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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1968년 2월의 어느 날, 인도 남쪽 바닷가에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였어요. 손에는 저마다 자기 나라에서 퍼 온 흙 한 줌이 들려 있었지요. 124개 나라와 인도의 여러 주에서 온 흙이 커다란 항아리 하나에 차곡차곡 부어졌어요. 마치 반 친구들이 각자 좋아하는 색 모래를 한 병에 같이 담는 것처럼요.
이날 새로 태어난 도시의 이름이 '오로빌'이에요. 그런데 이 도시를 꿈꾼 사람의 이름은 도시 이름과 소리가 닮았으면서도 따로 있어요. 바로 '오로빈도 고시', 그리고 사람들이 '어머니'라 부르던 한 여성이지요. 두 사람의 이야기로 들어가 볼게요.

오로빈도 고시는 1872년 인도 콜카타에서 태어났어요. 일곱 살 때 영국으로 보내져, 그곳에서 열세 해 남짓 공부했지요. 영어를 인도 말보다 더 편하게 쓸 만큼요. 스무 살 무렵 인도로 돌아온 그는, 영국의 지배를 받던 조국을 보며 독립운동에 뛰어들었어요.
그러다 1908년 폭탄 사건에 얽혀 감옥에 갇혔어요. 일 년쯤 갇혀 있는 동안, 그는 바깥세상을 바꾸는 일보다 사람의 마음 안쪽을 들여다보는 일에 더 마음이 끌렸대요. 풀려난 뒤에는 프랑스가 다스리던 작은 항구도시 폰디체리로 옮겨 갔어요. 영국 경찰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이었거든요. 그는 거기서 195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40년 가까이 한곳에 머물며 생각하고 글을 썼어요.

오로빈도의 핵심 생각은 이래요. 세상은 가만히 멈춰 있는 게 아니라 자꾸 자라난다는 거예요. 흙 같은 물질에서 풀과 동물 같은 생명이 나왔고, 생명에서 생각하는 사람의 마음이 나왔지요. 그렇다면 다음 차례가 있지 않을까요? 그는 사람의 마음보다 한 단계 높은 의식이 또 자라날 거라고 봤어요.
여기서 그의 생각이 살짝 비틀려요. 보통 '도를 닦는다'고 하면 시끄러운 세상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떠올리잖아요. 그런데 오로빈도는 반대로 말했어요. 높은 의식을 만나려고 세상에서 도망치지 말고, 그 높은 의식을 이 땅의 평범한 삶 속으로 끌어내리자고요. 그는 이 길을 '통합 요가'라고 불렀어요. 몸을 비트는 운동이 아니라, 마음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연습이라는 뜻이에요.

이 꿈을 함께 키운 사람이 바로 '어머니'예요. 본래 이름은 미라 알파사, 프랑스 파리에서 1878년에 태어난 사람이에요. 인도 사람이 아니었지요. 그는 1914년에 폰디체리로 오로빈도를 찾아왔고, 1920년부터 그곳에 아예 자리를 잡았어요.
왜 사람들이 그를 '어머니'라고 불렀을까요? 오로빈도는 그가 세상을 보살피고 키우는 큰 힘을 몸으로 보여 준다고 여겼어요. 그래서 존경의 뜻으로 '어머니'라 불렀지요. 1926년부터 오로빈도가 글쓰기에 집중하려고 사람들 앞에 잘 나오지 않게 되자, 모여든 이들의 공동체를 실제로 이끈 사람도 어머니였어요. 집안 살림을 도맡은 든든한 어른 같은 자리였지요.

오로빈도가 세상을 떠난 뒤, 어머니는 두 사람의 생각을 눈에 보이는 형태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1968년에 폰디체리 가까이에 세운 도시가 오로빌이에요. 오로빌은 '새벽의 도시'라는 뜻인데, 오로빈도의 이름과도 소리가 닮았지요.
이 도시의 목표는 좀 특별해요. 돈을 많이 벌거나 힘센 나라가 되려는 게 아니라, 어느 나라 사람이든 종교가 무엇이든 한곳에서 한 식구처럼 살아 보자는 거예요. 글머리에서 본, 여러 나라 흙을 한 항아리에 부은 일이 바로 그 약속이었어요. 도시 한가운데에는 '마트리만디르'라는 황금빛 둥근 건물이 있는데, 누구나 들어가 조용히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는 곳이에요.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온 수천 명이 이곳에 모여 살고 있어요.

오로빈도 고시는 독립운동가로 출발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한 단계 더 자랄 수 있다고 믿은 생각하는 사람이 되었어요. 그의 길은 세상을 떠나는 게 아니라 높은 의식을 일상으로 끌어내리는 '통합 요가'였지요. 그 꿈을 함께 키운 '어머니' 미라 알파사는, 두 사람의 생각을 '오로빌'이라는 도시로 빚어냈어요. 어머니는 그 마음을 돌보는 사람이었고, 오로빌은 그 마음이 살아갈 집이었던 셈이에요. 멀고 어려운 철학 같지만, 결국은 '우리가 서로 한 식구처럼, 조금 더 나은 마음으로 살 수 있을까'라는 물음이었답니다.
TTS 음성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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