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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갈릴레오는 죽을 때까지 토성의 귀가 왜 사라지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1610년, 그는 처음으로 망원경을 토성에 겨눴고 깜짝 놀랐어요.
토성 양옆에 작은 혹 같은 게 붙어 있는 거예요.
그는 이걸 이탈리아어로 "오레키에", 즉 '귀'라고 불렀어요.
근데 2년 뒤 다시 봤더니 귀가 사라져 있었어요.
당황한 갈릴레오는 이런 메모를 남겼어요. "토성이 자기 아이들을 삼켜버렸나?"
1642년 갈릴레오가 세상을 떠났어요.
귀의 정체는 여전히 미스터리였고, 그 상태로 13년이 흘렀어요.
그리고 26살 네덜란드 청년이 더 강력한 망원경으로 토성을 다시 들여다봤어요.
크리스티안 하위헌스가 1655년에 발견한 건 귀가 아니었어요.
토성을 빙 두르는 거대한 고리였어요.
고리는 얇기 때문에, 지구와 토성의 각도가 바뀌면 고리가 정면으로 서서 납작하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여요.
갈릴레오가 "귀가 없어졌다"며 당황했던 건 바로 그 순간이었어요.
32년간의 수수께끼가 이렇게 풀렸어요.
그 해, 하위헌스는 토성에서 가장 큰 위성 타이탄도 발견했어요.
한 해에 토성의 비밀 두 개를 풀어버린 거예요.

하위헌스가 진자시계를 만든 건 단순히 시간을 알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17세기 선원들이 가장 두려워한 문제를 해결하려던 거였어요.
바다 한가운데서 자기가 지금 어디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요.
위도는 태양 높이로 잴 수 있어요.
하지만 경도, 즉 동서 방향 위치는 전혀 다른 문제예요.
경도를 계산하려면 "지금 기준점에서는 몇 시인가"를 알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정확한 시계가 필요해요.
당시 시계는 하루에 몇 분씩 틀어지는 수준이었어요.
하위헌스가 1656년에 완성한 진자시계는 이전 시계보다 100배 정확했어요.
그는 "드디어 경도 문제가 해결됐다"고 확신했어요.
근데 막상 배에 실어보니 전혀 달랐어요.
배가 흔들릴 때마다 진자도 같이 흔들려서 시계가 엉망이 됐어요.
게다가 적도 근처에서는 중력이 약해져 진자 주기 자체가 달라졌어요.
하위헌스는 포기하지 않았어요.
태엽과 스프링을 이용한 새로운 시계를 만들며 수십 년을 매달렸어요.
하지만 그의 생전에 이 문제는 끝내 풀리지 않았어요.
경도 문제가 실제로 해결된 건 약 100년 뒤예요.
영국의 시계공 존 해리슨이 흔들림에 강한 해양 크로노미터를 완성했을 때예요.
하위헌스는 방향을 옳게 잡았지만, 마지막 한 발짝은 다음 세대에게 넘긴 셈이에요.

하위헌스가 옳았어요.
뉴턴이 틀렸어요.
그런데 아무도 그 사실을 150년 동안 몰랐어요.
빛이 무엇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17세기 최대의 과학 싸움이었어요.
하위헌스는 빛이 파동이라고 주장했어요.
파동이란 물결처럼 퍼지는 진동이에요.
반면 뉴턴은 빛이 작은 알갱이들의 흐름인 입자라고 주장했어요.
1690년, 하위헌스는 《빛에 관한 논고》를 출판하며 파동 이론으로 빛의 굴절과 반사를 수학적으로 설명했어요.
설득력이 있었지만 유럽 과학계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어요.
5년 뒤 하위헌스가 세상을 떠났어요.
그리고 9년 뒤인 1704년, 아이작 뉴턴이 《광학》을 펴냈어요.
당대 유럽 최고의 권위자가 "빛은 입자다"라고 선언한 거예요.
유럽 과학계는 아무 이견 없이 뉴턴을 따랐어요.
하위헌스의 파동설은 교과서에서 조용히 사라졌어요.
그 상태가 100년 넘게 이어졌어요.
반전은 1801년에 왔어요.
영국의 물리학자 토마스 영이 이중 슬릿 실험을 했어요.
빛을 두 개의 좁은 틈으로 통과시키면 뒤쪽에 물결처럼 겹치는 간섭무늬가 생기는 실험이에요.
그 간섭무늬는 입자로는 절대 설명이 안 돼요.
파동이어야만 가능한 현상이에요.
하위헌스가 죽고 100년이 지나서야, 그의 이름이 복권된 거예요.

하위헌스의 마지막 원고 주제는 외계인이었어요.
그가 눈을 감기 직전까지 쓴 책의 제목은 《코스모테오로스》, 라틴어로 "우주를 관찰하는 자"라는 뜻이에요.
1695년 그가 세상을 떠난 뒤, 1698년에 출판됐어요.
그는 이 책에서 이렇게 주장했어요.
"지구가 우주에서 특별할 이유가 없다. 다른 행성들도 비슷한 조건이라면, 거기에도 생명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천문학자들이 평범성 원리, 즉 "지구는 우주에서 그냥 평범한 행성일 뿐이다"라는 생각과 똑같아요.
그는 심지어 별까지의 거리를 계산하는 데도 이 논리를 활용했어요.
"만약 시리우스가 우리 태양과 비슷한 별이라면, 태양만큼 밝게 보이려면 얼마나 멀어야 할까?"
이 질문 하나로 시리우스까지의 거리를 추산했어요.
정확한 값은 아니었지만, 방법 자체는 훗날 천문학이 실제로 쓰는 방식이었어요.
《코스모테오로스》는 출판 직후 유럽 여러 나라 언어로 번역됐어요.
17세기 사람이 수학으로 써내려간 외계 생명체 탐구서가, 죽은 뒤에야 독자를 만난 거예요.
하위헌스는 자기 생전에 거의 모든 싸움에서 졌어요.
빛의 본질을 두고는 뉴턴에게 묻혔고, 경도 문제도 다음 세대에게 넘겼어요.
근데 결국 그가 옳았어요.
그가 마지막으로 찾으려 했던 우주의 이웃은, 아직도 찾는 중이에요.
오늘도 어딘가의 망원경이 그 답을 가리키고 있어요.
그러고 보면 하위헌스는 진 게 아닐지도 몰라요.
TTS 음성이 없어요.
아래 버튼으로 나레이션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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