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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토머스 영은 2살 때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그냥 글자를 알아보는 수준이 아니라, 성경 전체를 두 번씩 읽어냈어요.
14살이 됐을 때 그가 읽을 수 있는 언어는 13개였어요.
라틴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아라비아어, 페르시아어, 터키어에 시리아어까지.
단순히 언어를 수집한 게 아니에요.
그 언어들로 의학서를 원문 그대로 읽고 번역했어요.
오늘날로 치면, 중학교 입학 전에 7개국어로 의학 논문을 독해하는 아이와 같아요.
그는 퀘이커교 집안에서 태어났어요.
퀘이커교는 당시 영국에서 대학 입학이 막혀 있던 종교적 소수자 집단이었어요.
그래서 도서관과 개인 교사가 그의 유일한 학교였죠.
의과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눈의 초점 조절 원리를 직접 실험으로 밝혀냈어요.
눈이 어떻게 가까운 것과 먼 것을 번갈아 볼 수 있는지, 당시 아무도 설명 못 하던 메커니즘을요.
그걸 23살에 혼자 풀어냈어요.

1801년 토머스 영이 빛의 정체를 밝혔을 때, 영국 과학계는 그를 천재라 부르는 대신 "뉴턴을 모르는 자"라 불렀어요.
그가 발표한 건 이중슬릿 실험, 빛이 파동이라는 걸 직접 눈으로 보여준 역사적 실험이었어요.
실험은 이런 거예요.
얇은 판에 두 개의 좁은 틈을 뚫고 빛을 비추면, 뒤편 화면에 밝고 어두운 줄무늬가 교차해서 생겨요.
물결 두 개가 만날 때 서로 강해지거나 약해지는 것처럼, 빛도 같은 방식으로 행동한다는 직접 증거였어요.
문제는 당시 영국 과학계가 뉴턴의 권위 아래 완전히 눌려 있었다는 거예요.
뉴턴은 빛이 작은 입자들의 흐름이라고 주장했고, 그 이후 100년간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거든요.
영이 발표를 마치자마자, 에든버러 리뷰라는 당대 최고 권위의 과학 잡지가 익명의 평론을 실었어요.
"뉴턴을 한 번이라도 제대로 읽었다면 이런 황당한 주장은 하지 않았을 거야."
나중에 밝혀진 저자는 물리학자도 아닌 법률가 헨리 브루엄이었어요.
영은 조용히 반박문을 썼어요.
"나의 실험은 사라지지 않아."
하지만 영국 과학계는 그 말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어요.
결국 이중슬릿 실험은 훗날 양자역학의 기초로 불리는 가장 유명한 실험이 됐어요.
영이 틀렸던 게 아니었어요.
세상이 따라오는 데 시간이 걸렸을 뿐이에요.

이집트 상형문자 해독의 첫 번째 열쇠를 찾은 사람은 토머스 영이었지만, 역사는 그 이름 대신 샹폴리옹을 기억해요.
1799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군이 로제타 근처에서 돌 하나를 발견했어요.
같은 내용을 세 가지 문자로 새긴 돌, 로제타석이었어요.
그리스어, 민중 문자, 그리고 수천 년간 아무도 읽지 못했던 이집트 상형문자가 나란히 새겨져 있었어요.
영은 이 수수께끼를 붙잡았어요.
1814년 무렵, 상형문자 안의 타원형 테두리인 카르투슈가 왕의 이름을 표시한다는 걸 알아냈어요.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라는 이름에 해당하는 소리를 상형문자 기호에 하나씩 대응시키는 데 성공했어요.
이건 단순한 퍼즐 풀기가 아니었어요.
상형문자가 뜻만이 아니라 소리도 나타낸다는 걸 처음으로 증명한 거예요.
수천 년간 닫혀 있던 이집트 문명으로 가는 문을 처음 연 순간이었어요.
하지만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은 영의 연구를 이어받아 1822년에 완전한 해독 체계를 발표했어요.
영이 연 문을 샹폴리옹이 활짝 밀어젖힌 거예요.
역사는 완성자의 이름을 기억했어요.
샹폴리옹은 프랑스의 영웅이 됐고, 영은 조용히 잊혔어요.
문을 여는 사람과 들어가는 사람 중, 세상은 언제나 들어가는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거든요.

토머스 영이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 사람"이라는 이름을 얻은 건, 그가 죽고 나서였어요.
1829년, 55살에 세상을 떠났고, 죽는 순간까지 이집트어 사전 원고를 쓰고 있었어요.
오늘날 교과서에 남은 그의 이름은 딱 하나예요.
영률(Young's modulus), 물체가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늘어나고 줄어드는지를 나타내는 수치.
건축가와 엔지니어가 매일 쓰는 그 값이에요.
하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에요.
그는 눈의 초점 메커니즘을 밝혔고, 빛이 파동임을 증명했어요.
색각 이론의 기초도 그가 놓았는데, 색각 이론이란 우리 눈이 빨강·초록·파랑 세 가지 색을 조합해 모든 색을 인식한다는 원리예요.
로제타석 해독의 첫 열쇠, 음향학 연구, 의학까지.
한 사람이 이 모든 분야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했어요.
영국 작가 앤드루 로빈슨은 그에게 이 이름을 붙였어요.
"마지막으로 모든 것을 이해한 사람."
18세기까지는 한 사람이 당대의 지식 전체를 파악하는 게 가능했어요.
영은 그 마지막 시대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 사람이었어요.
그 이후로 세상은 너무 빠르게, 너무 넓게 뻗어나갔어요.
우리가 토머스 영을 모르는 이유는 그가 실패해서가 아니에요.
너무 많은 것을 했기 때문이에요.
한 분야에서 위대하면 그 분야의 영웅이 되지만, 모든 분야에서 결정적인 기여를 하면 어느 분야도 그를 자기 영웅으로 챙기지 않거든요.
그는 어디에나 있었고, 그래서 어디에도 없었어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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