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코멘트
5
개
로딩 중입니다
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알 파라비는 음악을 귀로 즐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소리의 높낮이와 어울림을 숫자로 따져 설명한 이슬람 철학자예요. 음악을 다룬 큰 책을 남겼고,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슬람 세계에 처음 들여온 선구자이기도 해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하나 있어요.
한 궁정에서 알 파라비가 악기를 연주하자, 듣던 사람들이 깔깔 웃다가 곧 눈물을 흘렸고, 마지막에는 스르르 잠이 들었대요.
진짜 있었던 일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음악을 얼마나 깊이 파고들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이야기예요.
알 파라비는 872년 무렵에 태어나 950년까지 살았어요.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나 당시 학문의 중심지였던 바그다드에서 공부했고요.
그는 철학자이면서 동시에 악기를 잘 다루는 음악가이기도 했어요.
머릿속으로 이론만 세운 사람이 아니라, 직접 줄을 튕겨 보며 소리를 연구한 사람이었던 거죠.
사람들은 알 파라비를 '제2의 스승'이라고 불러요.
그러면 제1의 스승은 누구일까요.
바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예요.
아리스토텔레스가 세상을 논리로 차근차근 따지는 법을 처음 보여 줬다면, 알 파라비는 그 방식을 이슬람 세계로 가져와 이어받았어요.
| 구분 | 아리스토텔레스 | 알 파라비 |
|---|---|---|
| 별명 | 제1의 스승 | 제2의 스승 |
| 한 일 | 논리로 세상 따지는 법 정리 | 그 철학을 이슬람 세계에 도입 |
| 또 다른 관심 | 자연과 정치 | 음악, 그리고 이상적인 나라 |
그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가장 좋은 나라가 어떤 모습일지도 고민했어요.
이것을 '덕의 도시'라고 불렀는데, 마치 모두가 자기 역할을 잘하는 건강한 몸처럼 나라가 움직여야 한다고 봤죠.

여기서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겨요.
음악은 그냥 귀로 듣고 좋으면 되는 것 아닐까요.
알 파라비는 다르게 생각했어요.
악기 줄을 한번 떠올려 보세요.
줄을 짧게 잡고 튕기면 높은 소리가 나고, 길게 두면 낮은 소리가 나요.
줄 길이를 정확히 절반으로 줄이면 한 옥타브 높은 소리가 나고요.
그는 이렇게 소리의 높낮이와 어울림이 숫자의 비율로 정해진다는 걸 알아챘어요.
마치 요리 레시피처럼요.
소금을 얼마, 물을 얼마 넣어야 맛이 맞듯이, 소리도 길이의 비율이 맞아야 듣기 좋게 어울린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에게 음악은 노래인 동시에 수학이었어요.

알 파라비는 음악을 다룬 아주 큰 책을 썼어요.
흔히 《음악 대전》이라고 옮기는데, 중세 이슬람 세계에서 음악을 다룬 가장 중요한 책으로 꼽혀요.
이 책에서 그는 소리가 어떻게 생기는지, 어떤 소리들이 함께 울릴 때 어울리고 어떤 소리는 부딪치는지를 차근차근 따졌어요.
우드라는 줄 악기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도 했고요.
우드는 오늘날 기타의 먼 친척뻘 되는 악기예요.
그냥 '이 소리가 예쁘다'가 아니라, 왜 예쁘게 들리는지 그 이유를 밝히려 한 점이 특별해요.
알 파라비는 음악을 숫자로만 보지 않았어요.
음악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때로는 기운을 북돋우거나 가라앉힌다는 점에도 주목했죠.
앞에서 말한 웃다가 울다가 잠드는 이야기가 바로 그런 생각과 맞닿아 있어요.
오늘 우리가 슬플 때 잔잔한 노래를 찾고, 힘내고 싶을 때 신나는 음악을 트는 것과 비슷해요.
알 파라비는 천 년도 더 전에 이미 소리가 감정과 이어져 있다는 점을 진지하게 들여다본 거예요.

알 파라비의 생각은 한 가지를 잘 보여 줘요.
좋아하는 것을 그냥 즐기는 데서 멈추지 않고 '왜 그럴까'를 물으면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는 점이에요.
그는 음악을 사랑했기에 음악을 연구했고, 철학을 사랑했기에 멀리 그리스의 지혜까지 가져왔어요.
알 파라비는 872년 무렵부터 950년까지 살며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을 이슬람 세계에 들여온 '제2의 스승'이에요.
그는 음악을 소리의 비율이라는 수학으로 풀어내 큰 책으로 정리했고, 동시에 음악이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어요.
좋아하는 것에 '왜'를 물었던 사람으로 기억하면 그를 가장 잘 이해한 거예요.
5
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