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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에 발 강가다르 틸라크라는 사람이 있었어요. 1856년에 태어나 1920년에 세상을 떠난 인물인데, 직업이 조금 특이했어요. 신문을 만드는 사람이었거든요. 그가 펴낸 신문 이름은 '케사리'였고, 마라티어로 '사자'라는 뜻이에요. 이름값을 하려는 듯 글도 사자처럼 사납게 썼어요.
1908년 어느 날, 틸라크는 신문에 영국 식민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는 글을 실었어요. 그러자 정부가 그를 곧장 법정에 세웠어요. 죄목은 '선동죄'였어요. 재판이 끝나고 그에게 떨어진 벌은 6년이었어요. 그것도 동네 감옥이 아니라, 바다 건너 머나먼 버마(지금의 미얀마)에 있는 만달레이 감옥으로 보내는 벌이었죠. 신문에 글 몇 편 썼다는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외국 감옥에 6년을 갇히게 된 거예요.
선동죄라는 말, 좀 어렵죠. 쉽게 비유해 볼게요. 학교에서 누군가 "우리 담임 선생님 너무하지 않아?"라고 대놓고 떠들고 다니면, 선생님 입장에선 반 분위기가 흔들린다고 느낄 수 있잖아요. 선동죄는 딱 그 느낌의 어른 버전이에요. '사람들이 정부에 등을 돌리게 만드는 말'을 했다는 죄거든요.
문제는, 그 시절 인도를 다스리던 게 인도 사람이 아니라 영국이었다는 점이에요. 영국이 만든 법에는 '정부를 미워하게 만드는 글을 쓰면 벌한다'는 조항이 있었어요. 그러니 식민 지배가 싫다고 솔직하게 쓰기만 해도 죄가 됐죠. 재미있는 사실 하나. 1908년 재판에서 틸라크를 변호한 젊은 변호사가 한 명 있었는데, 훗날 파키스탄을 세운 무함마드 알리 진나였어요. 그만큼 온 나라가 지켜본 큰 사건이었어요.
보통 사람이라면 6년형을 받고 외국 감옥에 끌려가면 절망부터 할 거예요. 그런데 틸라크는 조금 달랐어요. 그는 감옥 안에서 펜을 들었어요. 그리고 인도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옛 경전인 '바가바드 기타'를 풀이하는 책을 쓰기 시작했죠. 이 책이 바로 '기타 라하스야'예요. '기타의 비밀'이라는 뜻이에요.
감옥에는 참고할 자료도 부족하고 제약도 많았을 텐데, 그는 몇 달에 걸쳐 두꺼운 원고를 완성했어요. 손에 쥔 거라곤 종이와 펜, 그리고 머릿속에 차곡차곡 담아 온 지식뿐이었죠. 갇힌 몸으로 쓴 그 글이 나중에 인도에서 수십만 부가 팔리는 고전이 됐어요. 벌을 주려고 가둔 자리가, 오히려 그의 가장 큰 작업실이 된 셈이에요.
여기서 진짜 흥미로운 이야기가 나와요. '바가바드 기타'는 전쟁터에 선 한 전사의 이야기예요. 전사 아르주나는 싸움을 앞두고 "이 많은 사람을 죽이느니 차라리 다 내려놓고 떠나고 싶다"며 망설여요. 그래서 오랫동안 많은 사람이 이 경전을 '세상일을 내려놓고 마음을 비우라는 가르침'으로 읽었어요.
틸라크는 정반대로 읽었어요. 그는 말했죠. "기타의 핵심은 도망치는 게 아니라 행동하는 거예요." 경전 속에서 신이 아르주나에게 결국 한 말은 "싸움을 피하지 말고, 네가 해야 할 일을 하라"였거든요. 단, 한 가지 조건이 붙어요. 결과에 욕심을 부리지 말라는 거예요. 이렇게 '일을 하면서 마음을 닦는 길'을 행위 요가라고 불러요. 요가라고 하면 매트 깔고 스트레칭하는 모습이 떠오르겠지만, 원래 요가는 '마음을 닦는 길'이라는 뜻이에요.
행위 요가를 일상의 말로 바꾸면 이래요. 시험공부를 할 때 "몇 점 받을까, 떨어지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오히려 집중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점수 욕심을 잠깐 내려놓고 지금 펼친 한 페이지에만 마음을 쏟으면, 공부 자체가 깔끔해져요. 틸라크가 말한 게 딱 이거예요. 할 일은 온 힘을 다해 하되, 그 열매에는 집착하지 말라는 거죠.
틸라크에게 이건 단순한 마음공부가 아니었어요. 그는 이 가르침을 식민 지배에 맞서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었어요. "결과가 두려워 가만히 있지 말고, 옳다고 믿는 일을 지금 하라"는 메시지였죠. 그가 평생 외친 유명한 말이 있어요. "스와라지(자치)는 나의 타고난 권리다." 감옥에서 쓴 책은 바로 그 외침에 철학의 뼈대를 세워 준 셈이에요.
발 강가다르 틸라크는 신문에 식민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가 선동죄로 6년형을 받고 버마 만달레이 감옥에 갇혔어요. 보통은 무너질 자리에서 그는 펜을 들어 '기타 라하스야'를 썼고, 오래도록 '세상을 버리라'고 읽혀 온 바가바드 기타를 '해야 할 일을 하라'는 행동의 가르침으로 다시 읽었어요. 그 핵심이 바로 행위 요가, 결과에 집착하지 않고 옳은 일에 온 힘을 다하는 삶이에요. 글 한 편 때문에 갇힌 사람이 그 갇힌 자리에서 행동의 철학을 빚어냈다는 것, 틸라크를 기억할 때 이 한 장면이면 충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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