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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여러분 가위바위보 해 봤죠? 가위는 보를 이기고, 보는 바위를 이기고, 바위는 가위를 이겨요. 누구도 영원한 챔피언이 아니에요. 한 바퀴 돌면 이겼던 친구가 다시 지기도 하죠. 그런데 아주 오래전, 약 기원전 300년 무렵 중국에 살았던 추연이라는 사람은 이 가위바위보 같은 규칙으로 나라가 세워지고 무너지는 일까지 설명하려 했어요. 좀 엉뚱하게 들리죠? 그런데 이 생각이 나중에 황제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답니다.

추연은 중국 전국시대, 그러니까 여러 나라가 서로 싸우던 시절에 제나라에서 살던 학자예요. 그 시절 제나라에는 직하학궁이라는, 요즘으로 치면 나라가 돈을 대 주는 큰 연구소 같은 곳이 있었어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 밤낮으로 토론하던 곳이죠. 추연은 거기서도 대접이 아주 융숭했어요. 다른 나라에 가면 왕이 직접 길까지 마중을 나오고, 앉을 자리를 손수 쓸어 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였대요. 왜 이렇게까지 떠받들었을까요? 그가 세상이 돌아가는 큰 그림을 그려 줬기 때문이에요.

먼저 음양부터 볼게요. 어렵게 들리지만 사실 단순해요.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더우면 추워지고, 숨을 들이쉬면 내쉬죠. 세상 모든 일에는 서로 반대되면서도 짝을 이루는 두 기운이 있다는 거예요. 밝고 따뜻하고 활발한 쪽을 양, 어둡고 차갑고 가라앉는 쪽을 음이라고 불렀어요. 둘 중 하나만 있으면 세상이 안 굴러가요. 낮만 계속되면 다 말라 죽고, 밤만 계속돼도 얼어붙으니까요. 음과 양은 시소처럼 번갈아 오르내리며 균형을 맞춰요.

다음은 오행이에요. 추연은 세상 만물이 다섯 가지 기운으로 짜여 있다고 봤어요. 나무, 불, 흙, 쇠, 물. 이 다섯이 그냥 따로 노는 게 아니라 서로 관계를 맺어요. 한쪽은 서로 돕는 사이예요. 나무를 태우면 불이 생기고, 불이 타고 남은 재는 흙이 되고, 흙 속에서 쇠가 나오고, 쇠 표면엔 물방울이 맺히고, 물은 다시 나무를 키우죠. 다른 한쪽은 서로 누르는 사이예요. 물은 불을 끄고, 불은 쇠를 녹이고, 쇠는 나무를 자르고, 나무는 흙을 뚫고, 흙은 물을 막아요. 바로 가위바위보 같은 관계죠. 여기서도 영원한 강자는 없어요.

추연의 진짜 한 방은 여기예요. 그는 이 다섯 기운이 돌고 도는 규칙을 나라의 흥망에 그대로 적용했어요. 이걸 오덕종시라고 불러요. 쉽게 말하면, 모든 왕조는 다섯 기운 중 하나의 힘을 타고나는데, 그 힘을 누르는 다음 기운이 나타나면 자리를 내준다는 거예요. 옛 황제는 흙의 힘, 그다음 하나라는 나무의 힘, 은나라는 쇠의 힘, 주나라는 불의 힘을 받았다고 봤어요. 나무가 흙을 뚫고, 쇠가 나무를 자르고, 불이 쇠를 녹이듯 차례로 바뀐 거죠. 그렇다면 주나라 다음은? 불을 끄는 물의 힘을 가진 나라가 온다는 이야기가 돼요.

이 생각은 권력을 쥔 사람들에게 아주 매력적이었어요. 새 왕조를 세운 사람 입장에서 보면, "내가 힘으로 빼앗았다"가 아니라 "하늘의 순서가 돌아와 내 차례가 됐다"고 말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중국을 처음 통일한 진시황은 자기 나라가 물의 힘을 받았다고 선언했어요. 주나라가 불이었으니, 그 불을 끄는 물이 바로 자기라는 거죠. 그래서 물을 상징하는 검은색을 나라의 색으로 삼고 여러 제도까지 거기에 맞췄어요. 추연의 우주 이야기가 진짜 정치의 도구가 된 순간이에요.

추연은 음과 양이라는 두 기운, 그리고 서로 돕고 누르는 다섯 기운으로 세상을 읽으려 한 사람이에요. 그 핵심은 "영원한 것은 없고 모든 것은 차례로 돌고 돈다"는 생각이었죠. 그는 이 규칙을 하늘과 계절뿐 아니라 나라의 흥망에까지 밀어붙였고, 그래서 왕조가 바뀌는 일을 가위바위보처럼 자연스러운 순서로 설명했어요. 비록 오늘날 과학의 눈으로 보면 맞지 않는 부분이 많지만, 어지러운 세상에 질서를 부여하려던 이 상상력이 수백 년 동안 황제들의 정치를 움직였다는 점은 기억해 둘 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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