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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음양이기(陰陽二氣)는 세상을 가득 채운 기운이 음과 양이라는 두 성질로 나뉘어, 서로 밀고 당기며 만물이 생겨나고 스러지게 한다는 생각이에요. 추연은 이 음양에 다섯 요소(오행)를 묶어 우주의 변화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 했어요.
추연(鄒衍)은 지금으로부터 2천 년도 더 전, 전국시대 제나라에서 활동한 학자예요.
나라가 세운 직하학궁(稷下學宮)이라는 학술기관에 몸담았고, 사람들이 그를 談天衍, 곧 '하늘을 담론하는 추연'이라 불렀을 만큼 하늘과 땅의 이치를 크게 이야기한 사람이었죠.
그가 세상을 설명한 열쇳말이 바로 음양이기(陰陽二氣)예요.
풀어 쓰면 '음과 양이라는 두 기운'이라는 뜻이에요.
세상 어디에나 눈에 안 보이는 기운(氣)이 가득 차 있는데, 이 기운이 성질에 따라 음(陰)과 양(陽) 둘로 나뉜다는 거예요.
그리고 이 두 기운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만물이 생겨나고 또 스러진다고 봤어요.
먼저 '기'가 뭔지 감을 잡아볼까요.
방 안 공기처럼, 보이진 않지만 어디에나 있고 흐르는 무언가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옛 동아시아 사람들은 이 기운이 뭉치고 흩어지면서 산도 되고 바람도 되고 사람 몸도 된다고 여겼어요.
그 기운을 두 얼굴로 나눈 게 음과 양이에요.
한자 陽은 볕이 드는 양지, 陰은 그늘진 음지에서 온 글자예요.
언덕 하나를 떠올려 보세요.
해가 드는 남쪽 비탈은 밝고 따뜻하고, 반대편 북쪽 비탈은 어둡고 서늘하죠.
같은 언덕인데 한쪽은 양, 한쪽은 음이에요.
낮과 밤, 여름과 겨울, 뜨거움과 차가움처럼 세상 많은 것이 이렇게 짝을 이뤄요.
중요한 건 둘이 원수처럼 싸우기만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에요.
낮이 다하면 밤이 오고 밤이 깊으면 다시 낮이 오듯, 서로 자리를 바꿔가며 세상을 굴러가게 해요.
시소의 양쪽 같아서, 한쪽이 올라가면 한쪽이 내려가고 그 오르내림 자체가 움직임을 만들죠.
음양이라는 생각과 기라는 생각은 추연 이전부터 동아시아에 있었어요.
추연이 한 일은 여기에 오행(五行), 곧 나무·불·흙·쇠·물이라는 다섯 요소를 하나로 엮어 음양오행이라는 큰 틀로 다듬은 거예요.
왜 굳이 묶었을까요.
음과 양만으로는 '따뜻하다, 차갑다' 같은 큰 흐름은 말할 수 있어도, 그 안에서 벌어지는 자세한 변화를 설명하기가 빠듯했거든요.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차례차례 넘어가는 결을 그리려면 단계가 더 필요했어요.
그래서 두 기운의 밀당에 다섯 요소의 차례를 겹쳐, 우주의 변화를 하나의 원리로 설명하려 했죠.
이 큰 틀을 역사와 땅에 적용한 게 오덕종시설(五德終始說)이나 대구주설(大九州說) 같은 이론인데, 이것들은 각각 따로 다룰 이야기라 여기선 접어둘게요.
기억할 건 그 모든 갈래의 뿌리에 '세상은 음과 양 두 기운으로 움직인다'는 음양이기가 놓여 있다는 점이에요.
추연 하면 신비한 주술사나 연금술사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아요.
실제로 후대에 그의 이름을 빌린 전설이 많이 생겼죠.
鄒子吹律,暖氣至, '추자가 율(음률)을 불자 따뜻한 기운이 이르렀다'는 이야기가 대표적이에요.
음률을 불어 봄기운, 곧 양의 기운을 불러왔다는 거예요.
음양이기라는 생각이 사람들 상상 속에서 이렇게 신비한 재주로 부풀려진 셈이죠.
하지만 학자 홈스 웰치는 정작 추연 자신은 연금술을 몰랐고, 그런 실험은 후대 추종자들이 오행을 물리적으로 시험하며 발전시킨 것이라고 봐요.
반대로 조지프 니덤 같은 학자는 추연을 '중국 모든 과학사상의 실질적 창시자'라 부르며, 세상을 신화가 아니라 기운의 법칙으로 설명하려 한 태도를 높이 샀고요.
같은 인물을 두고 '허황된 술사'와 '과학의 씨앗'이라는 평가가 함께 붙는 셈이에요.
추연의 음양이기는 어렵게 들리지만 뼈대는 단순해요.
세상엔 기운이 가득한데, 그 기운이 밝고 따뜻한 양과 어둡고 서늘한 음으로 나뉘고, 이 둘이 시소처럼 오르내리며 만물을 만들고 바꾼다는 생각이에요.
추연은 여기에 다섯 요소를 더해 음양오행이라는 큰 틀로 키웠고, 그 틀 위에서 역사와 땅에 관한 여러 이론을 펼쳤죠.
신비한 전설과 냉철한 자연 탐구라는 두 얼굴을 함께 지닌 이 생각이, 이후 동아시아가 우주를 바라보는 기본 언어가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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