평생을 바친 사람이, 가장 사랑한 것들이 하나씩 사라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숫자가 사람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97년이라는 그 긴 삶이 그에게는 선물이었을까, 형벌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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