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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격물치지(格物致知)는 눈앞의 사물을 하나하나 파고들어 그 속에 담긴 이치(理)를 캐낼 때 비로소 참된 앎에 이른다는 공부법이에요. 마음속에서만 깨닫는 게 아니라, 바깥 세상의 사물과 책을 직접 살펴 이치를 차곡차곡 쌓아 가는 길입니다.
시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궁금해서 뒷뚜껑을 열고 톱니바퀴를 하나하나 들여다본 적 있나요?
그냥 "시간을 알려주는 물건"이라고 외우는 것과, 안을 뜯어보며 "아, 이 톱니가 저 톱니를 밀어서 바늘이 도는구나" 하고 알아채는 건 전혀 다른 앎이에요.
격물치지는 바로 이 두 번째 태도를 가리킵니다.
네 글자를 하나씩 뜯어볼게요.
格(격)은 사물에 다가가 캐묻는다는 뜻이고, 物(물)은 사물, 致(치)는 이르게 한다, 知(지)는 앎이에요.
이어 붙이면 "사물에 다가가 이치를 캐물어 앎에 이른다"가 됩니다.
원래 이 말은 유교 경전 《대학(大學)》에 나오는 공부 순서 가운데 하나였고, 남송의 학자 주희(朱熹), 곧 주자가 이 네 글자를 크게 풀어 자기 학문의 핵심 방법으로 세웠어요.
하야시 라잔(1583~1657년)은 이 주자학을 에도 막부의 공식 학문으로 자리 잡게 한 일본 유학자예요.
도쿠가와 막부 초대부터 4대 쇼군까지 곁에서 자문을 맡았죠.
그가 평생 붙든 주자학의 밑바탕에 바로 이 격물치지가 깔려 있습니다.
라잔의 젊은 시절을 보면 격물치지가 그의 몸에 밴 태도였다는 게 보여요.
그는 열세 살이던 1595년 교토의 겐닌지(建仁寺)에 들어가 불교를 배웠는데, 승려들이 머리를 깎고 출가하라고 권하자 이를 거절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러고는 스승 없이 혼자 힘으로 주자학 책을 파고들었어요.
남이 정리해 준 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대신, 스스로 책과 사물을 하나씩 캐물어 이치에 이르려는 태도.
이게 바로 격물치지의 정신이에요.
1604년에는 후지와라 세이카(藤原惺窩)를 만나 큰 영향을 받는데, 세이카의 학문 역시 주자의 사상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라잔은 이렇게 다진 공부를 바탕으로 1605년 초대 쇼군 도쿠가와 이에야스에게 발탁되었고, 훗날 막부의 학문 총본산이 되는 학문소(뒷날의 쇼헤코)의 기틀까지 놓게 돼요.
여기서 흔한 오해 하나를 풀어 볼게요.
"앎에 이른다"고 하면 눈을 감고 조용히 앉아 마음속으로 깨닫는 명상 같은 걸 떠올리기 쉬워요.
하지만 라잔이 따른 주자학의 격물치지는 방향이 반대예요.
답을 마음 안에서만 찾는 게 아니라, 밖에 있는 사물과 경전을 실제로 살펴 이치를 쌓아 가라는 거죠.
두 태도를 나란히 놓으면 이렇게 달라요.
| 구분 | 마음 안으로만 파고드는 길 | 격물치지 |
|---|---|---|
| 앎의 출발점 | 내 마음 하나 | 바깥의 사물과 책 |
| 방법 | 고요히 앉아 안을 들여다봄 | 하나하나 살피고 캐물음 |
| 앎이 쌓이는 방식 | 단번의 깨달음에 기댐 | 조금씩 쌓아 넓혀 감 |
실제로 라잔은 마음 안에서만 진리를 찾으려는 불교의 태도를 경계했고, 주자가 세운 이 바깥 탐구의 방법을 무기 삼아 당시 불교 세력을 비판하기도 했어요.
사물 하나에서 이치를 캐고, 또 다른 사물에서 이치를 캐고, 그렇게 모은 이치가 어느 순간 서로 이어지며 세상을 꿰뚫어 보는 넓은 앎으로 자란다는 것.
이게 라잔이 믿은 공부의 그림이었습니다.
검색창에 한 줄만 치면 잘 요약된 답이 쏟아지는 시대예요.
편하지만, 남이 뜯어 놓은 시계를 사진으로만 보는 것과 비슷하죠.
격물치지는 우리에게 조금 다른 걸 권합니다.
궁금한 게 있으면 요약본만 삼키지 말고 원래 자료를 직접 열어 보고, 사물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며 "왜 이렇게 될까"를 스스로 캐물어 보라는 거예요.
라잔이 절을 나와 혼자 책을 파고들었듯, 남의 결론을 외우는 자리에서 내가 직접 확인하는 자리로 한 발 옮기는 것.
그렇게 쌓인 앎은 쉽게 흔들리지 않아요.
400여 년 전 일본에서 통했던 이 공부법이 오늘도 낡아 보이지 않는 이유입니다.
격물치지는 사물(物)에 다가가(格) 그 속 이치를 캐물어 참된 앎(知)에 이르게(致) 한다는, 주자학의 핵심 공부법이에요.
하야시 라잔은 이 방법을 밑바탕에 두고 주자학을 에도 막부의 관학으로 세운 인물이고요.
마음 안에서만 답을 구하지 않고 바깥 세상을 직접 살핀다는 점, 단번의 깨달음이 아니라 이치를 하나씩 쌓아 넓혀 간다는 점, 이 두 가지만 기억하면 격물치지의 핵심을 잡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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