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코멘트
0
개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통변론(通變論)은 '이름'과 '눈앞의 사물'을 따로 셀 수 있다고 본 글이에요. 그래서 '닭의 발은 셋이다(鸡足三)'라고 말하죠. '닭발'이라는 이름 하나에 실제 발 둘을 더해 셋으로 세는 셈인데, 말과 사물이 서로 다른 자리에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거예요.
먼저 아주 짧게만 배경을 깔게요.
공손룡(公孫龍)은 기원전 320년쯤부터 250년쯤까지 살았던 중국 전국시대 철학자예요.
이름(名)과 실재(實)를 따지는 학파인 '명가(名家)'에 속했고, 그가 남긴 책 《공손룡자(公孫龍子)》 안에 통변론이 네 번째 장으로 들어 있어요.
오늘은 이 인물의 생애나 다른 논변은 접어두고, 딱 '통변론' 한 편에만 집중할게요.
'통변(通變)'을 글자 그대로 풀면 '통할 통(通)'에 '변할 변(變)'이에요.
이름이나 개념이 서로 통하거나 바뀔 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따진 글로 읽혀요.
그리고 이 안에서 가장 유명한 한마디가 바로 '鸡足三', 곧 '닭의 발은 셋이다'예요.
얼핏 들으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죠?
그런데 여기엔 나름의 셈법이 숨어 있어요.
이 글의 핵심은 딱 이 한 문장을 이해하는 거예요.
비유로 먼저 가볼게요.
식탁에 사과 두 알이 놓여 있다고 해봐요.
눈에 보이는 사과는 분명 두 알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사과'라는 말도 하나 알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여기엔 실제 사과 둘과, '사과'라는 이름 하나가 같이 있는 셈이에요.
이 셋을 한꺼번에 세면 어떻게 될까요?
사과 둘 더하기 이름 하나, 그래서 셋이 되죠.
닭발도 똑같아요.
닭 한 마리에게 실제 발은 둘이에요.
그런데 '닭발'이라는 이름이 따로 하나 더 있죠.
눈에 보이는 발 둘에 '닭발'이라는 말 하나를 더하면 셋이 돼요.
그래서 '鸡足三', 닭의 발은 셋이다, 이렇게 말하는 거예요.
통변론은 흔히 이런 식으로 풀이돼요.
다만 지금 남아 있는 원문이 아주 짧아서, 세부 해석은 학자마다 조금씩 달라요.
그러니 '이렇게 세면 숫자가 달라진다'는 큰 뼈대만 붙잡으면 충분해요.
공손룡이 정말 닭 다리 개수를 헷갈렸을 리는 없겠죠.
그가 노린 건 '이름'과 '사물'이 서로 다른 자리에 있다는 걸 드러내는 일이었어요.
우리는 평소에 말과 실제를 뭉뚱그려서 써요.
'닭발'이라고 하면 곧바로 눈앞의 발 두 개가 떠오르니까요.
그런데 곰곰이 보면, 머릿속에 있는 이름 하나와 바닥에 있는 발 두 개는 분명히 다른 것이에요.
공손룡이 품었던 큰 뜻이 '正名實而化天下', 곧 '이름과 실재를 바로잡아 천하를 교화한다'였어요.
이름을 함부로 실재와 섞으면 세상이 어지러워진다고 본 거죠.
'닭의 발은 셋이다'는 그 문제를 아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실험 같은 거예요.
말과 사물을 따로 셀 수 있음을 일부러 이상하게 만들어, 우리가 얼마나 둘을 뒤섞어 쓰는지 눈앞에 들이미는 거예요.
이 지점에서 평가가 크게 갈려요.
옛사람들 중에는 공손룡을 말장난꾼으로 본 이가 많았어요.
《순자(荀子)》는 그의 논법을 두고 '此惑於用名以亂實者也', 곧 '이름 쓰기에 미혹되어 실재를 어지럽히는 것'이라 꼬집었고, 《장자(莊子)》도 '飾人之心,易人之意,能勝人之口,不能服人之心', 곧 '사람의 입은 이겨도 마음은 복종시키지 못한다'고 평했어요.
반면 오늘날 학자들 중에는 이걸 진지한 논리 실험으로 보는 이들도 있어요.
아래처럼 정리하면 차이가 또렷해요.
| 보는 눈 | 통변론을 이렇게 여겨요 |
|---|---|
| 옛 비판자 | 남을 말로 이기려는 궤변 |
| 현대 해석 | 이름과 사물의 관계를 파고든 논리 |
한 가지 덧붙이면, 《공손룡자》는 본래 열네 편이었는데 지금은 여섯 편만 남았고, 남은 글도 짧은 것은 300자 정도예요.
그래서 통변론의 원래 논증이 정확히 어땠는지는 아무도 확언하기 어려워요.
통변론의 핵심은 '닭의 발은 셋이다(鸡足三)' 한마디예요.
눈에 보이는 발 둘에 '닭발'이라는 이름 하나를 더해 셋으로 세는, 일부러 이상하게 만든 셈이죠.
목적은 하나예요.
말(이름, 名)과 실제 사물(실재, 實)은 서로 다른 자리에 있으니 함부로 뒤섞지 말자는 것.
궤변이라는 옛 평가와 진지한 논리라는 현대 해석이 지금도 나란히 있고, 남은 글이 워낙 짧아 정답은 열려 있어요.
그래도 '이름과 사물을 따로 세어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인다'는 감각만 챙겨도, 공손룡이 던진 질문에 한 발 다가선 거예요.
0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