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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이 있는데 전화번호도 주소도 모른다고 해 봐요. 어느 순간 우리는 그 사람 사진 앞에서 그냥 울고 말죠. 라마크리슈나라는 인도 사람이 신을 찾은 방식이 딱 그랬어요. 그는 1836년 인도 벵골 지방의 가난한 시골집에서 태어나, 스무 살 무렵 콜카타(옛 이름 캘커타) 근처 다크시네스와르라는 칼리 사원의 사제가 되었어요. 칼리는 힌두교에서 '어머니'라고 부르는 여신이에요. 그는 매일 신상 앞에 꽃을 올리고 음식을 바쳤지만, 마음 한구석이 늘 허전했어요. "돌로 만든 조각상 말고, 진짜 살아 있는 어머니를 한 번만 보여 주세요." 그렇게 어린아이가 엄마를 찾듯 엉엉 울었대요. 남들이 보면 사제가 일은 안 하고 운다고 했겠지만, 그에게는 그게 가장 진지한 일이었어요.
보통 우리는 뭔가를 깊이 알려면 책을 읽거나 좋은 선생님을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라마크리슈나는 글을 거의 읽지 못했어요. 학교 공부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었죠. 그의 길은 두꺼운 경전이 아니라 그리움 하나였어요. 신을 너무 보고 싶어서 밥도 잠도 잊을 지경이었고, 그 간절함이 끝까지 차오른 어느 순간 마음속에서 생생한 환영(눈앞에 펼쳐지듯 보이는 장면)을 체험했다고 해요. 누가 "이렇게 해라" 하고 가르쳐 준 방법이 아니었어요. 사람들이 그를 두고 '스승 없는 깨달음'이라 부르는 건 이 때문이에요. 첫 깨달음만큼은 어떤 책도, 어떤 스승의 지도도 없이, 오직 자기 안의 간절함 하나에서 터져 나왔거든요. 마치 수영을 책으로 배운 게 아니라 물에 빠져 허우적대다 몸으로 익힌 것처럼요.

재밌는 건 그다음이에요. 첫 체험을 한 뒤에는 오히려 여러 스승을 찾아가 배웠거든요. 한 여성 수행자에게는 탄트라라는 수행법을, 토타푸리라는 떠돌이 수행자에게는 베단타라는 길을 배웠어요. 거기서 멈추지 않았어요. 한동안은 이슬람교 방식으로 기도해 보고, 또 얼마 동안은 예수를 마음에 품고 기독교식으로 수행해 봤죠. 같은 산을 동쪽 등산로로도 올라 보고 서쪽 등산로로도 올라 본 셈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 자기가 태어난 종교 하나 안에서만 살아가는데, 그는 여러 종교의 문을 하나하나 직접 열고 안으로 들어가 봤어요. 그것도 호기심으로 살짝 들여다본 게 아니라, 한 번 들어가면 그 길에 푹 빠져 몇 달씩 그 방식대로 살았다고 해요.
그렇게 여러 길을 몸소 걸어 본 그가 내린 결론은 뜻밖에 단순했어요. "길은 달라도 닿는 곳은 같다." 그는 이걸 어려운 이론으로 설명하지 않고 짧은 이야기로 풀었어요. 강물은 어느 마을에서는 이 이름으로, 다른 마을에서는 저 이름으로 불리지만 결국 모두 같은 바다로 흘러든다고요. 힌두교든 이슬람교든 기독교든, 부르는 이름과 걷는 길이 다를 뿐 마지막에 가닿는 하나의 진리는 같다는 거였어요. 이 말이 묵직하게 들리는 이유가 있어요. 책상에 앉아 머리로 비교한 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그 길들을 다 걸어 보고 한 말이거든요. 먹어 보지 않고 "이 음식 맛있다"고 하는 사람과, 다 먹어 보고 "다 비슷하게 맛있더라"고 하는 사람의 말은 무게가 다르잖아요.
라마크리슈나는 1886년, 쉰 살에 세상을 떠났어요. 평생 책 한 권 직접 쓰지 않았고, 큰 교단을 세우지도 않았죠. 그런데도 그의 이야기가 오늘까지 남은 건 제자들 덕분이에요. 그중 비베카난다라는 젊은 제자가 1893년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세계 종교 모임에 나가, 스승의 생각을 세계에 알렸어요. "내 종교만 옳고 네 종교는 틀렸다"며 서로 다투던 시대에, "모든 길이 같은 곳으로 간다"는 말은 신선한 충격이었죠. 그것이 거창한 학설이 아니라 한 사람이 평생 몸으로 겪어 낸 체험이었기에 더 그랬어요.

라마크리슈나 이야기에서 기억할 건 두 가지예요. 하나, 깨달음이 꼭 두꺼운 책이나 훌륭한 스승에서 시작되는 건 아니라는 것. 그의 첫 깨달음은 오직 간절한 그리움 하나에서 왔어요. 둘, 그는 여러 종교를 머리로 비교한 게 아니라 몸으로 하나씩 살아 보고서 "길은 달라도 닿는 곳은 같다"고 말했어요. 그래서 그의 말은 주장이라기보다 증언에 가까워요. 누군가와 믿는 게 달라 마음이 멀어질 것 같을 때, 여러 강이 결국 한 바다에서 만난다는 이 이야기를 한 번 떠올려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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