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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는 덕이면 충분하다안티스테네스

수영 책을 한 권 통째로 외운 친구가 있다고 해 볼게요. 팔은 이렇게 젓고, 다리는 저렇게 차고, 숨은 언제 쉬는지 한 글자도 안 틀리고 외워요. 그런데 막상 물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첨벙첨벙하다가 그대로 가라앉기 쉬워요. 머리로 아는 것과 몸으로 할 줄 아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니까요.
거의 90년 전 중국에도 비슷한 고민을 깊이 한 사람이 있었어요. 마오쩌둥이라는 사람인데, 1937년에 짧은 글 두 편을 써요. 하나는 '실천론'이고, 다른 하나는 '모순론'이에요. 이름은 딱딱하지만, 두 글이 던지는 질문은 아주 단순해요. "무언가를 진짜 안다는 건 뭘까?" 그리고 "세상은 왜 가만히 있지 않고 자꾸 바뀔까?" 이 두 질문을 천천히 따라가 볼게요.

먼저 '실천론'이에요. 마오쩌둥이 든 비유가 참 쉬워요. 배가 단지 궁금하다고 해 볼게요. 옆 사람한테 맛 설명을 백 번 들어도, 색깔과 모양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진짜 맛은 몰라요. 직접 한 입 베어 물어 봐야, 그제야 "아, 이런 맛이구나" 하고 알게 되죠.
마오쩌둥은 앎이라는 게 다 이렇다고 봤어요. 직접 부딪쳐 보는 것, 그러니까 '실천'에서 진짜 지식이 나온다는 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요. 한 번 해 보고 알게 된 걸 들고 다시 해 보면, 전보다 더 잘하게 되고 더 많이 알게 돼요. 해 보고, 깨닫고, 그 깨달음으로 또 해 보고. 이렇게 빙글빙글 도는 사이에 사람은 조금씩 더 똑똑해진다는 거예요. 책상 앞에서 끝나는 앎이 아니라, 손발을 움직여 다시 세상으로 돌아가는 앎이죠.

마오쩌둥이 이런 생각을 혼자 뚝딱 떠올린 건 아니에요. 그는 마르크스라는 독일 사상가의 생각을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런데 마르크스가 들여다본 세상은 공장이 빽빽한 유럽이었어요. 공장에서 기계를 돌리는 노동자들이 이야기의 주인공이었죠.
하지만 그때 중국은 사정이 달랐어요. 사람 열 명 중 여덟아홉이 논밭에서 농사를 짓는 농부의 나라였거든요. 공장 노동자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면 중국 땅에는 헐렁하게 겉돌았어요. 그래서 마오쩌둥은 빌려 온 옷을 자기 몸에 맞게 줄이고 늘이듯, 마르크스의 생각을 중국 시골에 맞게 고쳐 썼어요. 주인공 자리에 농부를 앉힌 거예요. '실천론'과 '모순론'은 바로 그 고쳐 입기의 밑바탕이 된 글이었어요.

이제 '모순론'이에요. 이 글은 또 다른 질문에 답해요. "세상은 왜 한자리에 머물지 않고 자꾸 변할까?"
마오쩌둥의 답은 이래요. 모든 것 안에는 서로 반대로 잡아당기는 두 힘이 들어 있다는 거예요. 줄다리기를 떠올려 보세요. 양쪽이 반대 방향으로 당기니까 줄이 팽팽해지고, 어느 한쪽 힘이 세지는 순간 줄이 그쪽으로 쑥 끌려가죠. 이렇게 서로 반대인 두 힘이 한곳에서 부딪히는 걸 마오쩌둥은 '모순'이라고 불렀어요.
작은 씨앗 하나를 봐도 그래요. 씨앗 안에는 지금 모습 그대로 있으려는 힘과 싹을 틔우고 나가려는 힘이 같이 들어 있어요. 그 둘이 다투다가 결국 싹 트는 힘이 이기면 새싹이 쏙 돋죠. 마오쩌둥은 세상 모든 변화가 이런 '속 다툼'에서 나온다고 봤어요. 밖에서 누가 흔들어서가 아니라, 안에 든 두 힘이 부딪혀서 스스로 바뀐다는 거예요.

그런데 한 가지 안에 다툼이 여러 개 엉켜 있으면 어떡하죠? 마오쩌둥은 그중에 '가장 중요한 다툼' 하나가 있다고 했어요. 이걸 어려운 말로 '주요 모순'이라고 해요.
아침에 학교 갈 준비를 하는데 준비물도 빠뜨렸고, 신발 끈도 풀렸고, 늦잠까지 잤다고 해 볼게요. 다 신경 쓰이지만, 지금 당장 집을 못 나서게 만드는 건 늦잠이에요. 그러면 늦잠부터 해결해야죠. 마오쩌둥은 큰일을 풀 때도 똑같다고 봤어요. 문제를 한꺼번에 다 붙잡고 끙끙대지 말고, 지금 가장 발목을 잡는 것 하나를 먼저 찾아 풀라는 거예요. 그 하나가 풀리면 엉킨 실타래가 스르르 따라 풀리니까요.

마오쩌둥의 '실천론'과 '모순론'은 1937년에 나온 짧은 두 글이지만, 묻는 건 아주 단순해요. 진짜 앎은 배를 직접 베어 무는 것처럼 해 보는 데서 나오고, 세상은 속에 든 두 힘의 줄다리기 때문에 스스로 바뀐다는 거예요. 그리고 여러 문제가 엉켰을 땐 가장 발목 잡는 하나부터 풀라고 말하죠. 여기에 그가 마르크스의 생각을 농부의 나라 중국에 맞게 고쳐 입었다는 것까지 같이 기억하면, 왜 이 두 글이 90년 가까이 이야기되는지 어렵지 않게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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