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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천리(天理)는 북송의 학자 정호가 다듬은 말로, 세상을 움직이는 참된 이치가 저 멀리 하늘에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하늘 그 자체가 곧 이치이고, 그 이치를 내 마음 안에서 바로 알아챌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비 온 뒤 무지개가 뜨는 데도, 봄이 되면 새싹이 돋는 데도 다 '그럴 만한 까닭'이 있지요.
우리는 그걸 자연의 법칙이라고 불러요.
정호(程顥, 1032년~1085년)는 이런 까닭, 즉 세상 모든 것이 그렇게 굴러가게 만드는 근본 이치를 '이(理)'라고 불렀어요.
그리고 이 이(理)를 우주의 가장 밑바탕, 곧 만물의 근본이라고 보았답니다.
여기에 '하늘 천(天)'을 붙인 게 바로 천리(天理)예요.
옛사람들은 '하늘'을 세상에서 가장 높고 어길 수 없는 것으로 여겼거든요.
그러니 천리라고 하면 '하늘처럼 절대적인, 세상의 참된 이치'라는 뜻이 돼요.
정호는 바로 이 천리를 자기 생각의 중심 기둥으로 삼았어요.
그의 생각은 책에서 배운 지식이 아니라 천리를 스스로 몸으로 겪어 깨달은 데서 나온 것이라고 전해져요.
정호가 남긴 유명한 한마디가 있어요.
바로 「天者理也(천자리야)」, 곧 '하늘이란 곧 이(理)이다'라는 말이에요.
이 말이 왜 특별할까요?
정호 이전 사람들에게 하늘은 흔히 사람 위에서 상도 주고 벌도 내리는, 인격을 가진 무서운 존재처럼 여겨지곤 했어요.
마치 저 위에서 우리를 지켜보는 임금님 같은 하늘이지요.
그런데 정호는 그 하늘을 '이치'라고 바꿔 말한 거예요.
하늘은 누군가 화내고 벌주는 인격이 아니라,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는 이치 그 자체라는 뜻이지요.
예를 들어 볼게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을 두고 '누가 시켜서'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냥 그것이 물의 이치예요.
정호에게 하늘도 그래요.
하늘이 봄·여름·가을·겨울을 어김없이 돌리는 것은 어떤 명령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가 이치이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하늘과 이치는 둘이 아니라 하나, 곧 천리가 되는 거예요.
천리가 저 하늘 꼭대기에만 있다면, 우리는 그걸 알 길이 없겠지요.
그런데 정호는 놀라운 말을 덧붙여요.
「只心便是天,盡之便知性(지심변시천, 진지변지성)」, 즉 '마음이 곧 하늘이니, 그 마음을 다하면 본성을 안다'는 거예요.
하늘이 곧 이치이고, 그 마음이 곧 하늘이라면, 결국 천리는 내 마음 안에 들어와 있다는 이야기가 돼요.
이치를 알고 싶으면 먼 데를 헤맬 게 아니라 내 마음을 깊이 들여다보면 된다는 거지요.
그래서 정호는 이렇게 말했어요.
「當處便認取,更不可外求(당처변인취, 갱불가외구)」, 곧 '바로 그 자리에서 알아챌 뿐, 다시 밖에서 구할 수 없다'는 뜻이에요.
마치 안경을 이마에 올려놓고 온 집을 뒤지는 사람 같다고 할까요.
진리는 멀리 있지 않고 이미 내 안에 있으니, 밖에서 찾아 헤매지 말고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알아채라는 말이에요.
지식과 진리의 뿌리를 사람의 마음 안에 둔, 아주 힘 있는 선언이었지요.
정호는 성격이 따뜻하고 너그러워서, 제자들이 그의 곁에 있으면 「如坐春風(여좌춘풍)」, 즉 '봄바람 속에 앉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대요.
이런 사람이 '이치는 네 마음 안에 있다'고 가르쳤으니, 배우는 이들에게는 큰 위로이자 자신감이었을 거예요.
정호가 천리를 '하늘=이치=내 마음'으로 이어 놓은 이 생각은 이후 성리학이라는 큰 흐름의 밑돌이 되었어요.
그의 학문은 양시(楊時)를 거쳐 훗날 주희(朱熹)에게까지 전해졌고, '마음 안에서 이치를 곧바로 밝힌다'는 방향은 �날 육구연(陸九淵)에게도 영향을 주었답니다.
참고로 정호 형제의 말은 《이정전서(二程全書)》에 모여 전하는데, 그 안에는 형 정호의 말인지 동생 정이의 말인지 딱 잘라 나누기 어려운 대목도 많다는 점은 알아 두면 좋아요.
천리(天理)는 정호가 세운 핵심 생각으로, 세 걸음으로 기억하면 쉬워요.
첫째, 세상을 움직이는 근본 이치를 '이(理)'라 부르고 이것이 우주의 밑바탕이에요.
둘째, 「天者理也」, 하늘은 벌주는 인격이 아니라 이치 그 자체예요.
셋째, 「只心便是天」, 그 이치는 내 마음 안에 있어서 밖에서 구할 게 아니라 지금 이 자리에서 바로 알아채면 돼요.
진리를 저 멀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 안으로 끌어들인 것, 그것이 천리 개념이 태어난 자리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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