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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근대 화학의 아버지는 26살에, 세금 징수원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훗날 그의 목을 자르게 될 직업을, 그는 25년 전에 자기 손으로 골랐어요.
1768년, 라부아지에는 50만 리브르를 내고 페름 제네랄(Ferme générale)에 들어갔어요.
페름 제네랄은 왕의 세금을 민간이 대신 걷는 청부 조직이에요.
오늘날로 치면 국세청 업무를 통째로 위탁받은 민간 회사인데, 세금을 더 많이 걷을수록 자기 몫이 늘어나는 구조였어요.
목적은 단 하나였어요.
화학 실험실 운영비를 마련하는 거였어요.
당시 정밀 저울, 유리 기구, 수은을 갖춰 실험을 하려면 오늘날 스타트업 창업 비용과 맞먹는 돈이 필요했거든요.
그래서 그는 결정을 내렸어요.
"과학을 하려면 돈이 있어야 해."
대학원생이 학비를 벌려고 부업을 시작했는데, 그 부업이 결국 자신의 인생을 끝내는 상황이 된 거예요.

라부아지에 이전의 화학자들은 불 속에서 보이지 않는 물질이 빠져나간다고 믿었어요.
그 물질의 이름은 플로지스톤(phlogiston)이에요.
장작이 타고 재만 남는 이유가 플로지스톤이 공기 중으로 달아났기 때문이라는 거예요.
100년간 유럽 화학을 지배한 이 이론을, 라부아지에도 파리과학아카데미에서 처음 배웠어요.
그런데 거기서 의문이 생겼어요.
물질이 탈 때 뭔가가 빠져나간다면, 무게가 줄어야 하지 않나?
그는 정밀 저울로 연소 전후의 질량을 직접 쟀어요.
결과는 충격적이었어요.
무게가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나는 물질도 있었거든요.
이 실험에서 질량 보존 법칙이 나왔어요.
반응 전후로 물질이 새로 생기거나 사라지지 않는다는 법칙이에요.
오늘날 모든 화학 교과서 1장에 나오는 바로 그 내용이에요.
그리고 그는 불이 탈 때 새롭게 "들어가는" 기체를 발견했어요.
그 기체에 산소(oxygène)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그리스어로 "산을 만드는 것"이라는 뜻이에요.
결국 플로지스톤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요.
신입사원이 회사 매뉴얼 전체가 틀렸다고 증명하고 새로 써버린 것과 같아요.
그것도 자기가 처음 배운 정설을 직접 무너뜨리면서요.
라부아지에 책에 실린 정밀한 실험 도구 그림은, 단 한 장도 그가 그린 것이 아니에요.
전부 그의 아내 마리안 폴즈(Marie-Anne Paulze)의 손에서 나왔어요.
그녀는 13살에 라부아지에와 결혼했어요.
마리안은 영어를 독학해서 영국 화학자 조지프 프리스틀리(Joseph Priestley)의 논문을 직접 번역했어요.
프리스틀리는 산소를 실험실에서 처음 분리해낸 사람인데, 문제는 그 발견을 여전히 플로지스톤으로 설명했다는 거예요.
마리안이 번역하면서 라부아지에는 경쟁자의 데이터를 자신의 이론으로 흡수할 수 있었어요.
거기서 그치지 않았어요.
그녀는 화가 자크루이 다비드(Jacques-Louis David)에게 직접 그림을 배웠어요.
다비드는 당시 프랑스 신고전주의 화풍을 이끌던 대가였어요.
그 솜씨로 마리안은 실험 장치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도판으로 남겼어요.
오늘날로 치면 스타트업 공동창업자가 번역, 디자인, 기록을 혼자 맡아 돌린 거예요.
하지만 19세기 화학 교과서에 그녀의 이름은 거의 등장하지 않았어요.
이름은 지워졌지만, 그녀가 그린 그림은 지금도 교과서에 실려 있어요.
1794년 5월 8일 아침, 파리는 단 하루에 28개의 머리를 잘라냈어요.
페름 제네랄 회원 28명이 같은 날 재판을 받고, 같은 날 단두대에 올랐어요.
라부아지에는 그중 27번째였어요.
재판에서 그는 집행 연기를 요청했어요.
이유는 하나, 아직 진행 중인 실험이 있다는 거였어요.
재판소는 거부했어요.
혁명 정부의 눈에 페름 제네랄은 귀족과 결탁해 가난한 시민의 세금을 착취한 집단이었어요.
과학자인지 세금 징수원인지는 아무 상관이 없었어요.
그가 붙인 직함은 "화학자"였지만, 재판소가 본 것은 "세금 징수원"이었어요.
그를 살릴 수 있었던 건 화학이 아니라 정치였어요.
그리고 정치는 그를 외면했어요.
이튿날, 수학자 조제프루이 라그랑주(Joseph-Louis Lagrange)가 펜을 들었어요.
라그랑주는 당대 유럽 최고의 수학자로, 감정보다 정확한 계산에 익숙한 사람이었어요.
그런 그가 이렇게 썼어요.
"그 머리를 자르는 데는 한순간이면 충분했지만, 같은 머리를 다시 만들려면 100년이 걸릴 것이다."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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