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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파탄잘리가 누구였는지,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요가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그 사람, 이름은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그 이름 아래 실제로 몇 명이 있었는지는 지금도 논쟁 중입니다.
인도 학문의 역사에서 '파탄잘리'라는 이름은 세 개의 분야에 걸쳐 등장해요.
고대 산스크리트 문법 주석서인 마하바샤, 아유르베다 의학 전통의 고전인 차라카 삼히타, 그리고 우리가 아는 요가 수트라입니다.
인도 전통에서는 세 책을 모두 한 사람이 썼다고 보지만, 서구 학자들은 기원전 2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 사이의 서로 다른 인물들이라고 봐요.
셰익스피어의 정체를 두고 벌어지는 논쟁을 아시나요?
한 이름 아래 실은 여러 사람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는 그 논쟁이요.
파탄잘리가 정확히 그런 상황입니다.
결국 우리가 "요가의 창시자"라 부르는 사람이, 한 명인지 세 명인지조차 합의가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우리는 그의 이름을 요가의 기원으로 당연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파탄잘리가 정의한 요가에서, 우리가 아는 동작은 8분의 1에 불과했습니다.
그는 요가를 여덟 단계 수련 체계로 설계했어요.
이 체계를 아쉬탕가라고 부릅니다.
8과목짜리 정규 교육과정을 생각해 보세요.
국어, 수학, 역사, 과학, 철학, 음악, 미술, 그리고 체육이 있는데 체육 수업만 듣고 졸업장을 요구하는 셈이에요.
지금 전 세계 요가 스튜디오에서 벌어지는 일이 정확히 그렇습니다.
아쉬탕가의 8단계를 보면 더 명확해져요.
윤리 규범인 야마, 자기 절제인 니야마, 신체 자세인 아사나, 호흡 조절인 프라나야마, 감각 차단, 집중, 명상, 삼매의 순서로 이어집니다.
신체 자세 아사나는 8단계 중 딱 3번째일 뿐이에요.
숫자도 충격적입니다.
요가 수트라 전체는 196개의 경구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 중 신체 자세를 직접 다룬 구절은 딱 3개뿐입니다.
파탄잘리에게 요가는 자세가 아니라, 머릿속 알림을 끄는 기술이었습니다.
요가 수트라의 두 번째 경구, 그러니까 책을 펼치자마자 두 번째 문장에서 그는 이렇게 선언해요.
"요가스 치타 브리티 니로다하."
산스크리트어라 낯설지만, 뜻은 간단합니다.
"요가는 마음의 동요를 멈추는 것이다."
몸을 비트는 것도, 유연성을 기르는 것도, 운동을 하는 것도 아니에요.
스마트폰을 상상해 보세요.
카카오톡, 유튜브, 인스타그램, 이메일 앱들이 쉬지 않고 알림을 보내고 있는 상태.
파탄잘리가 말한 마음의 동요가 딱 그겁니다.
그는 마음에서 끊임없이 올라오는 생각, 기억, 욕망의 흐름을 다섯 종류로 분류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하나씩 꺼나가는 절차를 단계별로 처방했습니다.
앱 알림을 하나씩 무음으로 바꿔가는 작업처럼요.
그가 평생 씨름한 주제는 몸이 아니었습니다.
머릿속 소음이었어요.
오늘날 요가 매트 위에서 일어나는 일의 99%는, 파탄잘리가 본 적 없는 풍경입니다.
요가 수트라는 중세 인도에서 한때 거의 잊혀졌어요.
그러다 19세기 말, 비베카난다라는 힌두 승려가 미국과 유럽에서 강연을 하면서 다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비베카난다는 인도 사상을 서구에 처음 본격적으로 소개한 인물이에요.
그가 요가 수트라를 영어로 번역하고 강연했을 때 서구 지식인들은 열광했지만, 그가 소개한 건 명상과 철학이었지 신체 운동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시기에 이상한 일이 일어났어요.
1920년대에서 30년대 사이, 크리슈나마차리야라는 인도 스승이 등장합니다.
오늘날 "현대 요가의 아버지"라 불리는 그는, 인도 전통 체조와 영국식 체육관 운동을 결합해 완전히 새로운 신체 수련 체계를 만들어냈어요.
그리고 그 새로운 발명품에 파탄잘리의 이름이 붙어 전 세계로 팔려 나갔습니다.
누군가 내 책의 표지만 떼어, 전혀 다른 내용의 책에 붙여 베스트셀러로 만든 격이에요.
파탄잘리가 이 광경을 봤다면 뭐라고 했을까요.
그것도 "마음의 동요"라고 불렀을지도 모릅니다.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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