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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969년 어느 날, 39세 여성 약학자에게 마오쩌둥의 군사 기밀이 떨어졌어요.
임무는 단 하나였어요.
말라리아를 잡는 신약을 개발하라.
당시 베트남전이 한창이었거든요.
북베트남 전선에서 군인들이 총에 맞아 죽는 것보다 말라리아로 쓰러지는 경우가 더 많았어요.
마오쩌둥 입장에서 말라리아는 전쟁을 잃게 만드는 가장 큰 변수였어요.
그래서 1967년, 523 프로젝트(五二三项目)가 만들어졌어요.
말라리아 신약을 군사적으로 개발하는 극비 작전으로, 전국 과학자 수백 명이 동원됐어요.
투유유는 2년 뒤 그 팀의 책임자로 지명됐어요.
박사 학위도 없었어요.
해외 유학 경력도 없었어요.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극비 프로젝트를 신입급 연구자에게 맡긴 것과 같은 상황이었어요.

답은 처음부터 투유유의 손 안에 있었어요.
다만 추출 과정에서 매번 녹아 사라지고 있었어요.
투유유 팀이 뒤진 것은 전통 한방 처방전이었어요.
2천여 개 처방전을 훑고 그중 200여 종을 실험해 나갔어요.
그 과정에서 개똥쑥(青蒿, 칭하오)이라는 식물이 눈에 들어왔어요.
개똥쑥은 공원 화단에서도 볼 수 있는 평범한 쑥의 일종이에요.
그런데 전통 의학 기록에는 "열을 내린다"는 내용이 반복해서 등장했거든요.
말라리아의 가장 무서운 증상이 고열이니까, 충분히 주목할 만했어요.
문제는 추출 결과가 들쑥날쑥하다는 거였어요.
190번이 넘도록 실험을 반복했는데, 어떤 날은 효과가 나오고 어떤 날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마치 할머니 레시피대로 요리했는데 계속 맛이 다른 것처럼, 뭔가 핵심 하나를 놓치고 있었어요.

문제는 열이었어요.
갈홍은 1600년 전에 이미 그 사실을 적어뒀어요.
투유유는 막혔을 때 고대 문헌을 다시 뒤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갈홍이 4세기에 쓴 《주후비급방(肘后备急方)》을 펼쳤어요.
갈홍은 진(晋)나라 시대 의사로, 이 책은 오늘날로 치면 가정용 응급처치 매뉴얼 같은 거예요.
거기에 이런 구절이 적혀 있었어요.
"개똥쑥 한 줌을 물에 담가 즙을 짜서 마셔라."
끓이지 말고, 차게 마시라는 뜻이었어요.
투유유는 그 문장에서 멈췄어요.
"끓이지 말라고? 혹시 고온이 유효 성분을 파괴하는 거 아닐까?"
그 의심 하나가 방향을 완전히 바꿔버렸어요.
투유유는 기존의 고온 추출을 버리고 저온 에테르 추출법으로 전환했어요.
에테르는 끓는점이 낮아서, 식물 성분을 열로 파괴하지 않고 녹여낼 수 있거든요.
그리고 실험 결과는 달라졌어요.
191번째 시도에서 마침내 아르테미시닌(青蒿素)이 분리됐어요.
20세기 화학자가 1600년 된 응급처치 책에서 실험 조건을 찾아낸 거예요.
구글에도 없는 답을 증조할머니 일기장에서 발견한 것과 같은 순간이었어요.

2015년 노벨 위원회가 호명한 이름은 중국과학원 원사 명단에 없었어요.
아르테미시닌을 분리했다고 바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안전한지 먼저 확인해야 하는데, 1972년 당시엔 동물 실험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투유유는 팀원 3명과 함께 직접 복용하기로 했어요.
"우리가 먼저 먹어볼게요."
그 말 한마디로 네 사람이 임상 전 인체 실험에 자원했어요.
간 독성이 없다는 걸 자기 몸으로 확인한 거예요.
1973년 임상 시험이 성공했어요.
아르테미시닌은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백만 명의 말라리아 환자를 살렸고, 2015년 투유유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어요.
중국 여성 과학자 최초의 노벨상이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반전이 있어요.
투유유는 박사 학위가 없고, 해외 유학 경력도 없고, 중국 최고 학술 기관인 중국과학원 원사 자격도 없어요.
원사는 쉽게 말해 "중국이 공식으로 인정한 최고 과학자 클럽" 회원이에요.
그런데 그 클럽은 노벨상 수상자 투유유를 심사에서 여러 차례 탈락시켰어요.
그래서 그는 지금도 삼무(三无) 과학자, 세 가지가 없는 과학자로 불려요.
회사 최고 공로상을 받았는데 정작 임원 명단에는 이름이 없는 상황이에요.
1600년 된 책 한 줄을 읽을 줄 아는 사람이 구한 목숨이 수백만이에요.
학위증이나 원사 배지가 아니라요.
그렇다면 과학에서 진짜 자격이란 무엇일까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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