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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독일 최고 수학자가 영국까지 건너간 이유는 단 하나, 리틀우드라는 사람이 정말 존재하는지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서였어요.
에드문트 란다우는 1900년대 초 괴팅겐 대학에서 정수론을 가르치던 유럽 수학계의 거물이었어요.
정수론이란 소수와 정수의 패턴을 연구하는 분야인데, 당시 유럽에서 가장 치열하게 연구되던 영역이었거든요.
그런데 란다우에게 몇 년째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었어요.
191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유럽 수학 학술지에는 "Hardy-Littlewood" 라는 이름이 찍힌 논문이 100편 가까이 쏟아졌어요.
하디는 학회에 꼬박꼬박 나타났는데, 리틀우드라는 사람은 유럽 어느 학회장에서도 본 사람이 없었어요.
5년간 같은 팀으로 일했는데 그 동료를 화상통화 화면으로조차 한 번도 못 본 상황이에요.
란다우는 진지하게 의심하기 시작했어요.
리틀우드는 하디가 자기 혼자 쓴 논문을 포장하려고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아닐까 하고요.
그래서 란다우는 직접 영국으로 건너갔어요.
케임브리지에서 리틀우드를 눈앞에서 확인하고 나서야, 이 사람이 실제로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걸 인정했어요.

두 천재가 35년간 한 번도 마주 앉아 토론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그들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동 연구자로 만들었어요.
고드프리 하디와 리틀우드는 둘 다 케임브리지 트리니티 칼리지 소속이었어요.
걸어서 10분이면 만날 수 있는 거리였는데, 두 사람은 협업 초기에 4가지 규칙을 정해버렸어요.
수학적 논의는 무조건 편지로만 한다, 얼굴을 보거나 말로 토론하는 건 없다.
상대방이 답장을 안 보내도 불이익이 없고, 편지에 틀린 내용이 있어도 비난받지 않는다.
이게 그 4가지 규칙의 핵심이었어요.
이 규칙이 만들어낸 건 압박 없는 사유였어요.
"이 아이디어가 틀리면 어쩌지"라는 두려움 없이 가장 날것의 생각을 편지에 털어놓을 수 있었거든요.
옆자리 동료와 슬랙으로만 일하기로 약속한 것과 비슷한데, 그 결과가 100편의 논문으로 나왔어요.
리틀우드는 인간이 결코 직접 볼 수 없는 곳에서 수학이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단 한 줄의 증명으로 보여줬어요.
소수는 2, 3, 5, 7처럼 1과 자기 자신으로만 나눠지는 수예요.
수학자들은 오래전부터 궁금했어요. 1부터 어떤 숫자 N까지, 소수가 정확히 몇 개나 있을까요?
카를 가우스는 18세기 말에 이것을 계산하는 근사 공식을 만들었어요.
Li(x)라는 적분 함수인데, 실제 소수 개수에 아주 가깝게 근접해요.
수십 억까지 계산해봐도 실제 소수 개수는 항상 이 공식보다 조금 작았어요.
100년 넘게 검증이 맞아떨어지자, 수학자들은 "이건 영원히 성립하겠다"고 믿었어요.
1914년, 리틀우드가 그 믿음을 깼어요.
어떤 천문학적인 숫자를 넘어가면 결국 소수의 개수가 가우스의 공식을 추월한다는 걸 증명했거든요.
그 전환점은 대략 10의 316제곱 이상으로 추정돼요.
우주 전체의 원자 개수가 약 10의 80제곱이에요.
인류가 컴퓨터를 총동원해 평생 계산해도 도달조차 할 수 없는 숫자인데, 리틀우드는 그 너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종이와 연필만으로 알아냈어요.
1조 번 동전을 던지면 앞면이 항상 조금 더 많이 나오는 것 같아도, 우주 나이만큼 던지면 결국 뒤집힌다는 걸 미리 알아낸 셈이에요.
리틀우드가 평생 다룬 가장 실용적인 수학은 소수도 적분도 아닌, 하늘로 날아가는 포탄의 궤적이었어요.
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리틀우드는 영국 왕립포병대 중위로 징집됐어요.
당시 영국군은 새로운 문제를 마주하고 있었어요.
비행기가 전쟁에 처음 등장했는데, 이걸 격추할 대공포 사격표가 형편없었거든요.
기존 사격표는 지면의 고정 목표물을 겨냥해 만든 거였어요.
빠르게 움직이는 비행기는 완전히 다른 탄도 계산이 필요했어요.
리틀우드는 탄도 방정식을 직접 수정해서 새로운 사격표를 만들었고, 이게 영국군 표준으로 채택됐어요.
평생 시를 쓰던 시인이 전쟁이 나자 미사일 유도 알고리즘을 군에 넘긴 것과 같은 충격이에요.
가장 추상적인 정수론을 연구하던 사람이, 가장 즉물적인 살상 무기의 정확도를 끌어올린 인물이기도 했거든요.
전쟁이 끝나자 리틀우드는 다시 케임브리지로 돌아가 소수를 연구했어요.
포탄의 궤적을 계산하든 10의 316제곱을 향해 가든, 그에게는 전부 그냥 같은 수학이었던 거예요.
그게 섬뜩하게 느껴지는 건 저만 그런 걸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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