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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이 처음 수학 논문을 발표했을 때, 그는 스스로 강단에 설 수 없었어요.
나이가 너무 어렸거든요.
1847년, 에든버러 왕립학회는 14살 소년이 쓴 논문 한 편을 받았어요.
타원 곡선의 수학적 성질을 다룬 논문이었는데, 내용이 워낙 정교해서 학회 측은 처음에 저자 나이를 믿지 않았어요.
결국 맥스웰의 교수가 대신 단상에 올라 논문을 낭독해야 했어요.
더 놀라운 건 맥스웰이 처음부터 천재 취급을 받진 않았다는 점이에요.
어릴 때 붙여진 별명은 "멍청이(Daftie)"였어요.
스코틀랜드 시골에서 유년기를 보낸 맥스웰은 도시 아이들과 다른 억양과 투박한 옷차림 때문에 놀림을 받았고, 교사는 그를 "배움이 느린 아이"로 봤어요.
그런데 그 "멍청이"가 불과 몇 년 만에 왕립학회 논문을 냈어요.
속도가 느린 게 아니었어요.
그냥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던 거예요.

전기와 자기는 19세기 초까지 완전히 별개의 현상이었어요.
번개와 나침반이 같은 원리로 움직인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거든요.
맥스웰은 달랐어요.
마이클 패러데이라는 실험 물리학자가 남긴 수천 페이지의 실험 노트를 읽다가, 맥스웰은 그 안에서 수식을 봤어요.
패러데이는 수학을 몰랐지만 현상을 정확하게 묘사했고, 맥스웰은 그걸 방정식으로 번역했어요.
1865년, 맥스웰은 논문 한 편을 발표해요.
제목은 "전자기장의 동역학 이론"이었어요.
그 안에는 방정식 4개가 있었어요.
이 방정식들이 말하는 내용을 아주 단순하게 요약하면 이래요.
전기장이 변하면 자기장이 생기고, 자기장이 변하면 전기장이 생겨요.
이 두 힘이 서로를 만들어내면서 공간 속으로 퍼져나가요. 파동처럼요.
맥스웰은 그 파동의 속도를 계산했어요.
결과가 나왔을 때, 그는 아마 잠시 멈췄을 거예요.
계산값이 빛의 속도와 정확히 일치했거든요.
"빛 자체가 전자기파라는 결론을 피하기 어렵다."
맥스웰이 논문에 직접 쓴 문장이에요.
전기, 자기, 빛이 하나였어요.
인류가 수천 년 동안 따로따로 연구한 것들이 사실은 같은 것이었어요.

맥스웰이 세계 최초의 컬러 사진을 만든 것도 이 무렵이에요.
전자기 연구를 하던 물리학자가 갑자기 카메라 앞에 섰다는 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어요.
하지만 맥스웰에게는 같은 문제였어요.
눈이 색을 인식하는 원리를 연구하던 맥스웰은, 빨간색 필터, 초록색 필터, 파란색 필터를 차례로 통해 타탄 리본을 세 번 촬영했어요.
타탄은 스코틀랜드 전통 격자무늬 천이에요.
그리고 이 세 장의 사진을 동시에 스크린에 겹쳐 투영했어요.
1861년 왕립학회 강연장에서 세상은 처음으로 컬러 이미지를 봤어요.
오늘날 모든 디스플레이가 쓰는 RGB 원리가 바로 그날 증명된 거예요.
맥스웰은 전자기학도, 색각 이론도, 기체 분자 운동론도 연구했어요.
각각이 별도의 학자 한 명의 일생을 채울 만한 주제였어요.
그런데 맥스웰은 이 모든 걸 48년의 짧은 생애 안에 했어요.

맥스웰의 방정식은 전파의 존재를 예측했어요.
하지만 맥스웰 본인은 그 전파가 실제로 잡히는 걸 보지 못했어요.
1879년, 맥스웰은 48세에 복부암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8년 뒤인 1887년, 독일 물리학자 하인리히 헤르츠가 실험실에서 전파를 실제로 발생시키고 감지하는 데 성공했어요.
맥스웰의 방정식이 옳았다는 게 증명된 거예요.
그런데 헤르츠는 이렇게 말했어요.
"내가 발견한 전파는 아무 실용적 가치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10년 뒤, 마르코니가 그 전파로 대서양 횡단 무선 통신을 성공시켰어요.
오늘날 우리가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보고, 지하철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 전부 맥스웰의 방정식에서 나온 거예요.
아인슈타인은 연구실 벽에 세 사람의 사진을 붙여놨어요.
뉴턴, 패러데이, 그리고 맥스웰이었어요.
아인슈타인은 맥스웰의 업적을 "뉴턴 이후 물리학이 경험한 가장 심오하고 가장 풍요로운 것"이라고 불렀어요.
세상을 바꾼 방정식을 쓴 사람이, 그 방정식이 세상을 바꾸는 걸 보지 못하고 떠났어요.
그러니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손 안의 스마트폰이, 어쩌면 맥스웰에게 보내는 가장 긴 편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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