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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동네에 절도 있고 교회도 있고 모스크도 있다고 해볼게요. 어른들은 가끔 이렇게 말해요. "우리 신이 진짜고 저쪽은 가짜야." 마치 같은 운동장을 두고 너희 골대가 진짜 골대냐 우리 골대가 진짜냐 다투는 것 같지요. 150년쯤 전 인도에도 이런 다툼이 흔했어요. 그런데 그 한복판에 좀 이상한 사람이 한 명 있었어요. 남들은 책으로 따지고 입으로 싸울 때, 이 사람은 "그럼 내가 직접 다 믿어 보면 되잖아"라고 했거든요. 그 사람이 라마크리슈나예요.

라마크리슈나는 1836년 인도 벵골 지방에서 태어나 1886년에 세상을 떠났어요. 쉰 해를 산 셈이에요. 어릴 때부터 글공부보다 노래하고 기도하는 걸 좋아했고, 젊어서는 콜카타 근처 칼리 여신을 모시는 사원에서 사제로 일했어요. 사제라고 하면 딱딱한 어른이 떠오를 수 있는데, 그는 신 이야기를 하다가 어린아이처럼 울고 웃는 사람이었어요. 학교 공부는 거의 안 했지만, 한 가지에 푹 빠지면 끝을 보는 성격이었지요. 바로 이 성격이 다음 이야기를 만들어요.

보통은 다른 종교를 책으로 슬쩍 읽고 "아 그렇구나" 하고 말아요. 라마크리슈나는 달랐어요. 한동안은 힌두교 안의 여러 길을 차례로 깊이 파고들었고, 그다음엔 이슬람 스승을 찾아가 한동안 무슬림처럼 기도하고 생활했어요. 또 얼마 뒤엔 예수 이야기에 빠져 기독교인처럼 지내 보기도 했고요. 마치 한 음식이 정말 맛있는지 알려면 직접 먹어 봐야 한다는 듯이, 그는 종교를 혀끝으로 맛본 게 아니라 통째로 한 그릇씩 먹어 본 거예요. 그리고 매번 그가 말한 결과는 비슷했어요. "여기서도 결국 같은 곳에 닿더라."

그가 자주 든 비유가 있어요. 큰 산이 하나 있는데,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은 동쪽에도 서쪽에도 여러 갈래라는 거예요. 어떤 길은 가파르고 어떤 길은 빙 돌지만, 끝까지 가면 모두 같은 정상에서 만나요. 종교도 그렇다는 거지요. 또 이런 말도 했어요. 같은 물을 두고 누구는 '물', 누구는 '워터', 누구는 '파니'라고 부르지만, 마시면 똑같이 목을 적시는 그 물이라고요. 이름과 부르는 방식이 다를 뿐, 사람들이 닿으려는 그 자리는 하나라는 뜻이에요. 그는 이걸 책에서 베껴 온 게 아니라 자기가 직접 걸어 보고 한 말이라서 무게가 달랐어요.

"모든 종교는 하나"라는 말은 자칫 "그러니까 다 대충 같으니 아무거나 해"처럼 들릴 수 있어요. 그런데 라마크리슈나가 한 말은 그게 아니에요. 그는 어느 길이든 끝까지 진심으로 걸어 보라고 했어요. 길을 자꾸 갈아타기만 하면 어느 꼭대기에도 못 닿으니까요. 네 길을 끝까지 가되, 다른 길로 오르는 사람을 틀렸다고 손가락질하지는 말라는 거예요. 이 단순한 생각은 그의 제자 비베카난다를 통해 인도 밖으로도 퍼져, 종교가 다르다고 서로를 미워하던 사람들에게 다른 눈을 갖게 해 줬어요.
라마크리슈나는 남의 종교를 말로 평가하는 대신 직접 한 그릇씩 살아 본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힌두교의 여러 길과 이슬람과 기독교를 거친 끝에, 길은 여럿이어도 닿는 곳은 하나라고 말했지요. 산 정상은 하나지만 오르는 길은 여럿이고, 물은 하나지만 부르는 이름은 여럿이라는 비유처럼요. 그러니 이 이야기에서 가져갈 한 가지는 이거예요. 내 길을 끝까지 걷는 정성과, 다른 길을 걷는 사람을 틀렸다고 하지 않는 너그러움은 함께 갈 수 있다는 것. 라마크리슈나는 그걸 말이 아니라 자기 삶으로 보여 준 사람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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