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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은 조선 불교가 산속에 갇혀 낡아 버렸다고 꼬집으며, 불교를 시대에 맞게 뜯어고쳐야 사람도 나라도 구할 수 있다고 외친 개혁 선언서예요. 여기서 '유신(維新)'은 낡은 것을 새롭게 고친다는 뜻이에요.
오래된 집을 생각해 볼까요.
벽에 곰팡이가 피고 문은 삐걱거리는데, 주인이 "조상 대대로 살던 집이니 손대면 안 된다"며 그냥 두면 어떻게 될까요.
결국 사람이 못 사는 집이 되겠죠.
한용운(1879년부터 1944년까지 살았고, 호는 만해예요)이 서른 즈음 조선 불교를 보고 느낀 게 바로 이거였어요.
그가 쓴 책 《조선불교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은 한마디로 "우리 불교, 이대로 두면 죽는다.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하자"는 주장이에요.
1909년 초에 쓰기 시작해 1910년 12월 8일 백담사에서 원고를 마쳤고, 1913년 5월 25일 회동서관에서 책으로 나왔어요.
낡은 관습을 붙들고 산속에 숨은 불교를 비판하면서, 평등과 스스로 깨닫는 힘, 불교가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가능성,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정신을 앞세운 책이에요.
한용운은 1908년에 일본을 여섯 달쯤 둘러봐요.
시모노세키, 교토, 도쿄, 닛코를 다니며 불교와 서양 철학을 배우고, 도쿄 조동종대학에서 아사다 교수에게 배우기도 했어요.
새 문물이 빠르게 바뀌는 걸 직접 본 거죠.
스마트폰으로 치면, 최신 업데이트가 쏟아지는 세상을 보고 온 셈이에요.
그런데 조선으로 돌아와 보니 우리 불교는 몇백 년 전 버전 그대로였어요.
게다가 이 무렵은 나라가 일본에 넘어가던 때예요.
1910년에 경술국치로 나라를 잃죠.
한용운은 이렇게 답답한 시절에 "불교가 스스로 낡음을 떨쳐 내지 못하면 세상을 구할 힘도 없다"고 본 거예요.
그래서 남을 탓하기 전에 불교 안부터 고치자고 펜을 들었어요.
책의 핵심은 "불교를 산에서 세상으로 내려오게 하자"예요.
사람들과 동떨어진 채 옛 관습만 지키던 불교를, 시대와 함께 걷는 불교로 바꾸자는 거죠.
낡은 모습과 그가 그린 새 모습을 견주면 이렇게 정리할 수 있어요.
| 낡은 조선 불교 | 유신한 불교 |
|---|---|
| 깊은 산속에 고립됨 | 사람들 사는 세상 속으로 |
| 옛 관습을 그대로 답습 | 시대에 맞게 고쳐 나감 |
| 어려운 한문에 갇힘 | 누구나 알아듣게 풀어 줌 |
| 신분·계급을 나눔 | 모두가 평등함 |
한용운은 불교가 원래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가르침인데, 조선에서는 오히려 세상과 담을 쌓고 굳어 버렸다고 봤어요.
그래서 평등과 스스로를 깨닫는 힘을 되살리고, 멈춰 선 자리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진보의 정신을 불어넣자고 했죠.
오래된 집을 부수자는 게 아니라, 기둥은 살리되 사람이 살 수 있게 고치자는 이야기였어요.
(평등에 관한 그의 생각은 따로 더 깊게 살펴볼 이야기라, 여기서는 개혁의 한 갈래로만 짚어 둘게요.)
이 책과 이어지는 그의 유명한 주장이 하나 있어요.
바로 승려도 결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죠.
그는 1910년 3월에 대한제국 중추원에 승려 결혼을 허용해 달라는 [중추원 헌의서]를 냈고, 경술국치 뒤인 그해 9월에는 조선총독부 통감 데라우치에게 [승려취처에 관한 건백서]를 다시 제출해요.
그런데 결과는 어땠을까요.
두 청원 모두 그냥 묵살됐어요.
한 가지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어요.
이 주장이 곧바로 받아들여져 제도가 된 건 아니라는 거예요.
총독부도, 당시 불교계도 이를 못마땅해했고, 해방 뒤에도 그의 존재를 껄끄러워한 흐름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건 '이룬 성취'라기보다, 낡은 틀을 흔들어 보려 한 도전으로 기억하는 게 맞아요.
불교유신론은 스님만의 이야기가 아니에요.
"오래됐다고 무조건 옳은 건 아니다, 소중한 것일수록 시대에 맞게 손봐야 오래간다"는 태도가 담겨 있거든요.
학교든 회사든 오래된 규칙 앞에서 "원래 그런 거야" 하고 멈출 때, 한용운은 "정말 지금도 맞나"라고 묻자고 한 셈이에요.
동시에 그는 밖을 탓하기 전에 안부터 고치자고 했어요.
나라를 빼앗긴 답답한 시절에도, 자기가 몸담은 불교의 낡음을 먼저 들여다본 거죠.
이 순서, 즉 나 자신부터 새로워지자는 마음이 이 책이 오늘까지 살아 있는 이유예요.
《조선불교유신론》은 한용운이 1913년에 펴낸 불교 개혁 선언서예요.
'유신'은 낡은 것을 새롭게 고친다는 뜻이고, 그 핵심은 산속에 갇혀 굳어 버린 조선 불교를 세상 속으로 끌어내려 평등과 진보의 정신으로 되살리자는 것이었어요.
1908년 일본 시찰에서 빠르게 변하는 세상을 본 그가, 나라를 잃어 가던 시절에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 안부터 고치려 한 시도이기도 하죠.
승려 결혼 허용 주장처럼 당장 받아들여지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소중한 것일수록 시대에 맞게 고쳐야 오래간다"는 그 마음이 이 책을 지금까지 읽히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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