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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암상광학(camera obscura)은 어두운 방 한쪽에 작은 구멍을 뚫으면 맞은편 벽에 바깥 풍경이 저절로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빛이 언제나 곧게 나아가기 때문에, 구멍을 지난 빛줄기가 위아래와 좌우가 뒤집힌 상을 맺는 거예요. 이라크 바스라 출신의 학자 이븐 알하이삼(약 965년~약 1040년)이 이 현상을 처음으로 또렷하게 설명했어요.
한여름에 창문을 두꺼운 커튼으로 꽉 막은 방을 떠올려 보세요.
방은 캄캄한데 커튼에 바늘구멍만 한 틈이 하나 생겼다고 해봐요.
그러면 맞은편 하얀 벽에 바깥 골목이며 지나가는 사람이 뿌옇게 비쳐요.
신기하게도 그 그림은 위아래가 뒤집혀 있어요.
이게 바로 암상광학이에요.
'암상(暗箱)'은 어두운 상자, '광학'은 빛을 다루는 학문이라는 뜻이에요.
라틴어 이름 '카메라 옵스큐라(camera obscura)'도 그대로 '어두운 방'이라는 말이고요.
오늘날 우리가 쓰는 '카메라'라는 단어가 바로 여기서 나왔어요.
어두운 방에 뚫린 구멍 하나가 사진기의 먼 조상인 셈이에요.
핵심은 딱 하나예요.
빛은 휘지 않고 곧게만 나아간다는 거예요.
알하이삼은 이 성질을 아주 꼼꼼히 따졌어요.
어떤 풍경이든 밝은 부분에서는 빛이 사방으로 뻗어 나와요.
그런데 방과 바깥 사이에 작은 구멍 하나만 열어두면, 그 수많은 빛줄기 중에서 구멍을 통과할 수 있는 것만 안으로 들어와요.
나무 꼭대기에서 나온 빛은 곧게 내려오면서 구멍을 지나 벽의 아래쪽에 닿고, 나무 밑동에서 나온 빛은 곧게 올라가면서 구멍을 지나 벽의 위쪽에 닿아요.
두 빛줄기가 구멍에서 서로 엇갈리기 때문에 위아래가 뒤바뀌는 거예요.
좌우도 같은 이유로 뒤집히고요.
구멍이 작을수록 엇갈리는 빛이 정리되어 그림이 또렷해지고, 구멍이 커지면 여러 빛이 겹쳐 흐릿해져요.
알하이삼은 여러 개의 등불을 켜놓고 구멍 앞에서 하나씩 가려 보며, 각 등불의 빛이 벽에서 제자리를 지키는 걸 확인했어요.
빛이 서로 섞이지 않고 곧게 간다는 걸 실험으로 보여준 거예요.
그는 이 어두운 방을 주로 부분일식을 관찰하는 데 썼어요.
해를 맨눈으로 오래 쳐다보면 눈이 상하잖아요.
그런데 암상광학을 쓰면 해를 직접 보지 않고도 벽에 비친 해의 모습을 안전하게 살필 수 있어요.
달이 해를 조금씩 가리는 동안, 벽에 맺힌 둥근 빛이 한쪽부터 이지러지는 걸 그대로 볼 수 있었던 거예요.
이 이야기는 그가 쓴 일곱 권짜리 책 《광학의 서》(كتاب المناظر, 키타브 알마나지르)에 담겨 있어요.
1011년부터 1021년 사이에 쓴 책인데, 여기서 그는 빛과 눈으로 보는 것에 관한 여러 생각을 하나하나 실험으로 확인하며 적어 나갔어요.
암상광학은 그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에요.
어두운 방에 상이 맺힌다는 사실 자체를 맨 처음 눈치챈 사람이 알하이삼은 아니에요.
이미 그리스의 아리스토텔레스가 《문제들》이라는 책에서 이 비슷한 현상을 언급한 적이 있어요.
동아시아에서도 중국의 학자 심괄(沈括)이 1088년 《몽계필담(夢溪筆談)》에 어두운 방에 맺히는 거꾸로 된 상을 적어 두었고요.
그래서 알하이삼의 몫은 '맨 처음 발견한 사람'이 아니라 '처음으로 또렷하게 설명한 사람'에 있어요.
왜 상이 뒤집히는지, 구멍 크기가 어떻게 그림을 바꾸는지를 빛의 직진이라는 원리로 조리 있게 풀어낸 거예요.
막연히 '신기하다'에서 멈추지 않고, 이유를 따져 설명으로 만들었다는 점이 그를 오래 기억하게 했어요.
암상광학은 어두운 방의 작은 구멍이 바깥 풍경을 벽에 거꾸로 비추는 현상이에요.
원리는 단순해요.
빛이 곧게 나아가다가 구멍에서 서로 엇갈리기 때문에 위아래와 좌우가 뒤집혀요.
이븐 알하이삼은 이 현상을 처음으로 분명하게 설명했고, 실제로 부분일식을 안전하게 보는 데 썼어요.
현상 자체는 그 전에도 여기저기서 언급됐지만, 이유를 실험과 함께 조리 있게 밝힌 사람이 그였다는 점을 기억해 두면 좋아요.
지금 우리 손안의 카메라도, 이 어두운 방 한 칸에서 시작된 이야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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