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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타흐킥(taḥqīq)은 아랍어로 '진위를 따져 확인하기'라는 뜻이에요. 비루니는 권위나 소문에 기대지 않고, 직접 언어를 배우고 원전을 읽어 확인한 것만 사실로 받아들였어요.
타흐킥(taḥqīq)은 아랍어에서 '진리, 진짜'를 뜻하는 하크(haqq)에서 나온 말이에요.
그래서 타흐킥은 '진짜인지 아닌지 따져서 확인하기'라는 뜻이 돼요.
비유하면 이래요.
친구가 "저 가게 떡볶이가 세상에서 제일 맵대"라고 말했을 때,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게 아니라 직접 가서 한 입 먹어 보고 판단하는 태도예요.
비루니가 인도를 연구해 약 1030년에 완성한 대표작 제목이 바로 『타흐키크 마 릴힌드』예요.
우리말로 옮기면 "인도에 관해 전해지는 것들을 확인함" 정도가 돼요.
제목부터가 '나는 직접 확인했다'는 선언인 셈이죠.
타흐킥은 그가 세상을 대하는 방식 그 자체였어요.
비루니는 973년경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호라즘 지방에서 태어난 학자예요.
마흐무드 왕의 인도 원정에 44세에 동행해 인도에서 여러 해를 지냈고, 평생 146권에 이르는 책을 썼다고 전해져요.
그를 특별하게 만든 건 '무엇을 얼마나 많이 알았는가'가 아니에요.
'어떻게 확인했는가', 곧 타흐킥의 태도였어요.
그는 남이 전한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대신, 자기 눈과 손으로 다시 따져 보는 쪽을 택했어요.
비루니의 확인은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이뤄졌어요.
첫째, 언어를 직접 배웠어요.
그는 모어인 호라즘어 말고도 페르시아어·아랍어에 능통했고, 인도를 연구하려고 산스크리트어까지 익혔어요.
남의 번역에 기대지 않고 원전을 스스로 읽으려 한 거예요.
둘째, 원전을 읽고 대조했어요.
인도 현자 파탄잘리의 요가 수트라를 직접 번역하기도 했어요.
소문이 아니라 그들이 쓴 글에서 출발한 거죠.
셋째, 뭉뚱그리지 않고 구분했어요.
그는 힌두교를 하나로 묶지 않고, 교육받은 힌두교도와 그렇지 못한 사람을 나눠서 살폈어요.
이런 태도 덕분에 오리엔탈리스트 에두아르트 자하우는 그의 인도 연구서를 두고 "a magic island of quiet, impartial research"(검이 부딪치고 도시가 불타고 사원이 약탈당하는 세상 한복판의, 고요하고 편파적이지 않은 연구의 마법 같은 섬)라고 평했어요.
아랍어 자료는 같은 취지의 말을 무함마드 야신의 평으로 소개해, 원저자 표기가 갈리긴 해요.
비루니의 확인 정신은 인도에만 머물지 않았어요.
그는 널리 인정받던 이야기라도 근거가 약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하디스(예언자의 언행 기록)에 대해서도 회의적이어서, 사히흐 알부카리에 실린 아슈라 단식 관련 하디스를 역사적·천문학적 근거를 들어 반박했어요.
'많은 사람이 믿으니까 맞다'가 아니라 '증거가 그렇다고 말하는가'를 물은 거죠.
또 이븐 시나(아비센나)와 편지를 주고받을 때, 아리스토텔레스가 타원 궤도를 반대하며 든 논거가 허술하다고 느끼자 مذهول(마즈훌, '어리둥절하다')이라는 한마디로 놀라움을 표현했어요.
아무리 대가의 말이라도 논리가 약하면 그대로 두지 않은 거예요.
타흐킥의 진짜 힘은 '다 알아냈다'가 아니에요.
'여기까지는 확인됐고, 이다음은 아직 모른다'를 정직하게 나누는 데 있어요.
비루니는 지구가 도는지에 대해 자전설에 마음이 기울면서도, 자신은 이를 증명할 수도 반증할 수도 없다고 솔직히 인정했어요.
확인되지 않은 것을 확인된 것처럼 말하지 않은 거예요.
이 정직함은 오늘 우리에게도 그대로 쓸모가 있어요.
정보가 넘치는 시대일수록, 누가 말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으로 뒷받침되는지를 묻는 태도, 그리고 모르는 건 모른다고 남겨 두는 태도가 바로 타흐킥이에요.
타흐킥(taḥqīq)은 '진위를 따져 확인하기'라는 뜻이고, 비루니 인도 연구서 『타흐키크 마 릴힌드』의 제목에 그대로 담겨 있어요.
그는 언어를 직접 배우고, 원전을 읽고, 뭉뚱그리지 않고 구분하는 방식으로 확인했어요.
권위 있는 이야기라도 근거가 약하면 반박했고, 확인되지 않은 것은 모른다고 남겼어요.
결국 타흐킥은 '많이 아는 법'이 아니라 '확인한 것만 진실로 삼는 태도'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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